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와 워 워' 하며 경기에 몰입한 관중들. 앞에서 사진 찍는 기자보고 잘 안보이니 앉으라고 할 정도로 선수들의 모습을 눈에 담느라 열심이었다.
조코비치-로딕 슈퍼매치에 앞서 많은 관중 앞에서 시범 경기를 한 정석영(왼쪽)과 정홍. 승부를 내지 못하고 중단됐는데 두 선수의 승부는 전국체전에서 내겠다고 한다
슈퍼매치 체어 엄파이어를 맡은 류청수 국제심판(화이트). 평소 진지하면서 유머 감각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날 조코비치와 로딕과 즐거운 경기가 되도록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경기 뒤 방송용 스탠딩 기자회견에 모인 보도진들. 토요일 방송 스포츠뉴스 시간에 길면 한 20초 정도로 경기내용과 인터뷰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선수. 가슴에 테니스 라켓과 볼이 새겨진 마크가 눈길을 끈다.좋은 선수를 잘 봤다고 좋아했다. 경기 뒤 선수 사인을 받는 긴 줄에 섰는데 사인을 받았을지 궁금하다.
단 한매치를 위해 임시로 가설된 경기장이 철거되고 있다. 관중이 빠져 나간 상태에서 스폰서 A보드 광고판과 매트를 밤새 다 철거한다.
로딕을 데리고 다니는 래리 스테판키 코치. 다음 일정은 일본오픈과 상하이마스터스라고 한다. 로딕을 보려면 그곳으로 오라고 한다. 그래서 테니스코리아에서 상하이마스터스에 취재간다고 했다. 로딕이 지난해 윔블던에서 매우 잘했는데 그 이후 성적이 신통찮다고 하자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화요일 일본 오픈에 단식과 복식에 출전하고 일요일 오전에 도쿄행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2일 열린 조코비치-로딕 시범 경기를 보면서 여러가지가 놀라웠다.
첫째, 비가오는 날씨에도 5000여석의 잠실학생체육관이 관중들로 가득찼다는 점이 놀라웠다.
청춘남녀는 물론 남녀노소에 걸쳐 다양한 계층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런 관중들의 테니스 관전문화를 놓고 보면 그랜드슬램도 하고 투어대회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 발표를 하면서 티켓이 80% 예약됐고 조코비치가 US오픈에서 결승에 오르면서 티켓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한정된 좌석에 늘릴 수 있는 자리는 늘렸지만 전화 예매 하려는 사람들의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못했다고 한다.
두번째, 1시간 20분에 걸친 두 선수의 플레이에 관중들이 엄청난 환호를 했다는 점이다.
로딕의 200km대 서브에 감탄사가 연발 나왔고 조코비치의 유연하고 다양한 플레이에 관중들의 탄성은 그칠 줄 몰랐다. 흔히 그랜드슬램이나 상하이마스터스가면 볼 수 있는 두 선수의 풀레이임에도 젊은 관중들은 인터넷이나 TV방송에서나 보았던 두 선수의 플레이를 이날 직접 본 것에 매우 흡족해 하는 표정들이다.
한 관중은 "정말 선수들이 아주 쉽게 치는데 베이스라인까지 쭉쭉 가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만족해 했다. 또 한 테니스 원로는 " 실제로 서브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수의 모습을 보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
세번째, 1회용 행사임에도 경기장 주변을 온통 슈퍼매치 로고와 현수막으로 휘둘렀다는 점이다. 마치 프로야구나 농구, 배구 정규시즌 구장을 방불케했다. 테니스도 투자해 포장을 하면 그럴듯하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불러들이면 오는 관중들도 기분 좋고 대회 진행하는 쪽도 손님 몰려 기분 좋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회장 분위기를 그동안 국내 테니스대회에선 볼수 없었던 치장을 했다. 좌석들도 넉넉하고 데드 스페이스가 거의 없을 정도로 관중들이 선수들 플레이와 묘기를 볼 수 있었다. 연중 무휴 할 수 있는 테니스 전용구장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다.
네번째, 선수들의 엔터테인먼트 기질에 놀라웠다. 경기를 하다가도 익살스런 행동을 하고 재미있는 말을 해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물론 이 선수들은 실제 대회에선 진지하기 그지없다. 매 경기가 전쟁이고 전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만큼은 테니스 전파자인양 테니스로 성공하면 이런 좋은 대우도 받고 출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테니스장도 선수의 플레이에 따라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선수들이 보였다.
다섯번째, 대회를 주최한 현대카드가 놀라웠다. 일단 정태영 대표가 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복장으로 경기장을 찾고 선수들에게 시상을 하고 기념촬영을 한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테니스를 즐긴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현대카드사는 입국 기자회견을 회사내에서 해 직원들을 참여시켰고 회사앞 길에서 두 선수의 이벤트를 해 직원들을 즐겁게 했다. 회사가 직원들과 함께 하고 회사 행사에 직원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테니스를 좋아하던 안하든 세계적인 선수를 코 앞에서 보게하는 일을 한 것이다.
그동안 현대카드사가 주최한 슈퍼매치는 기획단계부터 마무리까지 놀라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테니스 보는 눈을 올려놓고 그 눈높이에 맞춰 최고의 행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테니스 인구를 모으고 관전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이런 슈퍼매치 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놀라운 점에 이어 몇가지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일단, 조코비치- 로닉 경기 전 우리나라 기대주 정석영- 정홍의 시범 경기가 매우 짧게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많은 관중을 모아놓고 우리나라 선수들도 이렇게 잘 한다는 모습을 좀 더 길게 보여주었으면 했는데 일정 관계상 너무 짧게 끝났다.
두번째, 공중파의 방송이 라이브로 안되었다는 점이다. 토요일 오후 4시 골든 타임에 프로야구도 있고 쇼 오락 프로그램에 밀려 좋은 선수를 불러놓고도 라이브로 중계가 안되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테니스에도 이만큼 관중이 모인다는 것을 테니스를 좋아하는 마니아이건 일반인이건 두루 보여줄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뒤에 녹화를 해서 방송이 되었지만 라이브가 아닌 점이 아쉬웠다.
세번째, 조코비치, 로딕이 좀 더 진지한 게임을 길게 했으면 했다. 조코비치는 US오픈 결승에 오른 것처럼 기량이 출중해졌다. 이날 행사에 많은 우리나라 테니스 꿈나무와 지도자, 학부모들이 관전을 했다. 좀 더 세계 최고 수준의 플레이와 기량을 보여 주었으면 그 꿈나무들이 더 좋아했을 것이다. 평생 잊지 못할 일이었으리라. 한 주니어 테니스 선수는 " 왜 경기는 안하고 장난만 치나요"하는 말이 두 선수의 플레이가 이날 어떠했는지 한마디로 나타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면 관중은 모이고 세계 흐름을 좇는 플레이가 나오면 관중들은 박수를 친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 걸맞은 플레이와 기록이 나오는 관계로 팬들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 테니스도 선수들의 기량이 출중하게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면 테니스에도 스폰서가 붙고 팬들은 경기장 티켓을 예매할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우리 선수들이 슈퍼매치에 등장할 때 조코비치-로딕의 10배나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려들 것이다. 그런 날에는 아마도 종합운동장내 농구장이 아닌 축구장을 슈퍼매치 장소로 꾸며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한국테니스의 높은 관전 문화 수준을 확인한 것이 바로 조코비치-로딕 슈퍼매치다.
박원식 기자
주원홍 꿈나무육성위원회 위원장과 강원도테니스협회 김두환 회장 부부, 이형택 원장
꿈나무 홍성찬 아버지. 성찬이는 에버트아카데미에서 운동을 하고 그 아카데미에서 로딕이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겸사겸사 슈퍼매치를 찾았다.
시각장애인테니스 김교성 부회장과 초대 데이비스컵 멤버 이상연(오른쪽)
경품이 그저 라켓과 테니스 용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현대차 아반테 신형 1대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화끈했다. 조코비치가 추첨을 했는데 첫번째, 두번째 번호를 지닌 관중이 자리에 없어 세번째 여자 관객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당첨된 여성은 너무 좋아 어쩔줄 몰라했다.
테니스코리아에 테니스와 건강 코너를 연재하고 있는 박종석 박사. 국내대회 심판으로 적극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비봉초등학교 등 경기도 초등 테니스 선수들. 이들의 눈에 조코비치와 로딕 그리고 슈퍼매치가 좋은 인상으로 남길 기대한다.
팬들과 기자들. 상하이마스터스대회때 선수들을 쫓아다니는 기자와 젊은 상하이탄들을 보면서 부러워 했는데 글로벌한 도시 서울에서도 유명 선수들에 대한 팬들이 많았다. 경기장에서 "로딕, 아이러브유"라는 여성팬의 목청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팬들은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했다. 1960년대 이화여대 강당에서 클리프 리차드 공연이 있을때 여성 관객이 적극적인 표현을 한 것과 매한가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