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첫 ‘심’ 개안 산행기
심산가족님들 안녕하세요?
올 봄은 춥다가 따뜻하다가 또 싸늘하다가 비오다가 덥다가 오늘은 바람이 불고, 저녁이 되니 싸늘합니다. 횐님들 모두 건강관리에 유의하셔야 할 듯 합니다.
작년 심을 만나 몇 ‘님’을 채심한 후, 겨울내내 얼마나 봄을 기다렸던지..^^
4월 중순부터 정찰산행을 핑계로 이곳저곳 생자리며, 남들이 작년에 훑고간 자리며 꽤나 돌아 다닌 듯 합니다. 물론 한창 수목이 우거질 때는 볼 수 없었던 산속의 골짜기 지형이며, 초봄에 올라오는 식물들의 분포도 배우고...또 머리도 식히고 좋았습니다.
저 남녘이나 좀 따뜻한 곳에서는 이른 심이 올라왔다고는 하는데..어찌 된게 이동네는 고패도 하나 안 보이고...그나마 두어군데 엉성한 광자리를 가봐도 싹도 안보이고..대략 난감했었습니다.
그러다가...지난 5월 1일, 탐색산행을 접고 공식적으로 올 심산행에 돌입했습니다.
결과는?
[앤더슨 올 첫 본탐 ‘심’ 산행에 나서다]
그렇게 벼르고 벼르다 5월 1일! 작년 경기 북부에서 원정 내려온 군대 선배와 같이 들어가서 삼구 몇 개를 봤던 충북 중부 모 지역, 모 골짜기로 출정하였습니다. 당연 엄청 설레는 마음이었지요^^
그러나...말입니다.
결론은 꽝!!! 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주의! 아래의 사진중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하도 우습기도 하고 또 요상하고, 어이가 없기도 해서 할 수 없이 올리긴 했습니다만, 여성 횐님들께서는 좀... ㅠㅠ
거부감이 크실지 모르니....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사구가 부른다. OK~~ 49 고!!!]
말 그대로 49 고~~입니다^^
전날 퇴근길, 신호대기에서 49 고가 저를 들뜨게 합니다.
감이 좋았습니다.
다음날 일찍, 목표로 찍어둔 산으로 달립니다. 산 초입에서 준비한 막걸리 캔 하나와 ‘널널한 시간’ 에너지바로 간단히 예를 올리고...방향을 잡고 치고 오릅니다.
오늘 방향은 정북향과 북쪽으로 치우친 북서향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심탐을 하기위해 가급적 ‘딴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초집중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습니다.
늘 그렇듯 바닥좋고~~ 바람좋고~~ 좋고~ 또 느낌도 좋습니다.^^
허나..허나 말입니다. 그렇게 한골, 두골, 세골..열심히 훑어도 그 분은 영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잠시 허탈해 하다가...심이 그렇게 막 보이면 그게 어디 심이냐! 함서 마음을 다잡고 차분히 다시 오릅니다.
그런데 어라?
저 밑 골짜기가 갑자기 호호~까르륵..까르륵 시끄럽습니다. 뭔 소린가 했더니.. 나중에 보니...봉고차로 최소한 두 대분의 아주머니 특공대들이 이 산으로 투입된 것입니다. 아고...
좀 맛이 안 납니다. 도통 신경이 쓰여서 말이죠.
그러다가 잠시 능선 9부쯤에 앉아 우유를 마시고 가지고 온 육포를 뜯으며 어떻게 할까? 전산을 할까 어쩔까 고민을 하는데...
왼쪽 어깨에 걸쳐진 능선 넘어에서 솨솨사삭 소리가 납니다. 아~~ 뱀 소리? 아닙니다.
고라니 소리? 그것도 아니었다. 그 소리는....ㅠ
우솨솨솨 낙엽을 치고 달려오는 소리가 이건 뭐가 사단나도 크게 난 것 같다는 본능에 옆에 있던 작대기를 들고 벌떡 일어나 돌아보니...세상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멧돼지 한 개 분대가 능선넘어에서 제가 있는 쪽으로 내달려 오고 있는 거였습니다. 정말...놀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젤 큰 놈 두어마리를 선두로 하여 한 열 마리가 일렬로 달려오는데...머리카락이 그냥 쭈육~~ 쭉 서고...순간!
본능적으로 들고 있던 작대기로 옆의 참나무를 막 두들겼습니다. 달리 할 방법이 없더군요.
그랬더니 한 7~8미터 앞까지 달려오던 대장 멧돼지가 눈을 꼬나 저를 보는 것이 느껴질 거리쯤에서 방향을 약간 틀며 저와 3미터 정도를 두고 쏜 살같이 밑으로 내달리는 겁니다.
아휴~~ㅠㅠ
십년 감수했습니다.
멧돼지 열 마리가 일렬로 내닫는 모습을 작대기 하나 들고 서 있는 왕초보 ‘잡심마니’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후덜덜입니다.
[작년의 구광자리로....가보다]
재주 없는 목수가 연장 탓 한다고...이쯤되니...산도 맘에 안 들고...또 특수부대(?)가 투입된 산에다, 정신을 쏙 빼버린 멧돼지까지...휴~~
미련 없이 하산모드로 설정하고 작년 운좋게 황절삼구를 봤던 곳으로 이동합니다. 차로 한 이십분 떨어진 곳입니다.
마음을 다잡고 한번 돌아보자 하며.... 그 자리에 근 삼십분을 산속을 헤메며 가보니...
뭔 놈의 광자리가 휑합니다. 암것도 없습니다.작년에는 각구와 오행도 두어개 있었는데... 볕이 너무 잘드는 곳이라 좀 요상하긴 했지만...그래도 삼이 타거나 녹아 내릴 정도의 센 곳은 아니었는데...
어째 바닥엔 암것도 없네요...누가 발을 들여 놓은 자국도 없는데..거참
올해 세군데 작년에 캤던 자리를 가 봐도 모두가 이모양이니...이거 종 잡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못 찾는 것이 맞을 테지만...아무리 그래도 좀 이상합니다.
[아~~~요노무 시키들]
그렇게 올 본격적인 심산행을 꽝치나보다 하며, 허탈해 옆에 있는 바위에 앉아 먼산이나 보자하며 한가로이 누워있다가...
휴대폰도 만지작 거리다가...허기가 좀 져서 육포를 꺼내 먹는데....
옆에서 바스락바스락 뭔 소리가 납니다. 작은 소리입니다. 이거 뭐여 하고 돌아보니...하 요놈
겁도 없는 다람쥐가 왔다갔다 애교를 떱니다. 제 무릎 바로 10cm까지 와서 애교를 떨었습니다. 휴대폰 사진모드로 전환하는 사이 좀 떨어진...곳으로 뽀르륵 도망가 있는 놈.
하여간 귀엽습니다. 한참 그렇게 까불더니...먹으라고 던저준 육포 조각 떨어지는 소리에 제 먹을 건 못 찾아 먹고...후다닥 도망갔습니다~~^
다람쥐도 가고 이제는 슬슬 일어나 마음 비우고 집으로 가야 할 듯 합니다.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다 뜻이 그런 것을...^^
오늘 못 보면 또 다음을 기약하면 되는 것이고...그렇게 맘 편히 먹고 일어날 채비를 하는데...
이번엔 오른쪽편에 순간 뭔가 느껴집니다. 뭐랄까 소리도 하나 안들리지만...조금전까지와는 다른 미세한 어떤 분위기? 그런거...그런거 아시죠? 본능적으로 뭔가 위험이 느껴지고 소름이 쏴악 돋습니다.
아직 뭔지는 모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집중모드로 전환하고 뚫어져라 보니...헉!
이놈의 뱀 쉐이가 대가리만 쳐들고 제 바로 1m쯤 떨어진 곳에서 지도 뭔가를 감지하고 열나게 혀를 낼름거립니다. 하고~~ 오늘은 왜 이런다니 ㅠㅠㅠ
다행히 꽃뱀(화사)이라지만...섬뜩하긴 합니다^^
한참을 녀석과 신경전을 하다 에고 더 이상 볼 것 없구나 하고 일어서서...에라 이놈 간섭이나 하고 가자고 작대기를 들이댔는데...어쭈! 이놈이 스윽 한번 움직이더니 머리를 쫙 치켜들고 꼬나보며 도망갈 생각을 안 합니다. 살모사나 독사가 그러는 것은 몇 번 봤어도..이놈은 그냥 꽃뱀입니다. 어허..좀 기가 찹니다. 이번엔 작대기로 옆을 툭치니...한 1미터 가다가 또 그짓을 합니다. 또 한번 치니...또 그러구...ㅉㅉㅉ
이쯤되니..좀 부아가 납니다. 짜증도 솔직히 나있는데...지가 좀 알아서 스사사삭 하고 사라져 주었음 참 좋았을 텐데...
‘그냥 확!!!!!’
하려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작년 괴산 모산에서 얼떨결에 제 잘못으로 넘어지다가 본 독사를 죄 없이 살처분한 게 괜히 찜찜했던지라...
작대기로 휙 몸뚱이를 들어 한 삼십미터 풀숲으로 날려주며 특전사 고공낙하 체험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렇게 꿈도 야무지고..당차게 6개월을 오매불망 기다려 왔던 올 첫 심행은 꽝이었습니다.
[2차 산행기...그래도 꿈은 식지 않는다. 다만 몸에서 열이 날 뿐이다]
간만에 쉬게 된 3일연휴라...모지게 마음 먹고 3일중 한 번은 그 분을 볼 수 있으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벼르고 있었는데...연휴 이틀째 그러니까 5월 2일은 회사에 문제가 생겨 들어갔다가 나와 대기모드로 있어야 했습니다...어휴 속이 꽤 상했습니다.
오후 서너시에는 충남 처가로 넘어가서 사정상 도와 드리지 못한 고추심기 대신 항타로 고추밭 쇠말뚝을 박느라 알이 퉁퉁 배었습니다. 팔뚝에...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간 가을에 그 유명한 00고춧가루도 물 건너가고 김장김치도 국물도 없는줄 알라고 아예 대놓고
그러십니다^^
그런데 우스운것은 말뚝을 박으면서...고추모종들이 문득 삼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병이 들어가나 봅니다. ㅠㅠ
[다음날...그분을 찾아]
마눌님이 일이 있어 같이 가지 못해 혼자 갔던지라... 아침 일찍 조반(?)을 장모님께 얻어 먹고...일이 있어 일찍 가야 한다고 처가를 나섭니다. 원래 같으면 처남하고 늦게까지 ‘참 아름다운 이슬’을 개인당 두어병씩은 마시고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쉬다가 점심에나 되어야 집으로 오는데..
그러나 언제 올지 모를 연휴 3일차! 이 금쪽 같은 시간, 기회를 잠으로 보낼 수는 없지요.
오는길에.. 방향을 틀어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지역으로 차를 돌립니다. 처가 인근 고을인데..언젠가 장인어른을 모시고 근처를 지나는데..장인어른께서..
“옛날엔 저 산에 온통 인삼농사깨나 지었는데...워째 요새는 없네?”
라고 말씀하시던 것을 듣고 몇 번의 문답이 오간뒤의 결론은 그곳에서 꽤 오래전에 인삼농사가 번성했었고..요즘은 다른 특작물이 소득이 높다고 인삼농사를 닫은지 근 십년이 넘었다는 정보였습니다.
그곳을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하필 날씨가 영 개운치 않습니다. 부슬부슬 비도 오고 또 안개도 은근합니다. 애매모호한 날씨입니다. 장화를 트렁크에 싣고 다니긴 하지만...아마 고생깨나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목표의 그 산입니다. 초입에도 안개...오르고자 하는 산의 주봉은 아예 보이지가 않네요ㅠㅠ
휴대폰 네이버지도를 GPS 모드로 걸어보니 그나마 다행이 잡히긴 합니다. 좀 더디어서 그렇지...
이번엔 다시 배낭을 살펴봅니다. 작년 여름 강원도 원정산행에서 확인하지 못하고 올랐다가 산속에서 비를 만나 아주 생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요.
체크합니다. 판초가 있고, 비상약도 있고, 봉다리도 있고, 수건도 있고, 모자도 있고, 장갑도 있고, 심통도 있고(심통이 과연 지금 필요할까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물도 쩜오 한통 있으니 되었습니다. 치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지나치면서 몇 번 본 산이고 골짜기인지라...대충은 알겠는데...아마 들머리를 찾아 들어가기 쉬운 주 골짜기는 이미 발이 많이 탓을 거란 생각에 머리를 굴려...정면에서 보이는 주골짜기 포함 예닐곱개의 크고 작은 골짜기중 가장 왼쪽의 두 골짜기를 택합니다.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오른쪽부터 파고도는 습관이 많다는 정보에 힘 입어서요^^ 그러나 산은 이미...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으로 넘쳤습니다.
3종 셑트(캔커피, 막걸리병, 빵봉지)외에 소주병, 보약봉지는 물론 산속에 왠 시커먼 여자 빤쥬스타킹까지 있는지 ...거참 도통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도 눈 높이 나뭇가지에 턱 하니 걸쳐저서 말이죠???ㅠㅠ
깜짝 놀랐습니다. 아주~~
[꽝! 하산도 맘대로 안되는 구나~~ 이 망할놈의 안개!!!]
막상 골짜기를 타다 능선을 오르니 안개가 장난이 아닙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이제 일도 아닙니다.
정말 10M터 앞도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한 골짜기만 더 돌고 미련 없이 내려오겠다는 마음이었는데..이제는 이거 방향이 잡히지 않으니 심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하산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더 문제입니다. 잠시 망설입니다. 대충 올라온 길은 기억이 나는데...다음 골이 문제입니다.
어쩐댜? 어쩐댜~~~~ㅠ
할 수 없습니다. 치고 오르기로 합니다. 오른쪽으로 그대로 내려가 골짜기를 만나면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고 골을 타고 오르며 좌우로 훑고 막창에 다다르면 주능선으로 올라 왼쪽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하산!
그럼 됩니다!
그런데..그런데 이 망할 안개 때문에 그게 안 되어 무려 한시간을 헤맸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중간에 능선 중간부에 생각지도 않게 작은 봉우리가 있었는데 그만 그것 때문에 헷갈려 그 봉우리를 빙빙 돌다가...겨우 정신차리고...
안개속 저 한참아래 도로에서 들리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를 이정표 삼고 나뭇가지들이 치우처진 쪽을 남쪽방향으로 잡아 겨우겨우 내려왔습니다.
내려와서 보니..차 주차 해 놓은 곳과는 무려 5백미터쯤 더 올라간 곳이었습니다. 아휴~~ 군대 생활 오래하면 뭐 합니까. 시간이 지나니 그저 별 볼일 없네요^
첫 심산행 그리고 두 번째 산행도 그냥 꽝인가 싶어 참으로 아쉬울 뻔 했는데...
[올 첫심을 보다~~~!!! 띰 봐앗따!!!]
말씀드린 작은 봉우리를 빙빙돌며 방향을 못 잡고 버벅거리다가 문득 산만 안 넘어가면 어짜피 작은 골이니 결국은 도로나 산 초입 하단부와 만날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쳐 한 번 시도를 해 보려 마음 단단히 먹고 내려섰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나침반이 가르쳐주고 나무가 가르쳐준 방향이면 삼이 많이 난다는 북향이나 북동과는 거리가 좀 있는 남동향 아니면 남향이 될 것입니다. 아고~~
그렇게 작은 골을 따라 내려오다보니...이 골은 볕이 잘 들어서 그런지 바닥이며 경사면은 좀 그렇습니다. 덕분에 사람이 많이 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에라 ...하산이나 잘 하자 함서 그렇게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고도는 한 3백쯤 되려나?
골짜기 중간에 좌로 틀어지는 작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그대로 내려가면 남향이요, 좌로 꺽어진 그 작은 골을 들어서면 오른쪽은 또 완전 북향이 됩니다. 허허 참..
‘한 번 가봐?’
안개 땜시 걱정이 되지만 미지의 세계를 두고 그냥 지나쳐서야 어디 그게 그 분을 찾는 자의 마음일까 하고 혼자 낄낄거리다 결국 들어섰습니다. 조심 조심 들어가다보니...
소나무, 낙엽송, 활엽수...제법 섞여 있는 곳이고...깊지는 않지만 은근 쏴 합니다.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도랑 같은 것도 있고요.
좀 더 가니 저 앞쪽에 안개속에서 어렴풋이 자그만 막창이 보이는 듯 합니다.
에라~~이..그럼 그렇지..
맘을 확 비우고...돌아서서 나오다 자꾸 한 25도쯤의 경사면이 거슬려 눈길이 그리로 쏠리는데...
어라? 뭔가 보입니다.
[드뎌 올 첫 심 보았다!!!]
그분이 있네요^^
그것도 3구입니다. 때가 때인지라 풍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이게 어딥니까?
정말 장장 6개월 만에...심님을 봅니다.
‘띠임 보았다!’입니다.
정말 머리가 화 해지고...뭐랄까 가슴속이 막 간질간질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여간 초등학교 운동회 백미터 달리기 할 때 3등으로 달리는데 앞에 1,2등이 저 앞에 붕대를 이용한 흰색 결승선을 몇 걸음 앞에두고 지들끼리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졸지에 생각지도 안 했던 1등을 한 기분이후 최곱니다.^^
굵은 비가 파파박 쏟아지는 바람에...그렇지 않아도 방향 잡는다고 젖고 흙 묻은 손으로 만져댄 휴대폰이 물기에 터치도 제대로 안 되고 엉망이라 얼굴 대 놓고 사진도 제대로 못 찍은 게 참으로 후회됩니다.
삼구를 봤으니 혹여 모른다는 욕심! 솔직히 욕심이었습니다 ㅠㅠ 그래서 왕초보입니다.
열심 주변을 비 맞고 쭉쭉 미끄러지면서 찾은 끝에 반경 7~8미터 안에서 작은 삼구 두 분을 더 보고...
각구 한분과 삼행을 보았습니다. 날씨가 받쳐주면...아마 좀 더 크신 분들도 계셨을지 모르는데..
이쯤으로 만족을 하기로 하고 삼구 세분만 고이 모셨습니다.
문득 첫 삼구가 있던 곳의 하늘을 올려다보니...경사면에서 자란 커다란 오동나무 밑입니다. 새들이 오동나무를 좋아하나?
작년 첫삼도 오동나무 밑에서 3구 독삼이었는데 말이죠.
각구와 삼행은 그냥 큰 마음먹고 두고 오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한 두 번 더 가볼 수도 있겠지만...
그때 그분들 덕분에 다른 더 좋으신 분들도 볼 수 있을지 누가 압니까?^^
그렇게 급 기분이 좋아져 하산을 합니다.
내려 오다보니 심을 모신곳에서 그리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등산로가 있네요...아고~~이건 또 뭔일. 길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나는 얼마나 헤맨거란 말인가? 휴~~~~
이건 뭔가하고 계산을 해보니...밑의 도로에서 이 등산로를 따라 올라 제가 올랐던 산의 주능 봉우리 몇 개를 따라 돌아 인근의 00군 00산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비슷한 곳이네요.
그러니 사람들이 궂이 그 작은 골짜기로 들어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허점을 노려라! 딱 그 말이 맞나 봅니다. 길을 헤맸지만 덕분에 올 첫심 개안을 했으니 고생은 고생도 아닙니다. 사람마음 참~~~
하여간 엉망진창이 된 몰골로 어찌어찌 밑의 도로로 내려와 대충 정리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빗속에서 산행을 해서 그런지 배가 고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을 먹습니다.
꼴이 꼴인지라....우동도 저 구석자리에서 할 수 없이...뭐 죄 진것도 아닌데...
어제 댓글로 그런것에 개의치 말라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심낭화님...감사합니다.
제가 뭐 무장공비도 아닌데...뭐 어떻습니까마는 아직은 초보라 그런지 좀 그렇습니다.
[삼구 삼형제의 깔끔한 모습]
그렇게 집으로 와서...삼구님들을 깨끗하게 목욕시켜드리고 보니.. 이제 막 라가는 시기라 그런지 체구는 작고 또 그리 산에서 오래 계시지는 않은 분들인 듯 갸날프기도 합니다.
깔끔합니다.
올해의 첫 분들이니...우리집 서열 1순위 이신 마눌님 몫으로 한 분이 오늘 아침에 장렬히 희사되었습니다. 아쉬울 것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래야 올해 심산행 기름값도 나오고, 이것도 저것도 나올 것이고...아마 한 번 정도만 더 모셔다 드리면 GPS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한 분은 골골대시며 편찮아 하시는 고모님께(어머님은 작년에 드셔보셨다고 고모님 드리라는데...이게 좀 미덥습니다. 곧이 곧대로 믿기엔 좀 그렇고..아니자니 또 그렇구요^^ 아시죠?제말씀^^) 며칠뒤 어버이날 선물로 아낌없이 드리기로 했고..한 분은 올해의 첫심 기념으로 훗날을 위해 담금주로 모셨습니다.
올해의 첫 심산행 개안기라 좀 들뜨다보니 두서가 또 없네요.
이번 산행에서 얻은 저의 교훈입니다.
1. 작년에 나왔던 곳이라고 올해도 나온다는 보장 없다.
2. 광자리만 믿고 겨울내내 혼자 히죽거리지 말자. 덧 없다 ㅠㅠ
3. 멧돼지! 무조건 조심하자.
4. 안개, 비 악천후의 산행은 한 번 더 깊이 생각하자.
5. 나침반, 지도 등을 반드시 휴대하고, 수목을 이용하거나 소리 등 가능한 방법으로 최악의 경우에리더
향을 찾는 방법을 상기하자
6. 가끔은 남들의 발길이 향하지 않는 허점 포인트도 살펴보자
7. 역시 최고의 방법이나 비법은 없다. 고수들처럼 두고두고 찾아 먹을 구광자리가 없다면 운동 삼아 열심히 그저
나 죽었네 하고 초보는 열심히 발품을 팔자.
그리고...그리고!
8. GPS는 꼭 사고 말자!
입니다.
이상 두서없는 왕초의 심산행기이었습니다.
심산 횐님들 항상 안산과 풍산 그리고 행복한 5월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주에서 왕초 ‘앤더슨’ 올림
첫댓글 어쩜 산행기를 맛나게 잘 쓰실 까요
전 글재주가 없어 ㅎㅎ 채심을 축하 드립니다
쉬리님...과찬이십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그냥 일기를 이십오년째 쓰고 있다는 것이랄까요?
재밌게 읽어주시니 저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앤더슨 ㅎ 일기는 초등학교 때 써보고는 즐겁게 잘읽어 읍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쉬리 네....감사합니다^ 편안하신 밤 되시고 좋은 내일 되시기 바랍니다.
축하 부럽
하하~~송구합니다.
늘 좋은 산행되시기 바랍니다.
앤더슨님의 산행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재미있는 손을 놓을수 없는 소설에 빠져 든것 같읍니다.
삼일간의 꿀맛같은 휴식 기간에 산에 올라 겪을수 있는 일은 모두 겪으셨네요..
마지막에 목적 했던 심도 보시고... 수고 하셨읍니다 ..축하 합니다.
늘 과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으로 풍요로운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소설가로 데뷰를 하셔도 될듯한 맛깔스런
후기 재밋게 잘 읽엇습니다.아마도 정기독자가
될듯합니다 ㅎㅎ
뱀 땜에 저는 일반 등산로외에는 못가는 편입니다.간혹 등산로까지 침범하는
녀석들도 있구요.약초산행시 녀석들 대비법
노하우 있으시면 팀으로 좀 알려 주세요
채심하심도 축하드리며 늘 안산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작대기 집고 다니시면됩니다.
음~~~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딱히 노하우를 안다고 하긴 그렇지만...
일단 약초산행이시라면 장화나, 목긴 등산화에 스패츠 착용이 기본이 되어야 할 듯하고..
나무에 올라가는 녀석들도 있다하니.. 모자는 필수, 그리고 경사면을 오르실 때 힘들다고 나무를
먼저 잡거나 바닥을 집을 때는 시선을 먼저 두고 살피시는게..
그리고 뱀은 거의 나올 만한 곳에서 나오니까... 좀 이상하다 싶으면 잠시서서 살피시고..
풀숲같은 것은 작대기로 휘휘 젖고 몇초쯤 있다가 들어가시고...
독사는 완전무장이 되지 않으셨다면 그냥 피해가는게 상책이고요^^
물뱀이나 화사 같은 경우는 대개 지가 알아서 솨솨삭 사라지는게 일입니다...이정도?^^
@앤더슨 성의있는 답변 감사트립니다
일단 뱀에 대한 공포심 극복이
우선돼야 할것 같으네요
감사합니다
와~~~~~~~
뒤 둘이 갈 수없고 도망 갈 수없는
진솔하고 잼나는 터널을 통과했네요.ㅎㅎ
개안 축하드립니다
그랬습니다. 진퇴양난...^^
심산행은 늘 변수와의 싸움인듯 합니다. 때론 냉철하고, 때론 미련을 두지 말고..
하여간 도를 닦는 기분입니다^^
늘 안산과 풍산 하시기 바랍니다.
산행기 잘 보앗읍니다
팔공산님....잘 계시죠?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행복한 산행 늘 하세요
하리마오님, 잘 지내시죠?
날이 참 좋습니다. 항상 안산과 풍산 그리고 즐거운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6개월만에 보는 산행기 같습니다.잼나게 잘보았습니다.ㅎㅎ
올해 개안 축하드립니다.
좋은 님 많이보시고 안산하십시요.
맞습니다. 6개월만입니다. 지난 11월이후니까요^^^
감사합니다. 많은 것 보다는 알콩달콩 재밌고 넉넉한 산행이 되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심산초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늘 풍성한 산행 즐기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늘좋은 산행과 평안하신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삼이 모양새있게 잘자랐네요...팔품 판만큼...ㅎ....다그런건 아니지만
어쨌든 잘돌아다닌만큼 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는 진리지요...고생하셨고요...담엔
더 멋진넘으로 댓글 달게해주세요
희락당님
요즘 분주하시죠?
맘 비우고 발품팔품 팔아야 하는데 맘의 욕심이 영 안 비워집니다~~^
보는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좋은 오월, 풍성한 산행되시기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듯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늘 좋은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이도 하셧습니다 ..
멋진 삼구3채 축하드립니다 ..
정성으로 올려주신 산행기 한편의 소설처럼 잼나게 잘 봤습니다 ..
노을님...
삶의 현장체험이라 생각하니 한편 재밌기도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오월과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