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변독위약(變毒爲藥)과 가치창조적 교육
조문부ㅡ 제주대 명예교수
제주대 前총장
창가학회 초대 회장으로, 인간교육을 위하여 군국주의에 항거하여 옥사한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은 인간의 생존·생명·생활에 도움이 되는
작용을 하는 가치를 플러스의 가치 혹은 정가치(正價値)라 하고, 도움이 안 될 때의
가치를 무가치(無價値)라 하고, 해가 될 때의 가치를 마이너스의 가치 혹은
반가치(反價値)라고 하면서, 正反가치의 역전(逆轉)을 논했는데, 즉 '동시에 반가치가
정가치를 낳고, 정가치가 반가치를 낳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며, 이는 마치
'독(毒)이 바뀌어 약이 된다'(변독위약,變毒爲藥 )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는
것이다.
교육에서는 교사가 교육을 통하여 반가치를 정가치로 만드는 데에 교사의 가치창조적
교육의 역할이 있다고 한다. 피교육자에 대한 교육과정 중 교육의 반가치적 독소적
요소는 피교육자 자신에 의한 내적 요인과 교육환경 등 교육 여건에 의한 사회문화적
외적 요인이 있을 수 있고, 교육자의 교육 자세나 방법에 의한 수동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이 반가치적 독소적 요소를 변화시켜 피교육자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정가치적 요소가 되고 좋은 약이 되게 하여, 교육성과를 올리게 하는 것이 가치창조적
교육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의 천재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과학의 천재' '두정엽의 천재'라
불리고 있다. 입체 공간적 과학적 사고 기능을 하는 두정엽(마루엽)이 보통사람보다
15%이상 크고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천재도 3살 때에야 처음으로 말문이
열렸다고 한다. 자라는 아이들의 뇌는, 나이에 따라 부위별로 발달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 내용이나 무차별적으로 강제적으로 조기교육을 시켜서는 안되며,
우리나라처럼 초등학교 학생에게 고등학생이 보는 수학정석을 공부하게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아인슈타인에게 강제적으로 조기교육을 시켰다면 범재나 둔재로
전락하여 인생의 낙오자가 됐을 것이다. 피교육자의 신체적 교육조건이 반가치적
독소적이었지만 본인의 뇌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정가치적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가치창조적 교육을 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주자학을 능가하는 성리학을 체계화한 퇴계 이황(李滉)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40세 나이의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7세 때 숙부가 별세해
스승 없이 대부분을 혼자서 공부하여야 하는 반가치적 교육여건이었다.
그 때문에 퇴계는 글자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연구하게 되었고, 비록
옛 성현의 글이라도 의심을 가지고 파고들어 재해석하는 학문 방법을 개척하는
정가치 추구과정에 정진했다. 19세 때 '성리대전'의 첫 권 '태극도설'과 마지막 권
'시·찬·함·명·부'의 두 권을 구해 읽고 나서부터는 비로소 성리학의 체계를 친숙하게
알게 되었다.
오늘날 하버드대학을 위시한 세계최고의 학술기관에서 이퇴계의 성리학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그의 이론이 현대의 상대성원리와 카오스 이론, 양자이론과
관계가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전체의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특별한 학력도 없는 반가치적 여건에서, 소학교 친구의 권유로 1947년 8월에
처음으로 창가학회의 좌담회에 참석했고, 그 곳에서 당시 창가학회 이사장이었던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스승을 만나, 그의 인격에 감명을 받고 19세 때 창가학회에
입회했다. 그 후 도다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스승이 사망할 때까지 사업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스승에게 철저히 사사를 받으며 창조적인 노력으로 스승을
보좌하는 정가치 추구의 정진을 했다.
스승의 사후 종람이청(從藍而靑), 스승의 뜻을 받들어 192개국에 SGI를 설립하고,
세계 670곳이 넘는 도시로부터 '명예시민' 칭호를 받고, 대학에서 수여한 '명예박사'학위
또는 '명예교수'의 칭호는 298개(2010년 9월 9일 현재)며, 7000여명의 지식인과
대화를 나누어 53권(2010년 1월 현재)의 대담집을 간행하는 등 스승을 능가하는
불세출의 위인으로 탄생, 인류평화를 위한 위업(偉業)을 인류사에 영원히 각인(刻印)
시켰다.
교육자의 직무는 아이들 능력을 발견하고 길러주는 것이다.
아이들 능력의 발견을 위해서는 주어진 교육과정의 전달에서 벗어나, 피교육자 스스로가
창조적 생산적 능력을 계발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사람이나 살아 있는 이상 사랑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희망이 있고, 사랑하기 때문에 기쁨이 있으며
고뇌와 슬픔이 있다. 말하자면 사랑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중략)
사랑은 결코 정해진 형태의 인간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신뢰를 근본으로 항상 건설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여하튼 사랑은, 결코 과거의 것도, 지금 이 순간의 것도 아니다.
미래를 향해 영원히 구축해 가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사랑은 경솔한 사랑이며, 창조 없는 사랑은 맹목적인 사랑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서로 하나의 인격체로서 신뢰하고, 관용을 베풀고, 이해하는 속에서
함께 계발하고 창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그 속에서 사랑은 싹트고 성장하며 이윽고 생애 무너지지 않는 진실한 사랑이 되어,
의의 깊은 인생을 아름다운 색채로 장식할 것이다.
더욱이 젊은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의 내면에서 솟는
진실한 고백이다. 단순한 말뿐인 사랑이나, 자기가 만족하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거짓 사랑은 분명히 간파해야 한다.
여성은 사랑의 속삭임에 약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속삭임에 취해서는 안 된다.
확고한 주체성을 확립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을 위해, 진정한 사랑을
포착해 주었으면 한다. 허영이나 외관만을 쫓아 흘러가고 있으면,
때때로 진실한 사랑에서 눈이 멀어 지고 만다.
젊은 여러분의 사랑이 쑥쑥 커 가기를 나는 진심으로 염원한다.
<이케다 SGI 회장 '행복을 여는 여성'에서>
여성에게 드리는 글
애정만큼 걷잡을 수 없고 변하기 쉬운 것도 없다.
때로는 행복의 기반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애정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애정 때문에 상처받는 인생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애정은 아름답다. 그러나 애정에는 어리석고 여린 마음도 담겨 있다.
애정을 짓밟혀 불행에 우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가.
당신은 그런 불행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케다 SGI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