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로 가다
장유니
당신의 물고기 신부가 되고 싶어
투명한 꼬리 지느러미 웨딩 드레스를 꺼내 입고
잠영을 시작할 거야
통가에 가서
숨을 오래 참고 기다리면
몇 번이고 죽다 살아난 네가 찾아오는 것만 같아
너는 물결처럼 일렁이며 내게 오는 것만 같아
발광다이오드 순모음 빛을 뿌리듯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깊어져야
우린 만날까
다시, 바다로 들어간다
수면 아래 수초들의 자모음 웅성거림을 해안으로 밀어내며
네게로 간다
물살을 가르며
두 발이 흰 거품으로
두 팔이 배지느러미 등지느러미로
가속 붙여 물살 가르는
이 기분
너를 향해 헤엄치다 보면
이상하지, 내 등은 부풀어지고 내 폐도 부풀어져
아홉 번째 파도를 타고 문장들이 튀어올라
너를 위해 쓰고 고치는
시가 된다
이제, 나는 유창하게 향유고래처럼 바다를 통째로 노래한다
통가로 가서 바다의 신부가 될 준비가 다 됐어
꽃병이 깨지던 날
그리운 네 이름으로 입술을 벌리면 목구멍에서
못이 튀어나오고
산탄총 파편이 온몸에 박히는 듯한 통증
총알은 조그맣게 나의 전신을 파고들다 나를
관통해 지나간다
나의 이마에는 별의 표식
너는 나를 뚫고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구나
관통상 너머 저 멀리에는 네가 좋아하던 별자리들
귀를 열면
밤의 가장자리가 부서지는 소리
소주와 담배연기로 네 체취가 배어나오던 콧노래 소리
하늘 전체가 장전 되었다
환상통처럼 지나가 총알이 돼버린 네 이름을 삼킨다
언젠가는 말을 하고
노래하며 시를 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