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은 온몸이 만신창이다. 위염에 시달리고,치통을 앓는다. 성적이 나쁘면 맨 먼저 목을 내놓아야 한다. 야구감독은 그래서
고달프다. 그런데도 프로야구 선수와 코치의 최대꿈은 감독이다. 감독부임 한 달도 채 안된 김용철 롯데 감독 대행부터 베테랑급 김응룡
삼성 감독까지 8개 구단 프로야구 감독들의 모든 것을 들여다 봤다.
■ 연봉=현역 프로야구 감독 중 최고 연봉자는 김응룡 삼성 감독이다. 2005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김감독은 올시즌 우승 프리미엄
5,000만원까지 더해 2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올시즌 8개
구단 감독 평균 연봉(김용철 롯데 감독 대행 포함)은 1억4,600만원.
감독들은 연봉 외에 구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차량·집을 제공받기도
하고 100만원 안팎의 판공비와 품위유지비를 받는다.
■ 재테크=8개 구단 감독들은 대개 아내에게 경제권을 넘기고 용돈을 타서 쓴다. 수시로 원정을 가야 하기 때문에 돈관리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김응룡 감독의 경우 조금 특이한데 계약금은 자신이 갖고 연봉은 전부 부인 최은원씨의 통장에 들어간다. 집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용돈은 100만원 정도.
이광환 감독은 야인시절 제주도에 야구박물관 등을 짓느라 그동안 모은 돈을 전부 투자해 현재 가족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가족들이 제주도라면 치를 떨 정도라고 한다. 이감독은 현재 제주도에
350평 부지의 땅에 집을 갖고 있다. 서울에서는 구단이 삼성동에 마련해준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은행저축으로 재테크를 대신한다.
■ 취미=김응룡 감독·이광환 감독·조범현 감독·김성한 감독은
시간이 날 때마다 산에 오른다. 이들 중에서 이감독은 이동일 차를 몰고 근처 산을 돌면서 상경할 정도로 등산 마니아다. “산에 가면 마음이 맑아진다”는 게 산행의 이유. 이 밖에 유승안 감독은 강태공의 후예를 자처하고 김용철 대행은 바둑을 즐긴다. 김재박 감독과 김성한
감독은 싱글골퍼.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할아버지가
된 김인식 감독은 최근 손자돌보기에 푹 빠져 있다.
■ 차량=이광환 감독은 중대형 승용차를 모는 타 감독들과 달리 고급
SUV 차량인 테라칸을 타고 다닌다. 산행을 자주 가고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기름값이 저렴한 테라칸을 골랐다. 김성한 감독은 모기업이
기아자동차라 신차를 타는 행운을 자주 누린다. 기아의 새차를 우선
제공받는 혜택이 있는 김감독은 최근까지 엔터프라이즈를 몰다가 오피러스로 차종을 바꿨다. 감독들 중 김인식 감독만 유일하게 차를 안
몰고 다닌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전면허증이 없어서다. 김감독은 이동할 때 구단 매니저 혹은 코칭 스태프의 도움을 받는다.
■ 주량&음식=김인식 감독은 “전성기 때는 두주불사였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지금은 맥주 5병으로 주량이 많이 줄었다. 나머지 감독들은 대부분 소주 1∼2병이라고 주량을 밝힌다. 김재박 감독은 유독 술에 약한데 맥주 2병 정도면 적당히 술기운이 오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감독들의 실제주량이 고무줄(?)이라는 것은 겪어본 이들이라면 다 안다.
시즌 내내 강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들이 몸보신에 많은 신경을 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김용철 대행은 보약 종류는 일체 먹지 않고 조범현 감독도 보신탕은 입에도 안댄다. 감독들 입맛의
공통점을 굳이 찾으면 딱딱한 음식을 싫어한다는 것. 경기 중 이를 꽉
다물고 있는 통에 치아가 성치 않아서다.
■ 기타=김성한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가족들과 해외든 국내든 반드시 한 차례 이상은 여행을 떠난다. 시즌 내내 가장으로서 못다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여러 방면에 두루두루 친분이 있는 김인식 감독은
시간이 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여흥을 즐긴다. 이에
반해 초보감독인 조범현 감독은 선수시절 때나 코치 시절 때 제대로
쉬어본 기억이 없다면서 “제대로 쉬어보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