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회] 위기의 손오공행자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순식간에 동해에 다달아
피수법으로 물결을 헤치고 들어갔다.
가는 길에 바다를 순시하는 야차를 만나자 야차는
수정궁으로 들어가 동해용왕에게
오공이 온다고 알리자 동해용왕 오광은 자손들과
새우, 게, 쭈구미병사들을 거느리고
몸소 문밖까지 나와서 영접을 했다.
안으로 들어가 차를 나눌 시간도 없이
마음이 급한 오공이 용왕에게 부탁을 했다.
"부탁이 있소, 내가 스승인 당나라 중을 모시고 서천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호산 고송간 화운동을 지나다가
성영대왕이라 칭하는 홍애아란 요괴를 만났소.
그놈이 우리 스승님을 채갔소. 내가 놈의 동굴까지 쫓아가서
그 놈과 싸웠는데, 놈은 싸움이 불리하자 불을 내뿜지 않겠소.
할수없이 물러나서 생각하니 불을 끄는 것은 물이라는 생각이었소.
그래서 찾아왔소, 용왕이 그곳으로 가 불을 끄고
우리 스승님을 구해주시오."
"대성, 잘못 생각하셨습니다.
비가 필요했다면 제게 오실 일이 아닌데요."
"아니 귀공은 사해용왕이 아니요?
비를 주관하는 귀공한테 오지않고 누구에게 가란 말이요?"
"대성! 제가 비록 비를 주관하고 있다지만,
내 마음대로 비를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옥황상제의 허락이 필요하지요.
옥황상제께서 언제 어디다 얼마쯤 어느시각에 시작해서
언제 그치게 하라고 분부를 하셔야합니다.
그것도 삼관이 명령서를 작성하고
태을이 옮겨쓰는 절차를 거쳐야하고,
그 위에 죄공과 전모 풍백 운동과도 약정을 해야합니다.
용도 구름없이는 조화를 부리지 못한다는 그 말이지요."
"바람이나 구름, 천둥 따위는 필요 없어요.
비를 조금 내려서 불만 끄면 됩니다."
"바람과 구름 우뢰가 필요없다고 해도
저 혼자서는 도와드릴수가 없어요.
아우들을 불러서 도와달라고 해야 합니다."
"어느 아우를 말하시요?"
"남해용왕 오흠, 북해용왕 오윤,
서해용왕 오순의 아우들을 말합니다.
"그 세바다를 돌아다니며 번거롭게 부탁하느니
차라리 하늘로 올라가서 옥황상제께 부탁을 하는게 났겠소."
"아니, 세 바다를 일일히 찾아가실 필요는 없소.
여기서 쇠북과 금종을 울리면
모두 이곳으로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서 쇠북과 금종을 치시요."
잠시후에 세 바다의 용왕이 모두 도착했다.
"손대성께서 요마를 항복시키는데 비가 필요하시다네
그래서 아우들을 불렀네."
오광은 세 동생을 오공에게 인사를 시켰다.
오공이 물을 빌리게 된 까닭을 설명하자 그들은 쾌히 승락하고
군사를 점검하여 출동했다.
오공이 용병을 데리고 잠시후 호산 고송간에 도착했다.
"오광형제 먼 길에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소.
이곳이 마왕이 있는 곳이요.
귀공들은 잠시 공중에서 몸을 숨기고 계시요.
이 손공이 놈과 싸우는 것을 보고 있다가 내기 이기면
구태여 여러분이 나서지 않아도 되고
또 내가 지더라도 싸움을 도울 필요는 없소.
그러나 놈이 불을 뿜으면 내가 기별을 할테니
일제히 물을 뿜어주오."
오공은 구름을 낮추어 송림으로 가서 팔계와 오정을 불렀다.
오공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팔계가 반기며 말했다.
"형, 빨리도 왔구나, 그래 용왕과 함께 왔어?"
"응, 다 왔어, 비가 내리면 짐이 젖을테니 잘 살펴라.
난 가서 놈과 싸우겠다."
오공은 개울을 뛰어넘어 건너편 동굴 문앞에 가서 큰 소리를 쳤다.
"이놈아! 문 열어라!"
문을 지키고 섰던 파수병이 안으로 급히 뛰어가 보고를 했다.
"대왕님!, 손행자란 놈이 또 왔습니다."
"엥? 하하하 그 원숭이 놈이 불에 타고도 죽지 않은 모양이지.
하지만 이번엔 용서없지, 불고기를 만들어 버릴테야.
얘들아! 불수레를 밀어내라!"
홍애아는 몸을 흔들어 무서운 투사로 변신한뒤
화점창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 소리를 쳤다.
"넌 뭣하러 또 왔느냐?"
"스승님을 찾으러 왔다, 어서 풀어드리거라"
"이 원숭이놈아,
네놈도 어지간이 미련한 놈이로구나, 당나라 중이
네 놈에게는 스승인지 모르나 내게는 아주 좋은 술안주란 말이다.
그걸 돌려달라니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일찌감치 단념하고 물러가거라."
오공은 화가 머리 끝가지 올라
여의봉을 고쳐쥐고 정면으로 공격해갔다.
홍애아는 화점창으로 맞받아치며 둘이 이십합을 싸우다
도저히 싸울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화잠창을 크게 휘둘러 오공이 피하는 사이에
몸을 빼고는 주먹으로 코를 두번 쥐어박고 불을 내뿜었다.
입과 눈에서 불을 내뿜과 수레에서도 불과 연기가 솟아 올랐다.
오공을 불길이 솟는 것을 보고 '용왕'하고 소리쳤다.
다음회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