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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稱吾鄕多耆舊。嘉靖癸巳秋。余以弘文副提學。來設壽筵。時椿府年九十有四。余念昔於雙親具慶時。開設宴席。會賓親榮。歡已多矣。今偏老在堂。起居亦勞。除雜賓。只邀鄕中與椿府同儕年八十以上凡八人。適有香山古事。稱九老會。皤皤素髮。袂接裾連。或 偃或坐。任意從便。眞奇會也。酒半。生員金公孝盧。執酌而謝余曰。吾鄕雖小。勝事則多。如公天上仙官。來設獻筵。滿堂鄕老。同醉壽杯。豈非他邑所無之盛事。余曰。然矣而吾則未也。生員勃然曰。提學何爲出此言也。余曰。今吾以玉堂長官。乘馹來鄕。在他邑則人爭瞻仰。指以爲神仙中人。吾鄕登科筮仕。翰林,注書,臺諫,承旨者。相繼往來。觀者視爲尋常。不我貴也。吾年六旬加七。在他邑則自以爲老。而人亦以老尊之。今此家老鄕老。滿堂期頤。如我頒白者。安敢稱老於其間。余所謂不美此邑者是也。生員笑曰。斯言似自 歉而實自誇。尤可謝也。因盡歡而罷。使子弟書其事。
1533년[癸巳] 농암이 弘文館 副提學으로 있을 때 휴가를 얻어 고향에 내려와 수연을 베풀었다. 부친의 나이가 94세여서 鄕中의 80세 이상 노인 여덟분을 초청하여 香山故事를 모방 九老會라 이름한 사실과 生員 金孝盧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예로부터 우리 향중에 늙은이가 많다. 1533년(중종 28) 가을에 내가 홍문관 부제학으로 와서 수연을 베푸니 때에 춘부(椿府) 나이 94세라. 내가 생각하니 그 전에 쌍친이 구경(具慶)할 때 연석을 펴고 손님을 모아 즐거워하던 일이 많았는데 지금 편친(偏親)이 계시고 기거도 수고로워 잡빈을 제외하고 다만 향중에 춘부와 같은 제배 80세 이상 노인을 초대하니 무릇 여덟 분이다. 편한대로 임의대로 하게 하시니 참 좋은 모임일래라.
[우리 향중은 비록 적은 곳이나 좋은 일은 많으니 공 같은 사람은 천상선관이 와서 수연을 배설하여 만당에 모인 향노가 수배(壽杯)를 같이하고 취하니 다른 고을에는 없는 좋은 일이 아닌가? ]
내 말이 [그러나 나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생원이 발연(勃然)히 말하기를, [제학(提學)이 어찌 그런 말을 하는고].
내가 말하되, [지금 내가 옥당장관으로 역마로 고향에 오니, 다른 고을 같으면 남이 모두 우러러 보고 신선 가운데 사람이라고 할 듯하나, 우리 향중은 과거하여 벼슬하고 한림 주서 대간 승지가 계속 왕래하여도 보는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나를 귀하게 보지 않습니다. 지금 가로(家老)향로의 8,90세 노인이 마루에 가득하니 나 같은 반백이야 어찌 노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고을은 아름답지 못합니다] 하니
생원이 웃으며 말하기를 [이 말은 만족하지 못한 듯하나 실상은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니 더욱 사례하네]. 인하여 크게 즐기고 모임을 마치니 자제로 하여금 그 일을 쓰게 하다.
- 이현보(李賢輔), 『농암집(聾巖集)』
광산김씨 김효로(孝盧)묘갈명(墓碣銘)중에서-
-두 아들을 낳았는데 장자(長子)는 연(緣)이니 기묘(己卯, 1519)에 문과(文科)에 급제(及第)하여 벼슬이 가선대부(嘉善大夫) 강원도관찰사(江原道觀察使) 겸(兼) 병마수군절도사(兵馬水軍節度使)에 이르렀고, 차자(次子)는 유(綏)로 을유(乙酉, 1525)에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하였으며, 두 딸은 용궁현감(龍宮縣監) 김우(金雨) 훈도(訓導) 금재(琴梓)에게 각각 출가하였다. 관찰공(觀察公)은 창녕조씨(昌寧曹氏)를 맞이하여 이남(二男)을 두어 부필(富弼)과 부의(富儀)인데 모두 생원(生員)이요, 삼녀(三女)는 현감(縣監) 김난종(金蘭宗) 참봉(參奉) 이용(李容) 생원(生員) 박사눌(朴思訥)에게 각각 출가하였고, 생원(生員)은 순천김씨(順天金氏)를 맞아 삼남(三男)을 두었는데, 부인(富仁)은 기유(己酉)에 무과(武科)에 급제하여 해주판관(海州判官)이 되었고, 다음은 부신(富信)이요 부륜(富倫)은 생원이요 일녀(一女)는 이빙(李憑)에게 출가하였다. 현감의 오남(五男은 부춘(富春), 수춘(壽春), 귀춘(貴春), 낙춘(樂春),말춘(末春)이요, 일녀(一女)는 안희빈(安喜賓)에게 출가하였으며, 훈도(訓導)의 이남(二男)은 생원(生員) 응협(應夾) 응훈(應壎)이요 이녀(二女)는 참봉(參奉) 이빙(李憑), 이치(李寘)에게 각각 출가하였다. 무신(戊申, 1548) 4월에 정부인(貞夫人) 이씨(李氏)가 돌아가니 수(壽)가 91세요 그해 12월에 공(公)의 묘좌(墓左)에 부장(祔葬)하였다.- 이황(李滉)찬(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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