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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아직 단풍은 그닥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기온은 확실히 서늘했던, 참 바삐도 다녔던 이틀간이었습니다.
첫 날은 그렇게 청징한 가을날이었지만, 둘 째날은 또 그렇게 보슬비였다 가랑비였다, 날씨도 참 다채로왔구요,
그렇게 둘러보는 원림또한, 규모나, 경물이나, 들어앉은 연못 모두, 제각각의 개성을 뽐냈던 그런 풍경이었습니다...
뒤숭숭한 전세계의 시름을 뒤로 하고, 잠깐 이틀간 짬을 내어 같이 돌아봐주신 벗들과 함께한 빛과 비와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네요^^ 갑작스레 달리기님 전화를 받고 잘됐다~~ 떠넘기기~~ ㅎㅎ 하면서, 그렇게 남원에 들어갔습니다...
첫 답사지는, 남원고을 제일의 연회장, 광한루원입니다...
여덟살 허초희의 깜찍한 상량문에도 광한(전 백옥)루의 아찔한 아름다움은 상상의 아름다움의 극치였었을 듯한데, 정인지의 광한루에도, 정철의 정담에도 이 연못과 누정은 제대로 자리를 잡아 이야기 판을 벌입니다^^
보석같은 일산이 하늘에 드리워지고, 구름처럼 휘장이 가로지르고, 누각은 햇빛에 은빛으로 반짝이고, 들보는 노을빛으로 물든, 그런 세상에 없을 그런 신선경 한가운데에 광한루가 있을터였습니다.. 기실 신선의 나팔소리에 쌓인 석축 위, 구슬로 만든 기와를 얹은 전각에는 푸른 이무기가 불어대는 안개가 이 옥기둥의 궁전을 감싸는 그런 모습...
그런 누각의 마루에 우리는 걸터앉아 봅니다^^ 사실, 완월정에서 멀리 나무사이로 언듯보이는 광한루를 잠깐 바라보고 온 터라, 그렇게 오래 지켜보며 걸어오는 걸음이 참 드라마틱했는데, 오작교를 들어서며 보이는 그 옆 모습은 이렇게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연못과 삼신산의 풍경으로 완성됩니다...
달은 실제로는 회색빛 먼지만 가득 쌓인 황무지겠지만, 남원골의 달세계에는 연못에 삼신산의 그늘이 어른어른거리네요^^
1578년 남원 광한루에서는, 제주에서 상경하며 들른 백호 임제를 맞이한 손곡 이달, 옥봉 백광훈, 송암 양대박 등당대 무르익었던 당시를 즐겨하던 내노라하는 시인들이 모여 이 성대한 시회를 열어 서로 정겨이 시를 주고받으며 다시 못 올 봄날의 정취를 만끽했는데, 어찌나 인기있었던지, 한양 종잇값이 뛰었을 정도라는 @@
백광훈
청춘이 며칠 안 남아, 약속한 듯 밝은 달 떴구나.
초나라 변방으로 간다 하니, 이 곳 태산 지나칠 줄 알았다네.
높은 풍격은 본디 맑은 바람이었던 듯, 밝은 달이었던 듯.
그 기품에 한미하다 부끄러한다네.
술있어도 나와 함께할 이 어디인고,
해마다 이리 이별하는데.
양대박
신선의 누각에 이리 모였으니, 세상에 참 드문 일이라네.
아름다운 때를 맞아 때론 청아한 얘기, 때론 멋진 시로 화답한다네.
은촉 난간 옆엔 드리워진 꽃 그림자.
옥난간 위엔 저 높이 뜬 둥근 달이 지나간다네.
평생 실컷 술마시고 미친듯 노래하던 이 곳,
오늘 밤 그대 만나니 헤어지기 아쉬워,
먼 길 깊은 회한의 기억 아득한데,
이 자리 드리운 버들만 그리움을 부르네.
임제
손님도 주인도 서로 흥에 겨워, 세상에 드문 일이라네.
이 누각에 나 빼곤 읊는 시마다 이리도 멋질까 ?
난간 너머 저녁 산엔 구름이 막 겆히니,
사람들 맑은 풍경 찾아 이리저리 옮겨 앉네.
반은 취한 듯 반은 깬 듯 깊은 밤 보내고,
꽃지는 이 시절에 서로 만나 헤어지니,
다리 옆 피어오른 안개 사이로 버들 잎 푸른데,
그 긴 가지 꺾어 이 그리운 마음 전해질까 ?
손여성
남녁에 내려와 오래토록 벗이 없어 한스러웠건만,
이리 만나 어울리니 웃으며 같이 시를 읊는구나.
계곡엔 다가온 구름에 하늘은 어둑해지고,
봄밤 달이 난간 속으로 들어오려 하고,
아득히 멀리서 아끼는 그대 만났으니,
술잔 기울이며 아득히 십년 전을 떠올리네.
내일 날 새면 동문 밖 버들 꺾어 줄까 ?
해 저문 이슬비에 아득한 그리움만 남네.
이달
몇 달째 집떠나, 소식도 뜸하였더니,
가는 봄이 아쉬워 돌아와 시 읊어 떠나보내네.
술잔 들고 눌러 앉으니, 누각 또한 아름답구나.
더더욱 깊어가는 은하수 속 흘러가는 북두성.
흩날리는 버들개지 꽃잎은 정처없이 떨어지는데,
고된 방랑 중에 멋진 시회 또한 함께 했으니,
이렇게 서로 만나 이제 각자 동서로 가버리겠지.
수풀 우거져가는 모습 보며 끝없이 그리울까.
백광훈
남으로 북으로 몇 년이나 소식도 뜸하였더니,
여기서 또 술잔 들고는 시를 짓고 있네.
베갯머리 흐르던 물소리는 어느덧 바람소리로 바뀌고,
꽃 그림자 어른어른 발을 걷어 올렸더니, 그제서야 달이 옮겨가는구나.
취한듯 구름 빛도 꿈인듯 흐릿한데,
늙어가는 회한 속 이 순간마저 아쉬워,
깊은 밤 깨어나 앉았어도 탓하지 마오.
어쨌든 헤어짐은 그리움이 아니겠소.
양대박
봄날 오작교 머리엔 일렁이는 물결,
광한루 밖으로는 버들이 드리워졌네.
연기 실은 바람은 이 명승에 천년을 깃들어 있어,
한 바탕 술과 시에 흥취가 넘쳐나네.
어느 누가 헤어지는 이 자리에 풀내음을 탓하랴.
떠나는 길가엔 발굽에 짓이긴 꽃잎들,
떠나는 이 남은 이 아득한 그 사이로 실타래 마냥 수심은 늘어지니,
애써 늘어놓는 흰소리에 호탕한 노래소리 잦아드네.
임제
헤어지는 이 물가엔 잔잔한 바람, 일렁이는 저녁 물결,
안개 낀 맑은 하늘 아래 파란 빛 버들은 비스듬히 늘어지는데,
산 너머 신선 고을인가, 누각도 아름다운데,
너른 들판 접어드는 걸음마다 풀빛도 곱구나.
천리 먼 길에 다시 한양살이 꿈꾸더니,
고향 언덕엔 한 날 봄빛도 헛되이 꽃을 피웠네.
맑은 술 한 잔 작별하며 새로 시 한 편 지으니,
그 유명한 시경(詩經)의 이별가보다 오히려 더 빼어나구나.
이달
비 그친 맑은 개울가엔 잔 물결 퍼지고,
버들가지 늘어진 물가는 어둑어둑,
남녁에서 들이킨 한 잔의 술에, 실컷 취해볼까.
떠나는 길가엔 곳곳에 왕손초( 王孫草)마냥 애닳은 풀 돋아 있고,
골목엔 집집마다 탱자꽃이 피어올랐네.
머나먼 나그네길 떠돈지 오래더니,
한밤에 들려오는 남녁의 노래, 차마 듣지 못하겠네.
손여성
구름낀 서쪽 하늘엔 차갑게 일렁이는 물결,
뉘엿뉘엿 해는 기울어 벌써 저녁노을 드리우고,
나무 그림자는 들쭉날쭉 어지러이 난간에 비치네.
저멀리서 다가선 산빛, 누대 올라 더욱 아름다우니,
봄날 이별도 한스러운데, 흰 터럭만 휘날리니,
천리 길 돌아가려니, 지는 꽃이 한스럽네.
빨래하는 아낙네는 시절도 모르고,
오히려 건너편 개울가에서 몇 소절 노래하네.
백광훈
그림같은 난간 너머 서쪽 연못가엔 초록 개구리밥 일렁이고,
끝없이 이어지는 석별의 정에, 해는 어느덧 기울어가네.
길가에 돋은 방초(芳草)는 언제나 끝나려나.
청산은 어느 곳이든 흰 구름이 많고,
꿈 속 외로운 배 한 척 창해(滄海)를 떠도니,
삼월 안개 속 상림원(上林苑) 꽃이구나.
이내 비운 술잔에 쉬 흩어진 사람들,
들새는 원망하는지, 노래하는지.
때마침, 가마꾼의 공연(?) 행렬이 오작교를 건너고 있어, 구경꺼리가 되기도 했네요^^
달세계를 비추는 수면에 비친 반영은 잠깐동안이라도 현실을 잊게 하네요...
신선의 산과 물을 경계로 닿은 항아님의 달을 아우르는 연못가는 울창한 녹음과 물빛, 하늘빛이 어우러져 바삐 달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득 차올랐네요^^;; 토닥토닥~~^^
자그마한 봉래섬을 지나, 방장섬에서 아쉽지만, 답사를 정리하고, 다음 답사지로 이동해야 해서, 단체사진을 찍으러 갑니다~
광한루원을 나와 잠깐 방향을 잃고 두리번거리다, 추임새님의 예리한 판단으로 제때 현식당, 예약에 맞춰 들어갈 수 있었네요... 현재 핫하다는 현식당을 이렇게 제때 맛볼 수 있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
이제 우리는 맛난 현식당의 추어탕을 뒤로 하고, 마침 남원역에서 반갑게 달리기님 픽업하고, 내친 김에 순천 초연정 원림까지 내달려 인사하러 갑니다....
세상 풍경을 초월한 듯 다른 어떤 원림하고도 달랐던 울창한 숲속, 계곡속 초연정은, 맑은 날씨가 참 잘 어울립니다.
드디어 오른편 거대한 바위 위를 올려다보면, 그 위쪽 편평할 것 같은 완만해지는 곡선의 끝에 넓직한 지붕과 기둥이 보이네요...
"하늘이 열일한다!!" 물가의 누정처럼, 하늘가의 누정이랄 수 있겠다 싶게, 하늘과 맞닿은 지붕선이 상쾌한 느낌입니다...
평범한 재실이었던 이 곳이, 더 그윽한 '초연'의 의미를 간직하게 된 데에는 송병선 선생의 덕이 큰 듯 합니다...
구한말, 실로 백척간두, 풍전등화였던 조선에게 조금이라도 버팀목으로 자처했던 열사들이 앞다퉈 고종에게 간언해 마지 않았던 그 시기, 그 붉은 뜻에 대한 고종의 비답은, "지금 시절이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기 어렵다."였습니다. 그 시절, 실로 무거웠어야 할 가벼운 비답은 많은 선비들을 절망케 했고, 송병선 선생의 절명은 필연적이었던지, 어떻던지, 이 초연정의 맑은 날, 육중하게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손바닥만한 터에 가득 올라앉아, 그 날의 숨가쁘다 못해 숨막히게 절망적이었던 그 시절을 떠올려봅니다. 떠올리는 그 날과 이 맑은 날씨는 참 대조적이네요... 아니면 데자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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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첫날 마지막 답사지 보성 열화정으로 갑니다. 여전히 맑은 화창한 날씨,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는 햇볕을 온전하게 느끼며, 강골마을 초입을 들어섭니다...
화목한 집안, 화목한 동네를 꿈꾸며 명명된 원림답게, 우리 일행보다 먼저 도착한 노란 유니폼의 소년단(??)을 잠깐 피해 우리는 연못가를 사이에 두고 십여분간 대치했었더랬습니다^^;;;
이 곳도 구한말의 비장함이 감도는 애절함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이 누정의 주인이었던 이방희 선생을 방문했던 강화학파이자 양명학자였던 이건창 선생의 우국충정의 빛깔이 저 물빛만큼이나 창백했을까 싶어요...
그당시의 불투명했을 구한말이 다시 소환되어, 잠깐 우울해졌다가, 조금도 가만히 두질 않는 이 아담하고 귀여운 원림에 다시 마음이 빼앗깁니다... 뭐, 그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건축 의도 뭐 그런 대단하고 장대한 원림까지는 아니지만, 마치 소꿉장난 한 가운데 들어앉은 듯한 느낌, 채 다 두르지도 않은 그 아기자기한 담장과 일섭문, 나뭇가지 사이로 햇볕살이 군데군대 연못과 담장을 밝히는 모습을 한동안 둘러보면서 만끽했습니다...
이제야 우리 일행 독차지가 된 열화정 안팎을 꼼꼼하게 둘러봅니다. 누각 난간에도 올라가보고, 내려다도 보고, '열화정' 뜻을 곱씹어보기도 합니다... 이미 벼슬길을 떨치고 돌아온 도잠 선생이 여생의 낙으로 여긴 정담을 나눌 장소로 이만한 곳이 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저 문을 나서면, 당연히 또 있겠지만^^
미니어처 세상인 듯, 한때 우리와 대치하기도 했던 일행의 모습도 저 멀리 자그마하게 자못 풍경과 어울리네요^^
그늘 지워 온전한 단체사진을 남겨주신 추임새님 감사!!! 덕분에 추억이 따뜻한 사진에 온전히 담겼네요^^
날마다 이 문을 들어서며 늘 즐기던 그 나무들, 담장, 술 한잔, 그리고 정담, 아마도 그걸 기대하며 이렇게 이름도 달았겠죠..
돌아나오는 이 길이 그렇게 배부른 느낌, 넉넉히 기운얻고 다시 한시간 반여를 달려 배를 타러 갑니다.
그런데, 페리 시간표가 조금 간당간당해서, 고민고민했는데, 해남-노화도 편이 6:00에 출발하는 게 마침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호걸님 감사 !!!
보길도 답사가 달린 문제라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도 넉넉하게 도착! 했다 싶었는데, 또 장볼 타이밍을 놓칠까 싶었던 해프닝에 조마조마한 순간도 있었네요^^;;;
때마침 아담한 낙조와 함께 노화도로 가는 배편, 그 배 저 앞에 배 뒤쪽으로는 낮게 드리운 구름 아래 아담하게 노을진 가을날 저녁이 어스름하게 빛이 저물고 있었네요..
이제 완전히 저문 저녁길을 달려 도착한 보길도 나무숲 식당에서 우리는 전복해초비빔밥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생생한 식감과 고소한 전복을 만끽하며, 무사히 제시간에 입도한 것에 감사, 이렇게 다같이 부용동 원림을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에 또 감사한 마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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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요즘 핫한 식당이다보니, 한달 전 걸어놓은 예약 확인도 참 힘들었습니다... 두어번은 전화하고서야 확인되어, 안심한 것도 잠시, 주차장 맞은편의 식당 입구에서 십여분은 대기해야 했네요@@ 다른 대기손님도 이미 그 정도는 기다리신 듯, 초연한 표정입니다...
그렇게 자리가 나서, 들어간 곳은, 아마도 안방, 복도 쯤되는 공간을 다른 손님과 나눠 앉는 자리였네요^^;;
또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드디어 한상 차림으로 연탄불고기 백반이 나왔습니다 !!!
과연 남도의 잘나가는 식당의 인심과 손맛을 반찬마다 느낄 수 있었던 한상차림이었네요^^
배부른 점심을 뒤로 하고, 다시 남쪽으로 달려, 다산초당으로 향합니다... 정조의 총신이자, 시대의 총아였던 다산 선생의 10여년의 회한이 절어 있는 곳, 조금만 산행하면 곧 도달하는 곳이지만, 역시나 동천석실만큼이나 평탄하지만은 않아서, 이 날만 두번째 산행입니다...
역시나 인기있는 역사인물, 정약용 선생이다보니, 먼저 자리잡은 일행이 있었네요... 십여명의 기운을 감당못할 것 같아, 그 왼편 오르막에 '정석(丁石)'에 자리잡았습니다. 무심히 새겨넣었을 이 글자가 참, 묵직합니다...
강진 읍내를 전전하다, 대비전에서의 해배 조치를 가로막은 서용보의 반대로, 조정으로의 복귀가 무산되고, 기약없는 유배는 계속 이어질 심산이었습니다...
마침 외가 소유의 산자락에 초가집 한 채에 의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자그마하게 방지를 파서 물을 담았고, 편평하게 돌위를 다듬어 차를 내려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기엔, 다른 일행들 사이로 번잡한 분위기를 떨치기 힘들었네요@@ 우리는 동암을 지나 천일각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때때로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을 그리워했다는 터에 최근 지은 집에는 언제 지었는지 말벌이 또 집을 지으려고 붕붕거렸네요^^;; 살살 피해가면서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또 그렇게 조심조심 내려왔습니다...
두 거장의 글씨가 한 자리에 걸려 있네요... 윗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써 준 당호이고, 아래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여유당으로 돌아와서, 강진시절 제자의 방문에 써준 서첩에서 집자한 글씨라고 합니다... 참으로 귀한 글씨를 이렇게 올려다 볼 수 있었네요..
이 글씨 역시 추사 선생 글씨를 집자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제 마지막 답사지 백운동원림으로 갑니다... 답사계획 때부터 확실한 동선에 자신이 없어 어디에 주차하는 게 좋을 지 내내 고민이었는데, 마침 얼마전 개관한(??) 전시관이 바로 원림 위쪽이어서, 내려가는 길이 있다면, 여기에 주차하고 가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내려가는 길이 있었네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던 일요일 오후, 우리는 저마다 우산을 챙겨 들고, 계단을 따라 원림으로 찾아갔습니다...
백운동이 옛부터 경승지였다고도 하고, 아마도 이 날 날씨처럼, 비라도 내리거나 안개가 자주 끼면 운무에 자뭇 풍광이 신비로왔을 이 산골에 이담로 선생이 꾸민 원림이 바로 우리의 마지막 답사지 백운동원림입니다...
복원이 되어, 옛 정취를 어느정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지만, 일단 산길을 내려와 들어선 이 아담한 별서정원의 느낌은 아주 인상적이었네요^^ 뭔가 위에는 낙서재, 아래에 초가는 옛적 다산초당 ? 그 아래에는 은근히 열화정 느낌도 나고^^;; 통일된 느낌은 약하지만, 정감이 가는 원림이었네요^^
난정의 유상곡수를 꿈꾸며 지은 이 물길에 이 원림의 포부가 담겼네요...
정선대에 올라서면 저 멀리 내다보이는 월출산 산봉우리만으로도 이 전망의 가치를 더합니다... 다산 선생의 제자이기도 했던 이시헌 선생의 이 원림은 이렇게 다산 선생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고, 지금 우리도 이 곳을 들르게 되었네요..
이렇게 이틀간의 강행군이 큰 사고없이 무사히 끝나게 되어 같이 다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그리고, 첫날은 맑은 날씨에 화창한 원림을, 둘째날은 운무와 가랑비가 조금씩 운치를 더해주며, 백운의 원림을 같이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모두들 편안한 주말되시구요~~ 담 답사때 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