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부는 動中공부…도량 청소할 때가 가장 행복”
기자명김선두 기자
입력 2012.10.30 23:39
인터뷰/ 금강경강송대회 대상 수상한 조순로씨
제2회 전국 금강경강송대회 대상 수상자 조순로 씨.
“말할 수 없이 기쁘죠.” 제2회 전국 금강경강송대회에서 상금 1000만원의 대상(조계종총무원장상)을 수상한 조순로 씨(사진ㆍ대전 서구 관저동)는 대전 목원대와 대한통운을 오가는 (706번)노선 버스기사. 불교에 입문한지 2년 만에 얻은 쾌거다.
2010년 10월 중순, 절에 온지 보름뿐이 안 된 그에게 스님이 건네 준 봉투에는 법명이 들어있었다. ‘혜등(慧燈), 지혜의 등불을 밝히니 만천하 무명이 타파됨이라’
어리둥절하던 그에게 스님이 건넨 한마디는 “생년월일을 넣어보니 나온 말”이라는 것이 전부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이후 그는 <천수경>을 시작으로 <선가귀감> <신심명> <금강경>을 2년이 채 안도 모두 외웠다. 대회도 지난 6월말 불교신문을 본 스님의 권유로 참가한 것뿐이다. “스님이 ‘네가 (금강경강송대회에) 나가면 될 것 같다’고 해 그 때부터 책을 구해 공부한 것 뿐”이다.
“전생에 스님이 아니었을까?” 기자의 물음에 그도 부정하지 않았다. “아이구! 스님이었는데 마누라가 꼬셔갖고 파계 했구먼…” 그는 최근 아내가 입원중인 병원에서 만난 한 스님의 말을 전하며 미소를 지으며 다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금강경강송대회 인연 맺게 해주신 혜거스님과 재적사찰 금화사 일초스님, 지도해주신 휴심정사 현옥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뒤로멈춤앞으로
노선버스 운전하며 보이는 것은 모두 분별
종점 다다르면 어느새 ‘금강경’ 독경 마쳐
뒤로멈춤앞으로
올해로 운전대를 잡은 지 20년. 그는 암송하고 싶은 경전을 사경해서 버스에 올라 운전대를 잡는 순간 테이프가 돌아가듯 경전을 암송한다. 노선을 왕복하는 동안 수없이 버스내외로 수없이 많은 형상이 스쳐가지만 그 모든 것은 말 그대로 그냥 스쳐가는 형상이고 번뇌일 뿐이다.
“개경게…” 운전대 잡고 시작한 경전의 암송이 “…신수봉행”으로 끝날 무렵이면 버스는 이내 종점에 다다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처님 감사합니다”는 말이 입으로 흘러나온다. 처음엔 사고도 예쁜 여자의 모습도 보였지만 그 모든 것이 곧 분별이고 번뇌였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사고 위험이 있지 않느냐”고 걱정했지만 “보이는 것은 그냥 볼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느 순간부터 ‘오늘 무슨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도 청정해지고 시야도 넓어지면서 손님들로부터 운전 참하게 잘한다는 얘기까지 듣게 됐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 꼴찌를 도맡아 할 정도로 공부를 못했지만 한문에 대한 관심이 많아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모두 뗐다”는 ‘혜등’ 거사. 29일 오전근무를 마치고 도량을 청소하다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오늘 같이 도량을 청소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귀띔한다.
전국금강경강송대회 대상 조순로 씨
김선두 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회원로그인
작성자
작성자
비밀번호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재될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 작성이 간편합니다.
0 / 400등록
댓글 정렬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BEST댓글
뒤로멈춤앞으로
SNS 기사보내기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톡(으)로 기사보내기
네이버밴드(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최신뉴스
종단 [제236회 정기종회] 대종사·명사 자동 품수 ‘법계법 개정안’ 만장일치 통과
현행 특별전형을 폐지하고, 자격을 갖춘 스님에게 대종사(명사) 법계 품수하는 ‘법계법 개정안’이 만장일치 통과됐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11월5일 서울 봉은문화회관에...
종단 [제236회 정기종회] 화합 승가 구현 위한 ‘사면·경감·복권’ 동의의 건 만장일치 통과
종정예하의 ‘화합 승가’ 교시를 받들어 총무원장 스님이 제출한 ‘사면·경감·복권 동의의 건’이 만장일치 통과됐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11월5일 서울 봉은문화회관에서...
종단 [제236회 정기종회] 1표 차로... ‘비구니 호계위원 신설’ 종헌 개정안 부결
비구니 관련 사건 심판만을 담당하는 ‘비구니 초심호계위원 신설’ 종헌 개정안이 1표 차이로 또다시 부결됐다.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11월5일 서울 봉은문화회관에서 제236회 ...
전국 고창군육아종합지원센터, 찾아가는 안전 인형극 성료
선운사가 수탁 운영하는 고창군육아종합지원센터는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주취로 진행된 찾아가는 안전인형극 ‘코코의 위험한 하루’ 공연...
전국 고창 선운사, 육군 제35사단 수계식 봉행
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경우스님)가 11월2일 전북 임실 육군 제35 보병사단 호국충경사 법당에서 수계법회를 봉행했다.이 수계식에는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을 비롯하여 성종스님, ...
전국 광주교대 연수단, 고창군육아종합지원센터 방문
고창군육아종합지원센터(센터장 류선화)는 10월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2025 광주광역시교육청-광주교육대학교 연계 유보통합 리더 양성 연수 '유보마중 리더 길동무'의 현장연수 ...
전국 익산 정각사, 산사에서 즐기는 노을축제 개최
제17교구 익산 정각사(주지 일행스님)가 11월1일 저녁 ‘익산시민과 산사에서 즐기는 노을축제-해는지고 달을 품다’를 경내 극락보전 특설무대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지 일행스...
종단 내년도 예산안 등 심의할 제236회 중앙종회 정기회 개회…15일간의 회기 시작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 등을 다룰 조계종 제236회 중앙종회 정기회가 개회했다.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11월5일 오전10시 서울 봉은사 봉은문화회관 2층 에메랄드홀에서 재...
복지 송악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열어 주민화합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당진 송악사회복지관(관장 강영규)은 11월1일 복지관 야외 광장에서 ‘제2회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마을축제, 행복나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지역...
전국 정읍 보림사, ‘대숲길 쉽’ 음악회 개최
제24교구본사 선운사 말사인 정읍 보림사(주지 종진스님)가 11월1일 지장전 앞 특설무대에서 '보림사 대숲길 쉼’ 음악회'를 개최했다. 보림사가 대웅전 옆 대숲에 길을 내고 휴식공...
최신뉴스 더보기
인기뉴스
사설칼럼에세이인물사고특별기고전체기사
로그인 매체소개 PC버전
© 불교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