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
손 원
내가 사는 아파트 출입문 입구에는 쓰레기 수거장이 있다. 공간이 다소 넉넉하여 많은 양의 쓰레기를 모아 요일별로 분리수거를 한다. 지붕이 있어 우천 시에도 보관이 용이하고 출입문 바로 앞이어서 쓰레기 비우기에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분리수거대가 설치되어 있다. 어른 키보다도 높은 거대한 마대자루에는 종이류를, 그 옆에는 종량제봉투 수거를 위한 철제용기가 있다. 안쪽에는 다섯 칸의 거치대에 마대자루를 걸어놓아 플라스틱, 비닐, 유리, 철, 음식물을 구분하여 비울 수 있다.
요즘 아파트에는 이른 유형의 쓰레기 수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을 것이다.
쓰레기 처리에 골몰하고 있는 요즘 이런 시설을 이용하고 있어서 마음이 가볍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이틀이 멀다하고 쓰레기통을 비워야 하니 돈 안들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 앞 쓰레기장이 고맙기만 하다.
나는 아내의 일손을 조금이라도 들어 주기 위해 가끔 쓰레기통을 들고 나간다. 거실의 쓰레기통이 가득차면 주로 저녁 운동갈 때 비운다. 다소 번거로운 음식쓰레기는 아내가 비운다.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수거대에 집어넣기만 하는 손쉬운 작업이다. 이렇게만 하면 재활용이 가능하여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쓰레기 공해를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가볍다.
쓰레기 처리를 못하여 모아 둔 쓰레기산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쓰레기처리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다. 가끔 쓰레기 처리장이 부족하여 골머리를 앓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다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대구는 당분간은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나는 쓰레기장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시내 쪽에서 보면 와룡산이라는 산 뒤쪽에 거대한 쓰레기장이 있다. 깊고 넓은 골짜기로 바닥에서 부터 차곡차곡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다. 산 정상까지 채우려면 수십 년은 걸릴 것이다. 그동안 매립지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하지만 언젠가는 그 산의 골짜기도 쓰레기로 꽉 차게 될 것이다. 그 이후 여느 도시와 같이 매립을 걱정해야 될 것이고 그 부담은 후대가 감당해야할 것이다.
오래 전에 일본 동경의 쓰레기 처리실태를 견학했던 적이 있었다. 동경 앞 바다는 수심 3미터 미만의 얕은 바다가 연안으로 부터 수백 미터나 펼쳐져 있다고 한다. 바다 밑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고 소각 후 생긴 재로 바다를 매립하고 있었다. 재와 생토를 층층이 다져 매립하여 공해가 없다고 했다. 이렇게 조성한 매립지는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 한다고 하니 동경은 복 받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철저한 분리수거와 친환경 처리를 하는 것이 당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도 쓰레기 매립지 관리에 성공적인 사례가 더러는 있다. 며칠 전 대구수목원 국화전시회를 다녀왔다. 형형색색의 국화꽃으로 장식한 갖가지 형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보기 드문 대규모의 국화축제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이곳이 과거 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 하니 미끼지가 않았다. 광활한 부지 밑으로 수 미터의 쓰레기가 층층이 쌓여 있음이 분명한데도 그 표면은 훌륭한 공원으로 가꾸어져 국화의 향연까지 펼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해마다 국화전시회를 관람하고 꽃의 향연과 함께 쓰레기 매립지의 활용에 찬사를 보낸다. 쓰레기 매립장이 훌륭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와룡산 뒤쪽 매립지도 매립이 끝난 부분 일부에 체육관이 건립되어 시민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쓰레기처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배출, 수거, 처리를 끝없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쓰레기를 없앨 수는 없다. 그렇다면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너무나 쉽다. 관심이 적고 실천을 하지 않기에 문제가 된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로 쉽게 재활용이 가능한가를 생각해 보자! 바로 재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거함에 넣고 분리수거도 제대로 한다면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요즘 생수를 사 먹는 가정이 많아 플라스틱 수거함을 채우고 있다. 생수병에 부착된 비닐을 제거하여 플라스틱과 비닐로 구분하면 좋을 것이다.
요즘 재활용쓰레기도 수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것을 외면하고 왜 귀중한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지 납득이가지 않는다. 자원은 있지만 재활용하기에는 인건비가 많이 들어 타산이 맞지 않아서일 것이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동참한다면 일등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국가경제에도 일조하지 않을까?
분리수거의 성공여부는 홍보와 참여 그리고 여건 조성일 것이다.손쉽게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배출방법을 상세히 홍보하고 시민의 동참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거함을 적절히 설치하는 것이다. 쓰레기 관리만 잘해도 도시는 쾌적하고 공해를 줄이고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이다. (2019. 11. 20.)
첫댓글 사람이사는 곳에는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쓰레기 처리가 골치를 아프게 합니다. 세식구가 사는 저희집에도 웬 쓰레기가 그렇게도 많이 나오는지 그래도 종량제 와 재활용 분리수거로 돈이 들어도 얼마나 편리한지,쓰레기 매립장 관계로 발생되는 님비 현상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도 해 봅니다. 가능하면 배출량도 줄이고 재활용도 철저히 하는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쓰레기 처리및 활용 방안을 심도있게 제시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제때 버려야 하는데.. 많이 쌓아두고 미루는 편입니다. 음식물쓰레기도 카드를 주며 무게 재는 통 같은 곳에 버리라고 하는데.. 더 번거로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모든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누구나 일상생활에 겪는 일을 글로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쓰레기 문제는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닌 듯 싶습니다. 두 식구가 사는 저의 집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는 것은 아니고 껍질이나 먹지 못하는 부분만 버리는 데도 사흘걸러 봉지가 가득찹니다. 더 줄여야지 더 줄여야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는데, 반찬 가지 수를 줄여야 하나 봅니다.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 해 주신 글,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쓰레기 수거는 인류의 영원한 과제라고들 합니다. 아무리 분리 수거를 잘 해도 재활용이 안 되거나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면 쓰레기 산을 이루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얼마전 태평양의 북쪽 알래스카 부근 바다의 쓰레기들을 TV에서 보면서 이건 인류의 대재앙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쓰레기가 잘 관리되는 그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