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밥 김혜연 어머니 다니던 교회목사님이 말씀하신다 위갑남집사님을 보내고 여러분 마냥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을 때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물고기가 놀고 풍성한 과일이 열리는 저 높은 곳에서 기쁘게 그 분을 모셔갔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사님께 꼭 알맞은 처소를 마련해주시어 앞으로는 아프지 않고 안락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시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육신을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은 있으나 정신의 끝은 언제든지 그 곳과 닿아있어 연락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열심히 설교하고 전송하는 내내 자신이 꼭 가본 것처럼 위로의 거짓말도 참 잘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 한다 집으로 오는 길 마치 어머니 여든 다섯 번의 생일을 맞이한 것처럼 밥상 앞에 가족들이 둘러앉았다 종종걸음 치며 새벽기도 가시는 어머니의 기억이 떠오르며 사랑한다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미안함에 목구멍이 컥 막힌다 교회라고는 가 본 적 없는 나는 어느새 진심으로 목사님 말씀에 현혹되었거나 보다 어머니의 주름조차 낱낱이 그립지만 먼저 허기를 참지 못하는 이 부끄러운 자식들을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아멘 나도 모르게 공손한 기도를 뜨겁게 상위에 올렸다 《한국동서문학》201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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