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줄거리를 쭉 나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주요 캐릭터들과 플롯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조조로 스타워즈를 보고 왔습니다.
기대가 컸는데,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스타워즈에 대한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갖고 있는 팬들에게 주는 서비스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화끈한 액션, 화려한 영상미, 단순한 플롯이 큰 장점이었죠.
특히 첫 등장 당시 루크에게 "쓰레기잖아요!"라고 까였던 밀레니엄 팔콘호가 또 새로운 주인공에게 까이면서 재등장했을 때, 한 솔로가 츄이에게 "츄이, 집에 왔어"라고 할 때는 진짜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습니다. 레아 공주도 반가웠고, 무엇보다 기대했던 루크의 재등장도 좋았지만 너무 짧았다는 점에서 아쉬웠고요.
또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는데, 에피스드 4~6에서 당시 기술의 한계로 어설프게 표현된 것도 아니고, 프리퀄 시리즈처럼 거북할 정도로 CG떡칠을 하지 않고 아름답게 그려낸 스타워즈의 세계가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스톰 트루퍼에게 좀 더 주목을 한 점도 재미있는 시도였습니다.
사실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두 가지만 간단히 짚으면...
1. 포스에 대한 설정
라이트세이버(광선검) 싸움은 화려했습니다만, 보면서 "???"하는 감정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핀이 광선검을 집어들 때 저는 어설프게 몇번 휘두르다 말겠거니 했습니다. 제 기억엔 위험천만한 무기인 광선검을 사용하면서도 스스로 안 다치는 이유가 사용자들이 앞에 일어날 일을 예언할 수 있는 제다이들이기 때문이라 알고 있거든요. 총보다 사람 반응이 빠를 수가 없음에도 블래스터를 쳐내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근데 그냥 일반인인 핀이 카일로 렌과 어느 정도 맞상대가 가능하더라고요. 심지어 상처를 입히기까지...
그래도 핀은 렌이 이겼으니 그렇다고 쳐도, 광선검을 처음 잡은 레이가 렌을 발라버리는 장면에선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너무 심한거 아냐???"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오리지널 스타워즈에도 이런 식의 주인공 프리미엄은 있었죠. 제다이는 9살만 되도 수련을 시작하기 늦은 나이인데 10대 후반에 수련을 받은 루크가 몇년만에 그 강력한 다스 베이더를 이기죠.
그렇지만 그 루크조차도 처음 광선검을 잡았을때는 포스를 이용해 연습도구를 상대하는게 고작이었고, 요다 본인에게 수련을 받은 후에도 다스 베이더에겐 처음에 발렸죠.
근데 레이는 처음부터 렌과 거의 대등하게 싸우더니, 포스를 느끼고 난 직후엔 아예 발라버리죠. 렌이 "넌 스승이 필요해! 내가 가르쳐줄게!"하고 나서 몇십초 뒤에 쳐발리는 걸 보고 "주제에??"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뭐랄까, 예전에는 포스가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집중을 통해 받아들이는 걸로 그려졌다면 이제는 타고난 사람이면 그냥 되는 것처럼 그려졌달까요? 좀 위화감이 느껴졌습니다.
이는 두 번째 문제와도 연결이 되는데
2. 악역의 포스 부재...
악역으로서의 포스와 작중 인물의 실제 포스 둘 다입니다.
위의 두 대결을 살펴보면 렌이 그냥 호구스럽게 약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레이에게 지는 건 레이가 미친 천재라서 그렇다고 쳐도 일반인인 핀에게 상처까지 입고 겨우겨우 이기는 건 진짜 꼴볼견이죠.
근데 문제는 렌이 메인 악역이라는 겁니다. 오리지널의 황제 포지션인 그의 스승은 그냥 홀로그램으로 나오는게 고작이고 (그나마도 얼굴이 다 까발려져서 포스가 떨어집니다), 결국 영화를 끌고 나가는게 렌인데 너무 매력이 없습니다.
물론 의도는 알것 같습니다. 렌을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연약한 면도 있고, 흔들리는 면도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리려는 의도였겠죠. 렌이 속편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고요. 이 점에서 보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시도입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독립적인 영화로만 볼 때 악역의 부재로 긴장감이 팍 떨어집니다. 한 마디로 무섭지가 않아요...코딱지만큼도...
처음 등장은 다스베이더를 오마주한 듯한 가면에 굵직한 목소리, 잔혹함 등 포스가 느껴집니다만, 이 양반이 중간에 가면을 벗어버립니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연약한 얼굴과 목소리...심지어 눈물까지 흘립니다.
악역에 인간적인 면을 불어넣으려는 건 좋습니다. 근데 이건 관객들이 렌을 처음 보는 작품이라는 겁니다. 에피소드 6에서 다스 베이더의 인간적인 면이 대호평을 받은건 이미 에피소드 4, 5를 통해 관객들이 그를 무시무시한 악역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니 감동적이었던 거죠. 근데 렌은 처음부터 너무 유약한 면을 넣으니 악역같이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다스 베이더가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콤플렉스로 굳이 필요도 없는 가면까지 쓰고 다니는 그의 모습에서 저는 "센 척"하려고 억지로 담배 피면서 어울리지도 않는 옷 입고 다니는 중딩의 포스를 느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선택이 후반부 작품에서 빛을 발할지...그렇지만 "이 작품의 메인 악역"으로서 렌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역 중 하나로 꼽히던 다스 베이더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혹평 일색의 에피소드 1의 다스 몰만 하더라도 주인공 일행을 심각히 위협하는 포스를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악역이 중요한 것은, 악역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 그들의 위협을 극복하는 주인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가 있다는 겁니다.
사실 제가 애정이 가도 까는 스타일이라 혹평을 좀 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대호평을 받았던 과거 작품를 크게 의식했지만, 결과는 극과 극이었던 쥬라기 월드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떠올랐는데, 스타워즈 7은 전자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제니시스는 전작에 지나치게 손을 많이 대고 개입해 팬들의 반발을 샀다면, 쥬라기 월드는 전작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고 거기서 확장을 하면서도 전작에 대한 오마주를 끼워 넣었죠.
스타워즈 역시 옛 이야기에 대한 오마주가 넘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도 있습니다. 과연 실력있는 감독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 마지막으로 하나 살짝 아쉬웠던 건 에피소드 1의 다스 몰 vs 콰이곤 진/오비완 케노비, 에피소드 2의 두쿠vs 선역들, 에피소드 3의 화산 행성에서 마지막 전투 (혹시 스포일러가 될까봐...) 등 기술이 발전한 이후의 스타워즈는 꼭 최고수들 간의 광선검 대결을 넣어 즐거움을 선사했는데, 이번엔 그런게 없었다는 겁니다. 기껏해야 초짜들 vs 너무 허접한 악역....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전설적인 존재가 된 루크 스카이워커의 눈돌아가는 싸움을 구경하고 싶었는데....(물론 마크 해밀이 할아버지긴 하지만, 이미 에피소드 2, 3에서 팔순이 넘은 크리스토퍼 리 옹이 CG 등을 이용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적이 있죠)
첫댓글 해리슨포드가 나올 때 저도 정말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전 전체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카일로 렌은 다스베이더가 되고픈 에피2정도 수준의 아나킨같은 캐릭터같애요 왕초보들에게 당했단거 빼곤 전 오히려 캐릭터로서 좋았어요 가면도 시원시원하게 벗고 정체도 일찍 드러나고 어찌보면 시퀄내내 다스베이더 아류의 모습보이는거보다 신선하다 생각들더라구요 막판에 루크 대 카일로의 화려한 전투 기대했는데 아쉬웠어요 ㅡㅡ
카일로 렌은 열받으면 라이트세이버로 후려갈기며 날뛰는 모습으로 봐선 수련이 덜 끝난거 같습니다. 지도자가 막판에 소환하면서 '수련을 완성시켜야갰다'고 하지요. 거기에 츄이에게 한방 맞은 상태라 핀에게 한대 맞고, 이 두 상처때문에 레이에게 발린걸로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핀의 무용(?)은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칼질만 했지 포스를 이용하거나 레이저를 튕겨내거나 하는 액션은 없었기에 익스큐즈되지 않았나 싶고요.
그런 영향으로 카일로 렌이 (비교적)약캐가 된건 어느정도 현실성은 있는데, 그러다보니 지적하신 대로 악역이 넘 약해져서 긴장감이 덜하죠. 다음 편에서 어느정도 스텝업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에피소드 7에선 악역의 '포스'가 별로였습니다. 일단 키도 별로 안크고, 헬멧 벗은 모습은 왠지 이광수가 생각나고... -.-;;;
제 개인에 한해서 나름대로 이해를 해주자면
완전한 악이 아닌 렌이 한 솔로를 죽이면서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면서 포스가 흔들려 저리됐다.. 라고 이해를 해봤습니다..아만 그런데 이거 참...
무지무지 반갑다~란 느낌을 빼버리면 영화 자체는 좀 아쉽긴 하더라구요..
쟈쿠 행성을 떠났는데 하필이면 떠나자마자 한 솔로를 만나고,
한 솔로와 함께 도착하니 또 하필이면 그곳이 루크의 라이트 세이버가 있는 곳이고..
뭐 이래 저래 아쉬움과 반가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영화였어요 ㅠ
원래 스타워즈는 사건들 사이의 개연성이 완벽한 작품이 아니었죠. 에피소드 6에서 그 대단한 데스스타가 터지는 과정이나 다스베이다가 루크를 구하려 시스로드를 집어던지는 장면이나 진지하면 실소를 품게해요. 그럼에도 열광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거죠. 전 7편에 대 만족인게 이전 시리즈에서는 아무래도 어색할수밖에 없었던 각종 특수효과들이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너무 잘 만들어졌다는거. 그래서 전투신들이 모두 에너지가 넘치고 화려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아요. 두시간 넘는 타임동안 지루할틈 없던 연출도 좋았고. 거기에 귀염둥이 드로이드들은 캐릭터가 더 업그레이드 됐구요. 레이도 매력있는 여배우 였어요.
저는 찌질한 미완성 악당인 카일로 렌이여서 좋았고 프리퀄에서 보인 휘황찬란하기만 하고 감흥 없는 광선검 대결이 아니라 클래식에서 처럼 캐릭터를 보여주는 대결이라 더 좋았네요. 이번 편은 선이나 악이나 둘 다 미완성이라 맘에 들었어요. 그 무시무시한 다쓰 베이더도 루크와 한 솔로 같은 허접한 일행한테 당했죠.ㅎㅎ 근데 갈팡질팡 악당 정도쯤이야...ㅋ 스타워즈 시리즈는 언제부턴가 그 허접하고 단순한 이야기와 곳곳에서 보이는 수 많은 영화적 옥의 티들 마저 매력이 된 작품이죠. 그걸 팬들은 인간적으로 받아들였고요. 그 점을 완벽히 배신한게 프리퀄이였고 다시 돌려준게 이번 작품이죠.
스타워즈 팬들에게 개연성이나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스타워즈의 매력이라는 것의 다음 순위죠. 어쩌면 그건 거의 필요 없기도 합니다. 스타워즈 세계관이 커진 건 그 중간 중간 없거나 궁금한 이야기들을 팬들이 채워가며 만드는 재미로 메꿔 가면서 커진거거든요. 이번 깨어난 포스는 그들에게 필요한게 어떤건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스타워즈 팬이 만든 완벽한 영화라는게 제 생각이에요. 조지 루카스가 자기맘대로 망쳐버리는 걸 욕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던 팬들을 위한 완벽한 힐링 무비구요.ㅎㅎ그리고 전 클래식 삼부작을 떠올리는 그 허접하고 개연성 헐거운 이야기마저 좋았어요.ㅎㅎ
평이 주로 재탕이라는 얘기들이 많더군요. 모처럼 땡기는 영화였는데...
4편의 재탕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렌이 막판에 사촌에게 쥐어터진 것에 대해서는 뭐 속편에서는 더 강하게 돌아올것같은(퍼스트 오더의 역습)예감도 들구요. 근데 과부가 된 레아 지못 ㅠㅠ
아마 츄이한테 총 한발 맞은 것도 밸런스 조정 장치겠죠
아차 그걸 깜빡하고 있었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본문에 언급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카일로 렌이 너무 싫은 것도 카리스마 넘치는 다스 베이더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전 1보다 재미없던데요.
자쿠에서 우연히 찾은게 한솔로 우주선, 그걸타고 도망가니 한솔로 만나고 다시 행성으로 가서 저항군 만나고.. 우연에 우연에 우연에 우연이 연속으로 일어나서 정말 실망했습니다.
가장 최악은 제국의 본거지가 저항군 비행기 20대 정도에 초토화 되었다는게-_-
돈 아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