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하면서도 단호한 말투였다. 인터뷰 요청 전화에 그는 거두절미하고 이런 말부터 쏟아냈다. 주택 1139채를 보유한 일명 '빌라왕'이 사망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건에 이어 유사 사건들도 연일 터져나오는데, 이런 피해들이 계속해서, 그것도 오피스텔에서도 불거질 거란 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새 부동산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다는 '현장형 전문가' 장석호 공인중개사. 지난 4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그는 최근 불거진 전세 사기의 구심점을 박근혜 정부 당시 태어난 '허그(HUG,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으로 지목하면서, 이후 관련 제도를 확대해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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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G는 정말 전세 사기를 몰랐을까.
"갭투기 세력들을 보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 화곡, 경기 부천, 인천 미추홀구 등으로 한정돼 있다. HUG 담당자도 지역별로 배정돼 있다. 한 사람이 주택 500채에 대해 반환보증보험을 신청했다 생각해보라.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대한민국 모든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들이 그런 사기를 쳤겠나. 극소수라고 본다. 일부 감정평가사들이 감정평가를 악용해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했다면, 그 명단을 HUG에서 작성할 수 있었을 거다. 감정평가서들 조회하면 확인 가능할 거다.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려면 최초 계약에는 반드시 공인중개사 날인이 들어가야 한다. 사기에 가담한 감정평가사와 공인중개사가 특정될 거라 본다. 이들만 찾아내도 배후 세력까지 확인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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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저는 부동산 앱을 쓰지 말라고 얘기한다. 젊은 친구들이 스마트폰 앱 많이 쓰지 않나. 젊은 공인중개사들도(부동산 앱으로 불건전한) 업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한 곳에서 10~20년씩 영업하는 중개사는 (전세 사기에 가담한 경우가) 별로 없을 거다. 요즘 일자리가 별로 없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중개업에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신축 빌라 이런 데가 수수료도 많이 준다. 분양대행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는데, 이 수수료는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중개 수수료와 다르다. 가능한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서 공인중개사의 사진도 확인하고, 실명도 확인하고, 계약서 쓸 때 그 부동산이 맞나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앱을 이용하면 공인중개사가 아닌 분양대행업자들이 매물을 올린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사실 신축 빌라와 신축 오피스텔은 일단 계약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다."
첫댓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