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22. 불기(佛紀)
부처님 열반
연도 기준
인도 쿠시나가르 열반상
사찰에 단풍이 들고 있다. 울긋불긋한 등이 경내를 장엄한다. 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풍경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불기(佛紀)는 불멸기원(佛滅紀元)을 줄인 말이다. 부처님이 열반한 해가 기준이 된 것이다.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정해졌다.
하지만 부처님 열반 연도는 정확하지 않다. 옛 인도인들은 역사 기록 자체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따라서 부처님 탄생 연도는 물론 열반 연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없다. 단지 부처님 사후 100년째 되는 해에 마우리아왕조에서 아소카 왕이 즉위했다고 전해져 이를 토대로 역으로 셈해 입멸 연도를 잡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등 북방에서도 1960년대 무렵까지 기원전 1029년 부처님이 탄생하셨다는 기록을 따랐다.
하지만 남방불교에서는 아소카 왕이 부처님 열반 후 218년에 즉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도를 침입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연대로 따진 것이다. 이 기록에 따라 1956년 네팔에서 부처님 열반 2500년을 기념하며 제4차 세계불교도대회가 개최됐다. 이 연대를 대부분의 불교국가들이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회의가 열렸던 다음 해를 불기 2500년으로 결의했는데, 우리나라는 그 해를 불기 2500년으로 계산했다. 따라서 1966년부터 다른 나라보다 1년 앞선 불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불교계 일각에서 불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2008년 열린 한국불교학결집대회에서 현재 세계불교도우의회(WFB)가 사용하는 불기를 사용할 것을 결의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도 2007년 9월 ‘불기 사용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22. 불기(佛紀)|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