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요양시설에서도 행복한 노인들
그들은 삶의 의미를 이렇게 찾았다
요양시설에 있어도 삶의 목적을 기억하면 생기있게 살아나갈 수 있다. / 셔터스톡
추하게 늙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공적인 노화의 의미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한 정의에 따르면 다음의 세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질병과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것, ▲높은 인지 및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존엄한 삶을 유지할 정도의 부와 인맥을 가지고 있는 노인에게는 이것이 비교적 달성 가능한 목표일지 모르나,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노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 기능 저하로 요양시설을 찾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요양시설 내에서도 삶의 목적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착실하게 살아내는 노인들이 있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영국 내 요양시설 4곳에서 60세 이상 노인 총 15명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그들에게 ‘삶의 목적’이라는 말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젊었을 때 삶의 목적을 부여했던 활동이 무엇이고 왜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요양시설에서 지내며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이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다.
설문 결과, 연구팀이 요양시설 내 노인들이 느끼는 삶의 목적에 관해 밝혀낸 바는 총 3가지였다.
첫째, ‘사회적 관계’는 삶의 목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한 노인은 자신이 현재 뇌졸중을 앓고 있음에도 하루하루 살아낼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가족과 손녀딸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노인들은 누군가를 돕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때 삶의 목적이 생긴다고 했다.
예컨대, 함께 시설에서 거주하는 노인의 식사를 돕거나, 시설 내 정원관리를 할 때 본인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식이었다.
둘째,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은 삶의 목적을 부여해줬다.
풍경이 좋은 벤치에 나가 계절의 변화를 즐기고, 본인이 좋아하는 퀴즈 북을 읽고, 또 뇌졸중 재활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에 성취감을 느끼는 등의 활동이 이에 해당됐다.
셋째, 따라서 의미있는 관계나 일의 상실은 곧 목적 상실을 동반했다.
가족이 삶의 이유였던 한 노인은 배우자와의 사별 이후, 젊었을 때 중장비 기계를 팔던 또 다른 노인은 은퇴 이후 역할 상실 때문에 삶의 목적을 잃었다고 답했다.
시력이 안 좋아지면서 좋아하는 옷을 더 이상 손수 만들 수 없고,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낀 노인 역시 삶의 목적의식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일상 속에서 삶의 목적을 갖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무엇이 삶의 목적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하며, 각자 어떠한 방식으로 삶의 목적을 세워 나가고 있는지를 질적 연구를 통해 자세하게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요양시설과 같이 불리한 조건에서도 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는 노인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성공노화’는 삶의 목적을 찾는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