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hygge)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아늑한 시간을 뜻하는 덴마크어로,
덴마크 사람들이 지향하는 여유롭고 소박한 삶의 방식을 뜻한다.
덴마크 사람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압축하고 있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최원형에 따르면,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양초를 밝힌 따뜻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때
이를 휘게라고 한다. 휘게는 호화스럽거나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고,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쉽고 간단해야 한다.”
『덴마크 사람들처럼』의 저자 말레네 뤼달은 휘게는
1973년 유럽에서 처음 세계 여러 나라 대상 행복도 조사를 한 이래
덴마크가 늘 선두를 차지한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복지국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도가
높은 게 아니라 복지국가 시스템뿐만 아니라 덴마크 사람들이
내면에서 행복의 원천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행복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덴마크 행복의 10가지 비결로 신뢰, 교육, 자유와 자율성,
기회 균등, 현실적인 기대, 공동체 의식, 가정과 일의 균형,
돈에 초연한 태도, 남녀평등, 겸손 등을 들면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고 말했다.
덴마크가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낼 줄 아는 국가지만
“나머지는 각 개인이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시도해야 하는 여정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휘게 문화는 개인적인 차원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뤼달은 공동체와 국가 차원으로까지 적용된다고 말한다.
“휘게를 느낄 수 있는 넓은 의미의 ‘집’에 대한 소속감은
국가, 상징, 가치관에 대한 사랑으로도 나타난다.”
이와 관련 손영옥은 덴마크 사람들은 덴마크 국기
‘단네브로(덴마크의 힘이라는 뜻)’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집집의 정원에는 깃대 위에 국기가 펄럭인다.
크리스마스트리도 국기로 장식한다.
심지어 생일 케이크에도 양초와 함께 단네브로를 빙 둘러 꽂는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휘게 문화가 사회로, 국가로 확장돼 나타난 게 케이크 위에 꽂은 국기다.
우리도 스스로 좋아서 케이크에 너나없이 태극기를 꽂고,
페이스북엔 그런 사진이 무시로 올라오는 나라를 꿈꿔본다.”
‘왜 이렇게 쫓기며 사는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삶이 가능할까’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타임푸어』를 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브리짓 슐트는
타임푸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휘게를 들었다.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그 순간을 즐기고, 멋진 저택을 지나치면서
질투심이 나면 지금 내 집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다시 떠올리라는 것이다.
슐트는 “휘게는 기대를 낮추자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문헌
- 최원형, 「덴마크 행복의 원천 ‘휘게’」, 『한겨레』, 2015년 4월 10일.
- 손영옥, 「생일 케이크 위에 태극기 휘날리려면」, 『국민일보』, 2015년 4월 30일.
- 이기창, 「쫓기는 삶은 그만···시간의 주인 되는 법」, 『매일경제』, 2015년 6월 12일; 박훈상,
- 「세상에 당당하게 외쳐라, 내 시간, 함부로 줄 수 없어!」, 『동아일보』, 2015년 6월 13일.
글 김환표 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IT 제국’의 속살을 살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살핀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트렌드 지식사전(편저)』(1~6권) 등이 있다. 함께 쓴 책으로는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미래를 파는 디지털 상인들』 등이 있다.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출처
트렌드지식사전5 | 저자김환표 | cp명인물과사상사 전체항목 도서 소개 정보공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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