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플레이어를 구입하고 난 후 첫 영화라... 고르고 고른게 제목이 좋아서 빌린 "더 리더"였다.
제목이 책과 관련되어 애들하고 같이 볼려고 했는데 19세 이상이라서 거실에서 혼자 보게 되었다.
보는 동안 눈물이 나서 애들 몰래 세수하러 화장실을 두번인가 들락거렸다.
정작 영화에서는 국산 삼류영화처럼 질질짜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케이트 윈슬릿(여자 주인공 한나 슈미츠 역)의 창백하면서 무표정한 연기가 너무 좋았다.
랄프 파인즈(남자 주인공 마이클 버그 어른역)의 중년 모습 또한 매력적이었다.
영화 줄거리는 전동열차 차장인 36세 한나와 고등학생 마이클의 사랑이야기이다.
청소년기에 남자들은 한번쯤 그런 조건없는 육체적 사랑을 꿈꾼다. 한창나이닌까.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런 기억과 만남이 평생을 두고 이어간다.
특히 이혼 후 감옥에 간 한나를 위해 빈방에 혼자앉아 책 내용을 녹음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비록 감옥에서 늙어가고 있으나 항상 깔끔할려고 애쓰는 한나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영화를 본 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역시..명불허전인가..
2009 아카데미상 5개부문 노미네이트에 여우주연상 수상에 원작도 백만부이상 팔렸다고 한다.
당장에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빌려 읽었다. 책내용 또한 영화대사와 거의 일치했다.
마지막 해후장면이 영화에서는 식당이었는데 책에서는 나무아래 벤치여서 조금 아쉬웠다.
자신의 애기를 철저히 말하지 않는 그녀는 어느날부터 책읽어준 후에 관계를 허락한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리고 잠시 누워 있기를 반복하는 의식과 같은 만남"
책읽어달라고 한 이유가 구지 여자가 문맹이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샤워하고 사랑을 하고 그 다음 책을 읽어 주었다면 욕정이 목적이었겠지만
먼저 책읽을 읽고 들어주는 행위로 인해 그 욕정이 사랑이란 행위로 승화된 것 같다.
보통의 경우는 남자가 감옥에 가고 여자가 면회를 가서 질질짜거나 바람나서 도망간다.
그런데 책에서는 여자가 감옥을 가고 남자가 과거처럼 10년동안이나 책을 읽어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책읽어주는 남자도 없겠지만 책읽어달라는 여자는 더욱 더 없을 것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생각했다.(영화와 책은 2009년 12월에 본 것이다)
슬픈영화를 봐서 마음이 슬퍼졌는지 내마음이 슬퍼서 영화가 슬펐는지...
그날 저녁때즘 되어서야 영화도 슬펐고 마음도 슬펐음을 알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며 살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어느 한순간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영화처럼 책처럼 모든 것을 감내할 때 비로소 한송이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첫댓글 예전에 몇년 전인가 '책 읽어주는 남자'책을 사서 읽었어요. 촘촘하게 그려나가는 캐릭터에, 특히 한나, 흠뻑 빠져서 읽었지요. 얼마전에 영화가 개봉해 책을 다시 한 번 훑어봤는데 어쩜 영화 속 케이트 윈슬렛은 책 속 한나를 그렇게 정확하게 구현했는지 놀랐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렸던 인물이 영화 속에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아마 작가가 주인공을 잘 그려내서 그랬겠지요?
케이트 윈슬렛의 창백하고 무표정한 연기때문에 두번이나 보았는데...또 보고싶네요!
저도.. 책을 먼저 읽고.. 영화관에선.. 내가 읽었던 느낌들이 사라질까봐.. 님글 보고 다운 받아서 영화를 봤는데.. 영화도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케이트 윈슬렛 연기 정말 좋았습니다..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책도,영화도 저를 참 많이 울렸던 작품이었습니다..ㅠㅠ..
동감백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