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제 두 이종 여동생들 사이에 있었던 일 입니다. 제 이종 여동생의 친 언니의 남편의 장례를 치룬 후에 여동생이 제게 하소연을 해 온 사연입니다.
여동생은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다 생을 마감한 형부의 장례를 치루게 된 지난 삼일 밤낮으로 상을 치루는 데 필요로 하는 모든 일에 팔을 걷고 나서서 밤잠을 설쳐가며 뒷 일을 도맡아 했었다고 합니다. 특히, 접수를 총괄하면서 장례를 치루는 삼일 내내 발생한 수입과 지출 등을 책임맡아 감독했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그리 여유롭지 못한 언니 내외였기에 어떻게든 알뜰하게 지출을 챙겨서 장례가 끝난 후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접수를 도맡아 하였답니다. 다행히도 꽤 많은 분들이 조문을 해 오셨고, 부조금 또한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넉넉하게 들어와서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형부의 장례를 치루는 일을 잘 마쳤답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멀리서 찾아주신 외삼촌 내외분과 이모 내외분에게 여동생이 언니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안 어른들이 귀가하시는 길에 보태 쓰시라고 건내드린 이십만원의 교통비 이었습니다.
여동생이 볼 때는 언니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인지 찾아오기 쉽지 않은 먼 길을 찾아오신 집안 어른들을 제대로 접대하지도 못하고, 그 분들이 돌아가시는 데도 제대로 된 어떤 배려(?)를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서... 직접 언니에게 바로 상의를 하지 않은 채 그 분들에게 "먼 곳까지 오시느라 너무 수고하셨다"는 인사와 함께 우선 자신의 지갑에서 각각 십만원씩 꺼내어 봉투에 담아 돌아가시는 길에 교통비로 쓰시라고 두 내외분께 건내드렸다고 합니다.
장례를 다 치룬 후에, 여동생은 언니에게 상중에 들어온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서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 두 집안 어른들께 각각 건내드린 총액 이십만원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비용으로 사용된 이십만원을 부조금 중에서 지출로 정리하면 어떻게겠냐고 보고했었답니다. 여동생은 당연히 언니도 이에 대해 큰 이의없이 쉽게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수천만원이 넘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큰 액수의 부조금이 들어왔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여동생의 친언니와 장성한 두 아들들은 여동생이 한 그 결정에 전혀 동의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역정을 내면서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했다는겁니다.
"네가 왜 그 분들에게 그런 돈을 건냈니? 그 분들이 장례식에 오신 것은 그럴만 하니까 오신 것이고, 장례식에 다녀가신 다음 나중에 우리가 구두로 또는 감사의 글로 감사 인사를 전하면 되는 것인데... 왜 네가 내 허락도 받지 않고 네 마음대로 그 분들에게 이십만원을 건냈니? 그것은 네가 내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네 스스로 결정해서 지출한 것이니 그 비용은 네가 그 분들에게 준 것으로 해야지, 부조금에서 경비로 제할 수는 없다."
여동생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고 하면서 어떻게 언니가 이럴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제게 하소연을 한 바 있습니다.
여동생이 친언니에게 먼저 이 지출에 대해 허락을 구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은 맞으며, 순서가 잘못된 것 또한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경조사를 치루는 일반적인 요즘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요? 물론 집안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 두 사람의 각각의 생각과 입장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일 이후로 소원해진 두 자매에게 큰 오빠로서 어떤 조언을 해 주는 것이 두 사람이 화합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첫댓글 큰일을 겪으면서 참으로 작은 것에서 자매간에 틈이 발생하네요.
저라면 동생분에게 언니를 이해하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큰일을 당해 정신적으로 충격이 큰 상태에서 여유가 없을 것이고
또 평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언니이니 돈에 관하여서도 민감할듯 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는 동생에게 맞추어주는 언니는 드물더군요.
그러니 인사이트님꼐서 동생분에게 처사에 동감을 표하시여 달래주시고
경제적 여유와 함께 마음의 여유도 부탁해 보면 어떨까요?
언제부터 경조사에 이렇게 빡빡한 생각들을 가지는지 어리둥절합니다
저는 동생분이 아주 잘 하셨다고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멀리서 ㅡ 그것도 연세드신 윗분들이신데
감사하다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지난번에 멀리서 오셨다 시간에 쫓겨 가신 외가분들에게 서울 모 식당에
모여 식사대접을 해 드리면서
어머님의 모습들을 조금씩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식사 한끼가 뭐라고 멀리서 오신 웃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차비라도 아니 용돈이라 생각하시라며 조금씩 드렸었는데 지금도 연락이 오네요
내년에도 나가면 다시 한번 모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서
자매끼리 더욱 가까워지길 고대합니다
제가 오빠의 입장이라면,
여동생에게 2십만원을 보내면서 "수고했다, 집안의 어른들에 대한 배려심에 감사한다, 고맙다"라는 짧은 덕답을 보내겠습니다.
남편을 잃어버린 언니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여동생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을 읽으니 동생분의 심정이 잘 드러나네요. 혹시 언니분의 입장도 들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양쪽 의견을 다 들으시고 두 분의 화해를 작극 주산하시면 좋겠습니다. 판단은 유보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옆에서 남편이 듣고 어머니상 치를 때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하네요. 멀리서 온 친척에게 시누가 오빠가 오빠돈으로 차비겸 돈 좀 내놓으라 해서 남편이 부조돈으로 하자고 했대요. 다들 장례식장에서 자서 따로 숙박비는 들지 않았던 상황이었고요, 결국 아무도 돈을 자비로 내진 않았고 부조돈에서도 나가지 않았대요.
돈문제 예민합니다. 저의 부자 여동생 병원 주차장을 언니가 무료로 쓰다가 동생이 언니에게 2만원 부담하라고(안그러면 병원에서 내야함) 했다가 자매가 몇년 안 본 일도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을 앞으로의 자매간의 관계에 촛점을 두고싶군요.~
언니에게 물어보고 지출을 했어야
옳은것이지만 이미 그렇게
하지않았지요.
언니네 가족이 인정하지 않겠다는 그 비용을 왈가왈부해서 어찌어찌해서 20만원을 돌려받게되면 그 관계는
분명 소원해질꺼예요.. ~
언니네 형편이 좋지도 않다고 하셨으니 부조한셈치고 깨끗이 포기하심이 어떨까해요.
제가 동생이라면 동생비용에서 멀리오신 친척분들에게 드릴만도 할수있다고 보이고
언니와 그일로 관계가 소원해지는것을 원치않아요. 언니와 아들들이 주지않겠다고 맘 굳힌거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여야 맘 편할것같아요.~~
언니도 속으로 두고 두고
미안해할것임이
분명하지요. ㅎ
어르신 두분께 십만원씩 총 이십만원에 저럴 일인가 했는데 그게 또
문제가 될 수도 있군요.. 동생분이 미리 물어보지 않은 죄로 그냥
본인이 드렸다 생각하고 끝내는 게 답이고 자매의 의를 상할 거까진 아닌 듯
입장이 많이 난처하시겠네요.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참, 인사이트님 덕분에 IHOP 오랫만에 가서 같은 메뉴의 식사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