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오이, 노각 덩굴이 시든다.
2023년 8월 16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초하룻날
벌써 찬바람이 나는 것일까?
지난주에 입추와 말복이 지나갔고
다음주에 처서가 다가오고 있어 그런지
어제 이른 아침에는 처음 입김이 났었고
뒤를 이어 오늘 아침도 공기가 꽤 선선하다.
사람은 거짓이 있어도 계절은 거짓이 없고
때와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 현상을 실감하는 것이 바로 농작물을 비롯
모든 식물들의 변화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봄에 심은 농작물들이 하나 둘씩 열매나 잎을
다 내어주고 이젠 성장을 멈추고 잎과 줄기가
시들어서 이미 정리를 한 것도 있으며, 머잖아
해야하는 것들도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오이와 노각 덩굴이 물기가
빠져 시들어가고 있다. 이미 정리한 작물들도
그랬듯이 올해 오이와 노각 농사는 그야말로
만족스러울 만큼 풍작이었다. 우리와 둘째네
두 집이 실컷 먹었고 다른 계절에 먹기 위해
장아찌를 담가놓고 일부는 말려놓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형제들은 물론 지인들에게
나눔도 꽤나 많이 했다.
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열매채소가 노각이다.
노각은 종전의 품종이 아닌 흰노각을 심었다.
올해 처음이지만 어찌나 튼실하게 잘 자라고
얼마나 많이 열리는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기쁘고 좋았다.
아마 거의 이틀에 하나씩은 땄고 노각무침이
밥상에 올라왔던 것 같다. 끝물 오이는 뒤늦게
제법 열리고 있지만 아무래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다. 노각 또한 아직 매달려 있는 것이 꽤
되는데 이또한 마찬가지일 것 같다. 다음주쯤
정리하고 그 자리에는 쪽파를 심어 이모작을
해보려고 한다.
가끔씩 하늘의 모습에서 경이로움을 느낀다.
어제 오후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그랬고 저녁무렵 해질녘 석양의 노을이 그랬다.
자연의 오묘한 감각이랄까, 우주의 신비스러운
연출력이라고 해야할까 모를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럴때는 너무 경이롭다, 신비롭다,
오묘하다 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촌부가 완전한 자연인은 아니지만 산골살이를
하다보니 자연에 동화되어가고 자연의 변화에
시도때도없이 감동, 감탄, 감격을 자주 흔하게
하게 된다. 이런 걸 두고 자연에 녹아드는 삶,
자연에 스며드는 삶이라고 해도 될까 몰라?
일기를 다 써놓고보니 뭔가 빠뜨린 것이 있는 것
같아 처음으로 되돌아가 훑어보니 옥수숫대를
정리한 밭에다 무우씨앗을 넣은 것을 빼먹었네.
얼마전 파종한 것은 이미 새싹이 돋아나고 있고
두 번째 파종은 이모작 시도이다. 두 군데 밭에
씨앗을 넣은 것이 잘 자라준다면 김장용 무우는
둘째네와 나눠도 충분할 것 같다. 다음주쯤에는
배추모종과 쪽파씨를 심고, 청갓 씨앗을 뿌리면
가을 채소 농사준비도 마칠 것 같다.
첫댓글 노각김치 맛 나지요.
벌써 겨울준비를 하시느라 김장무우를 심는군요.
늘 활기찬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아침은 조금 여유가 있군요.
예초기 작업을 할까했는데
고장이 나서 그냥 쉽니다.ㅎㅎ
가까이 계시면 노각을 나눌 텐데...
어느새 찬바람 나는 듯한 산골이라
가을 채소 파종을 합니다.
활기찬 오늘 되세요.^^
노을이 정말 아름다운날이네요
가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하는 나날 입니다
맞습니다.
아직 무덥기는 하지만
선선한 공기에서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멋진 노을에서도 그렇구요. 좋은 날 되세요.^^
가을이 오고 있음은 오이도 알고있나봐요. 아직은 덥다구 아우성 이지만~~
아마도 그런가봅니다.
계절은 거짓이 없음이니까요.
좋은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자연의 신비,
오묘함~~
사람은 간사해도
자연은 언제나
그대로라는~~
그렇지만 한번 성나면
걷잡을 수 없지요.
가을 농사도 풍작을
바랍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겠지요.
너무나 오묘하고 신비롭고
경이로움을 보았답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