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이야기] ㅡ 생각하는 탁구
작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탁구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나의 탁구 스타일을 "생각하는 탁구"라고 명명해준 탁구클럽 관장님이 있었습니다.
이 말 속엔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함한 표현이었지만, 저는 긍정으로 받아들여 이후 '생각하는 탁구'를 지향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쯤인가 어느날 그 관장님으로부터, "전엔 아무때고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긴장이 된다"는 과분한 칭찬을 들었습니다.
다른 운동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탁구 역시 생각에 앞서 몸이 먼저 본능적으로 반응하기에 '생각하는 탁구'는 그저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나의 '생긱하는 탁구'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즉, '진화하는 탁구'가 덤으로 붙었습니다.
불교 선종에 '돈오점수'란 아주 중요한 말이 있는데, 돈오, 즉 깨닫고, 점수, 즉 깨달은 것을 점차로 내것으로 만드는 체화의 과정을 거듭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
사족이지만, 이 돈오의 중요성을 설파한 혜능은 신수와의 게송 대결에서 승리해 6조혜능의 자리를 차지했던 바, 깨달음 없이 기계적으로 연습과 훈련만으로는 발전과 진화는 더딜 거라는 생각...
그제 화성국민체육관 탁구장에서 실력 혹은 구력으로 1인자가 저의 파트너가 되어 복식 경기를 가졌는데, 2세트에서 갑자기 "이번 세트는 수비는 없습니다. 공격만 하세요"라며 주문하는데, 저는 어리둥절 당황을~
그러자 덧붙이는 말이, "커트를 사용하지 마세요."라며 구체적으로 이해시켜줌~
아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주문, 그리고 바로 내가 원하던 바였기에, 그 주문(오더)에 맞추는 데 열심히 땀을 흘리며 내내 긴장되는 순간을 잠시 맛봄~
'생각하는 탁구'에 더해 '진화하는 탁구'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실험적인 탁구'가 덧붙여진 것.
생각하고 깨닫고, 다시 몸으로 익혀 내것(나의 기술)으로 만들고, 그리고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실험을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고수' 소릴 듣겠지요.^^
kjm / 2024.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