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고 하셨으니
저희가 그 사랑의 정신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제1독서<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 잠언의 말씀입니다.30,5-9
5 하느님의 말씀은 모두 순수하고
그분께서는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에게 방패가 되신다.
6 그분의 말씀에 아무것도 보태지 마라.
그랬다가는 그분께서 너를 꾸짖으시고 너는 거짓말쟁이가 된다.
7 저는 당신께 두 가지를 간청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8 허위와 거짓말을 제게서 멀리하여 주십시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9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3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말씀은 일상적인 생활 태도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특별히 복음을 선포하러 떠날 때의 자세에 관한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러 떠날 때, 인간적인 준비와 계획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빈손이 아닙니다. 제자들이 지니고 가는 것은 오직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힘과 권한”(루카 9,1)입니다. 그 힘과 권한이 그들에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게 합니다. 다른 어떤 준비는 없습니다.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으면, 그 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전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순간에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복음을 선포하여야 합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서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 머물라는 말씀도, 더 좋은 곳을 찾아 옮겨 다니지 말고 주어진 것에 만족하라는 뜻입니다. 음식도 준비하지 않고 복음을 선포하러 떠날 때 그를 맞아 주는 이가 있다면 그렇게 주어지는 상황을 감사하며 받아들이고 더 좋은 집, 더 나은 대접을 찾아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오늘 복음의 말씀을 꼭 글자 그대로 따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오로 사도만 하더라도 필리피 신자들 말고는 다른 이들에게서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았고 자기가 천막 만드는 일을 하며 생활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하며 복음 선포의 일이 자기가 계획한 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거기에 주님께서 주신 “힘과 권한”이나 그분께 받은 파견의 자리는 없습니다. 파견은 내 계획과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신 “힘과 권한”을 지니고 어떤 상황 속에 내가 던져지는 것입니다.
(안소근 실비아 수녀)
첫댓글 그분의 말씀에 아무것도 보태지 마라. (잠언 30, 6)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루카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