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책을 쓰는 작가입니다. 어렸을 때도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을 마구 들렸고요, 모 어린이 도서관에서는 모든 책을 대출해서 상장(?)까지 받기도 했더랬죠. 아무래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보니 부산에 간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수동 책방 골목>입니다.
보수동 책방골은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에 위치한 곳으로써 주로 헌책방들이 모여 있는 거리입니다. 지금은 많이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책 문화가 활발하던 시절에는 50여 곳이 넘는 헌책방이 밀집해 있었죠. 지금이야 1가구 월 책 구매액은 12080원에, 1년에 책 한권이라도 읽는 사람이 전체 12%로 암울한 시장이니 팍 줄어들었지만요.
그런데 Gate 2라는 건 무슨 뜻이죠??
보니 단체 홈페이지도 만든 모양입니다. 주소는 http://www.bosubook.com/kr/
아아 벌써부터 두근두근 거리네요.
바닥에는 저렇게 책의 <명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일겁니다. 그나저나 설마 저걸 올라가야 한다는 건 아니겠죠?
처음엔 이 동상이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보수동 책방골목 지킴이 아저씨라고 합니다.
가자마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살인탐정 명탐정 코난 일러스트 북.
솔직히 여기서부터 등골이 싸~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아, 이건 마치 용산전자상가에 온 듯한 분위기가 솔솔...
센도 아키라가 누구인지 잠시 생각해봤는데 슬램덩크 일본판, 즉 윤대협의 본래의 이름이죠.
현재는 이사로 승진한 당시 편집자인 장정숙씨가 한국 시장에 맞게 들여오는 과정에서 기획한 이름인데 이게 너무 잘 지어져서 다른 작품의 원래 이름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이 작품의 일본 이름은 별로 알려고 하지 않더라구요.
보니까 옷가게도 있고 카페도 있고 꽤 다채로운데... 왜 이렇게 문닫은 가게가 많은 거죠?
사실 제일 반가웠던건 바로 이겁니다. 어렸을 때 자주 먹었던 것들인데... 이제는 건강 생각해서라도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
이걸 보고 뭔가 느낌이 왔습니다. 아 구도에 따라서 <보수동 책방골목>이라는 글씨가 완성되겠구나...
싶었는데 이리 맞춰봐도 저리 맞춰봐도 그림각이 통~ 안나오더라구요. 좀 바닥에 포인트 하나 표시해두면 덧나나요??
...는 안 올라가기로 하겠습니다.
저렴하게 하나 집어온 잡지 <뉴타입>.
뉴타입은 일본의 출판사 카도카와 쇼텐에서 발간하는 애니메이션 전문 월간 잡지로 1985년에 창간되었습니다. 80~90년대엔 적어도 한국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했죠.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면에서 말이죠. 정보의 제약으로 인해 일본쪽 사정을 알 수 있는 루트가 제한되던 시절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자 정보를 인터넷에서 구하게 되었고 그 순간 뉴타입 최대 장점이 사라지게 되죠.
어렸을 때 저 책 한권 사는게 소원이었던 시절이 기억나서 사봤습니다. 당시 한국 판매가는 7500~8500원이었는데, 환율이 7~8배였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 20배 가격으로 판 셈이거든요. 그래서 사지를 못했어요 샀다가 배 아플까봐.
자 이제 본격적으로 탐험해 보겠습니다.
책방골목 앞에는 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여기는 안내소와 전시관이 준비되어 있지요.
부산 동구는 좋은 여행장소가 많이 있...습니다...만 이 지도는 은근히 빼먹은 곳이 많습니다.
여기서 정리해보죠. 이곳에서 둘러볼만한 역사적 시설은...
- 백산기념관
- 부산근대화역사관 (구 동양척식회사 건물)
- 보수동 책방 골목
-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이렇게 적은 이유는 이 지도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려 국내 대학교 중에선 서울대 다음갈 정도로 수준높고 규모가 큰 석당박물관이 적혀있지 않아요. 불과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불과한데!!
이것 포함해서 여행계획을 짜면 됩니다. 다만 석당박물관은 굉장히 규모가 커서 사실 여행 반나절을 보내셔야 할 각오가 필요합니다.
어쨌든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보죠.
보수동은 아니고 그 옆 중앙동 거리 풍경입니다.
안내판은 설명이 정확한 것 같으면서 은근히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보수동의 유래가 빠져 있어요.
보수동이란 보배 보(寶)에 물 수(水). 보석같이 고운 물, 보배로운 맑은 물이 흐르는 동네를 뜻합니다. 이 이야기부터 하고 저 이야기를 해야지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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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