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어쩌다...中 공자학원, 한국서 ‘공산당 찬양’ 가르쳤다
글쓴이 : 전경웅 기자/ 자유일보
국내 28곳 아시아 최다...중·고교서도 4곳이나 운영해 충격
김석규 前 국정원 방첩국장 “비밀경찰처럼 첩도 활동도” 증언
영국은 자국 내 30곳 폐쇄 방침...美 FBI도 이미 수사 돌입
중국이 한국에 비밀경찰서 뿐만 아니라 공자학원을 운영하며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직 국가정보원 방첩국장이 말했다. 중국 교육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8개의 공자학원이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나라 공자학원 중 4곳은 중·고교에 있다.
김석규 전 국가정보원 방첩국장은 중국 비밀경찰서에 대한 본지 질문에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체주의 국가로 해외에서의 첩보수집에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석규 전 국정원 방첩국장은 "외국 블랙요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게 국정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전체주의 국가"라고 전제한 김석규 전 국장은 "중국은 비밀경찰서 뿐만 아니라 공자학원 등 다양한 수단으로 첩보를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4년 11월 서울 강남에 첫 번째 공자학원을 열었다. 중국은 2020년 1월 기준 160여 개국에 540개의 공자학원을 운영 중이다.
중국은 자국 문화를 알리려 공자학원을 만들었다지만 이곳에서는 공자의 사상이나 책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내용을 가르친다. 공자학원 근무자들 또한 스파이와 비슷하게 활동해 논란이 많았다. 결국 2018년 2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공자학원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영국은 지난해 10월 자국 내 30곳의 공자학원을 모두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석규 전 국장에 따르면 중국은 해외에 ‘블랙’을 더 많이 보낸다. ‘블랙’이란 신분을 위장하고 활동하는 스파이요원이다. ‘화이트’는 해외공관에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하는 요원으로 현지 정부에도 신분을 알린다.
국정원 방첩부서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정보기관의 ‘블랙’을 살피고 불법 정보활동을 감시·파악한다. 김 전 국장은 "화이트라고 하더라도 우리 국익과 안보에 해가 되면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 지정)’로 쫓아낸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국장은 "우리도 과거 태권도 사범 등으로 위장한 요원을 중동에 많이 파견했다"며 "아무튼 국정원 방첩부서 요원들은 나라를 위해 엄청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5일 "중국 비밀경찰서의 존재에 대해 파악 중이냐"고 질의했을 때 국정원 대변인실이 "그건 경찰에 문의해보라"고 답한 건 왜일까? 김석규 전 국장은 "당연히 그렇게 대응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규 전 국장은 "심층적인 정보 업무는 대변인실에서 답을 해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기관은 차단의 원칙이 있다"며 "방첩이나 대공수사 같은 기밀 업무는 대변인실에서 알기 어렵다. 꼭 알려야 할 내용만 대변인실에 알려준다. 따라서 중국 비밀경찰서에 관한 내용은 대변인실이 미처 못 챙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명령으로 사면 복권된 김석규 전 국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원 등의 역량을 무력화한 데 대해 꾸준히 비판해 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의 방첩 역량이 크게 약화된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전 국장은 "전방 사단을 감축하고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무력화한 것만 봐도 알지 않느냐"며 "게다가 월남 패망 때 희열을 느꼈다는 문 대통령이 우리 안보역량을 어떻게 만들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국장은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신봉하는 윤석열 정부라면 국정원뿐만 아니라 군까지 안보 역량 전반을 다시 정상화시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국민들이 정신을 차려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다"며 "하지만 아직도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저들을 지지하고 있다. 저는 ‘계몽’이나 ‘계도’니 하는 말을 싫어하지만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자유일보>가 국민들을 계몽·계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