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입한 두 기사 간의 대결에서 랭킹 45위 안정기 6단(왼쪽)이 101위 김성진 6단에게 신승을 거뒀다.
제44기 SG배 명인전 본선토너 16강전
안정기, 접전 끝에 김성진에게 1집반승
이기면 승자조 8강으로 올라가고, 지더라도 한 번 더 기회를 갖게 되지만 패자조에서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만나야 하는 운명.
5년 만에 부활한 제44기 SG배 명인전은 13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16강전 다섯 번째 대국으로 이어졌다. 결전에 나선 두 기사는 안정기 6단과 김성진 6단. 공히 예선 4연승으로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나이로는 김성진이 일곱 살 위. 랭킹에서는 안정기가 45위, 김성진이 101위. KB리그에서는 안정기가 1부리거로, 김성진이 2부리거로 뛰고 있다. 두 기사 간의 첫 대결은 장장 6시간을 넘겼다.
▲ 안정기 6단의 명인전 본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과 권위 있는 기전에서 꼭 한 번쯤 잘해 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뿐 아니다. 공배를 제한 수수는 371수까지 진행됐다. 이번 대회 들어 최장시간. 또한 371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전체기전 최장수수로 기록됐다(한국기원 기보 작성 대국 기준).
안정기가 승률 그래프를 주도한 시간이 많았지만 김성진에게도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다. 엎치락뒤치락한 형세는 돌고 돌아 종반에는 반집승부. 끝내기에서의 정확도와 집중도에서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인 안정기 6단이 1집반을 남겼다.
▲ 김성진 6단은 77수째에서 초읽기, 그때 53분여를 남겨 두었던 안정기 6단은 156수째에서 초읽기.
"맨 마지막에 패가 정리되고 나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안정기 6단)
"괜찮았던 것 같은데 끝내기 실수를 많이 한 것이 후회된다." (김성진 6단)
승자조 8강에 진출한 안정기 6단의 다음 상대는 랭킹 33위 최정 9단이다. 한 차례 겨뤘던 지난 1월의 KB리그에서는 최정 9단이 불계승한 바 있다. 김성진 6단은 패자조에서 신진서 9단과 대결한다.
▲ 김성진은 2013년 41기 명인전에서 변상일을 꺾고 8강까지 오른 바 있다. "욕심이 나는 칭호이기도 하고 좋은 기회인 만큼 잘해 보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 대국 준비에 대한 중계석의 질문에 웃음부터 지어 보인 김성진 6단은 "준비할 게 없을 것 같고, 그래도 가장 잘 두는 기사와 둔다는 자체가 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바둑 두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 안정기 6단은 최정과의 대국에 대해 "두 달 전에 완패를 당해서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제44기 SG배 명인전의 우승상금은 6000만원. 패자부활전을 병행하는 16강 토너먼트에 이어 결승3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다음 주에는 안성준-박창명(19일), 황재연-현유빈(20일)의 16강전으로 승자조 8강 대진표를 완성한다.
▲ 계가를 마친 후의 반상. 양쪽 모두 상대방 집을 다 메우고도 사석을 남겼다.
▲ 끝내기 강점을 발휘했다.
▲ 끝까지 투지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