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던
그 음악소리
바로 당신의 울부짖음처럼
가슴을 찢었어요
울먹이는 당신 음성에
투정 부리려던 마음
스산한 바람결에 다 내어주고
가슴 저리게 통곡할
당신 걱정에 뼈마디가 시려요
다 놓아버리고 네 곁으로
달려오고 싶다는 당신
미치도록 보고 싶다는 당신
너를 꼭 끌어안고 이 밤
편안히 쉬고 싶다는 당신
내 무슨 말을 하여
그 봇물 터진 가슴을
보듬을 수 있을까요
그저 벙어리처럼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도 보일 수 없는데
맵게 쏘아대는 코끝엔
아픔이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고
금방 터져버릴 것처럼 가슴이
목구멍을 치받아
찢어질 듯 고통스러운데
가슴 저미는 내 사랑아
시커멓게 탄 가슴
씻지도 못하는
그리움만 부여잡고
언제까지 두 눈
부릅뜨고 살아야 할까요
하늘 끝에 걸려
배회하는 아픈 사랑
뻥 뚫린 가슴에 채우려하는데
미끄러져 들어오는 뭉클한
빗물만 자꾸 흘러 넘쳐요
가슴 저미는 내 사랑아/전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