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세포와 시냅스
우리는 우리 마음과 머릿속에 날마다 무늬를 새기고 있습니다. 아니, 길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중에 마치 무늬를 새기듯 뇌에 뿌리를 내리고, 그 뻗어내린 뿌리로 길을 만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어려운 말 같지만, 인간의 뇌에 있는 시냅스의 작용에 대해서 연구해 보면 누구나 그 의미를 알게 될것입니다.
우리 뇌에는 수천억 개의 뉴런 (신경 세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많은 뉴런은 서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답니다. 이 떨어져 있는 뉴런과 뉴런 사이의 접합 부분을 시냅스 라고 부릅니다. 신경 세포의 말단 부분은 가느다란 잔가지처럼 나누어져 있는데, 이 신경 세포의 끝 부분과 다른 신경 세포의 끝 부분 사이에 시냅스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시냅스는 아주 미묘한 작용을 합니다. 뇌에 어떤 자극이 오면 그 자극이 신경 세포 뉴런에 전달되고, 그러면 서로 미세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던 뉴런이 시냅스를 통하여 그 흥분을 전달하는데, 이런 전도를 통해 두뇌 신경계의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신경 전달 과정에는 아세틸콜린 같은 신경 전달 화학 물질들이 개입되어야 가능하기는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신경 세포 사이에 있는 시냅스가 접촉되고 연결되면서 뇌의 자극이 전달되기 때문에 시냅스 연결 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에는 수천억 개의 뉴런이 있어서 수백조 개의 시냅스 연결이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깨어 있거나 잠들었거나, 생각에 잠겨 있거나 무료할 때나 우리 뇌에서는 화학 전달 물질들이 끊임없이 스며 나오고 시냅스들을 연결하는 전기 불꽃이 쉬지 않고 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도 끊임없이 수천억 개의 시냅스가 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지요.
뇌에 새겨지는 무늬, 길과 회로
시냅스 연결은 뇌에 수많은 회로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 회로가 연결되고 만들어지는 양상이 마치 뇌에 뿌리가 내리는 것 같고 길이 새겨지는 것 같다고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논증하고 있습니다. 시냅스 연결 회로에는 보기, 듣기, 느끼기, 위험에 반응하기 등등의 기능과, 어떤 자극을 받을 때 일어나는 감정적 반응, 느낌의 발생, 노선 결정, 행동을 취함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시냅스는 성격상 한 방향으로만 흥분을 전달합니다. (흥분이 한 방향으로만 전도되는 것을 전방전도의 법칙 이라고 함) 그리고 다음번에 자극을 받으면 한 번 만들어진 회로 쪽으로 쉽게 연결되는 것이 시냅스의 성격입니다. 곧 한 번 흥분이 전달된 그 방향으로 계속 뿌리를 내리고 길을 새겨놓는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한 번 화를 내면 화를 내는 방향으로 뿌리가 생겨 다음번에 자극이 올 때는 더 쉽게 화를 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비난하거나 미워하면 그런 부정적인 쪽으로 회로가 만들어져 다음번 자극을 받을 때는 더 쉽게 비난하고 미워하고 부정적이 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시냅스 연결 회로에 의해 무늬가 새겨지듯 뇌에 뿌리가 내려지고, 그 뿌리로 말미암아 우리 뇌에 길이 새겨집니다. 그리고 이것이 곧 우리의 성격이 됩니다. 유명한 뇌신경 학자 조지 루드는 말하기를, 인간의 뇌 속의 시냅스 연결이 변화하면 그 사람의 퍼스너리티(personality 인격)도 변할 수 있다. 라고 했습니다.
어떤 일을 21번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생물학적으로 뇌에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면 어른은 보통 14일에서 21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의 뇌 속에 길, 곧 전달 회로가 확실하게 만들어졌다는 뜻이지요.
길을 바꾸는 길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우리 뇌 속에는 무늬가 새겨지듯이 길이 나 있습니다. 좋지 않은 죄의 습관, 악한 성격, 부정적인 경향 등으로 다져진 시냅스 연결 회로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타고났기 때문에, 혹은 후천적으로 배양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뇌에 새겨지고 만들어진 길은 자아 의 특성을 만들어 내며 깊숙이 우리 안에 뿌리박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뇌 속에 이미 새겨진 그 회로를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요? 부정적으로 꼴 지워진 좋지 않은 성질의 회로, 그 뇌에 뻗은 뿌리의 길을 지우는 방법은 없을까요? 뇌에는 복잡하고 미묘한 기전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한 가지를 살펴보면 우리 뇌의 기전에는 하향적 원인 작용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고에 의해 뇌가 어떤 명령들을 내리는 과정을 말합니다.
우리가 어떤 의지를 수행할 때마다 하향적 원인작용 이 일어납니다. 이 작용은, 시냅스 연결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길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그것에 제동을 걸어 새로운 회로를 만듭니다. 즉 변화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용은 아무리 우리 뇌 속에 부정적인 회로가 만들어져 있어도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우리 뇌에 역사 하시면 새로운 의지가 생길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길과 회로도 만들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1장 18~19절에는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과 점이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보혈의 능력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성벽까지 새롭게 고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거듭나면, 옛 습관 그대로, 뇌 속에 이미 새겨진 길로 가려는 우리의 옛 성향에 제동이 걸리고, 그 대신 예수님의 능력으로 새로운 길, 새로운 성향으로 가는 길이 만들어집니다. 새로운 거듭남이 새로운 의지를 가져와 새로운 길을 나게 하는 것이지요. 새로운 회로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의 힘은 우리 뇌 속에 난 옛 길을 지워 버리고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좋고 아름다운 새 길을&. 당신의 뇌 속에는 어떤 회로들이 만들어져 있나요? 한 해 동안 무늬가 새겨지듯 당신의 뇌에 새겨진 길은 어떤 길입니까?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난 길을 지우고 다시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는 은혜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름다운 무늬가 당신의 마음속에, 머릿속에 새겨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