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표현을 잘 안하시는 무뚝뚝한 경상도 분이신데 "나훈아 쇼" 가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 내 죽기전에 꼭 한번은 보고 죽을랍니다 " 7분이면 예매가 다 끝난다는 나훈아 쇼~! 외손녀 딸에게 꼭 사오라고 시켰답니다 인터넷을 며칠동안 뒤져서 해약된 표 두장을 구했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와~~! 내 생전에 처음으로 비싸고 (14만원) 불티나게 팔린다는 어게인 나훈아 쇼 를 사부인 덕분에 관람할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경기장네 그 큰 실내 공연장은 인산인해 였고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두시간이 어텋게 지나갔는지 혼을 쏙 빼놓는 가왕 나훈아씨의 무대 매너는 평생 잊을수없는 추억으로 남았고 그래서 나훈아쇼 표가 눈깜박 할사이에 팔리는것 같았습니다 쇼를 보신 사부인도 무척 즐거워 하셨습니다 내 딸아이도 전문직에 있어 출근후 진료하랴 살림 하랴 집에 모실수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마침 막내 아들의 부인은 자녀들과 서울에 살고있고 아드님만 증평에서 모텔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부인은 아들만 있는 그곳이 편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장남은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둘째인 사위가 장남노릇을 다 했습니다 딸아이도 사부인이 서울에 오시면 좋아하시는 갈치구이. 문어. 족발.등 사다 해드리곤 했습니다 얘야 넌 둘째인데도 불평 한마디없이 장남이 해야되는 일들을 다 해드리는구나 ... 남편의 어머님이신데 순서라니요~? 난옆에서 흐믓하게 바라보곤 했습니다 내가 시어머님께 해드린걸 보고 배운것도 있었겠지요 사부인은 답십리에 혼자 사셨는데 언제부턴가 식사도 안하셔서 옆에 누군가 가 지켜드려야 했고 약간의 치매기도 있었습니다 요즈음은 다들 맞벌이를 하고 살지요 그러니 집에서 모시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막내 옆에 가 계시게 되었지요 난 사부인이 계신 증평에 가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니 살아계실때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찿아 뵙는게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지난 어느따뜻한 가을날 사위차에 타고 사부인을 뵈러 갔습니다 맛있는집으로 가자고 했더니 어죽을 잘 하는집이 있다고 했습니다 20분쯤 증평 외곽으로 갔지요 어죽국수를 어찌나 맛있게 드시던지...평소에도 국수를 좋아하셨던 분입니다 소주도 한잔 권해 드렸더니 참 좋아 하셨습니다 지금생각하면 그때 갔던게 너무나 잘했던 일이었지요 간 김에 노인 유치원 이라는곳도 들렸는데 많은노인분들의 무표정하고 멍한 눈동자들을 볼수 있었습니다 돌아올때의 쓸쓸하고 허전함은 서울에 와서도 내내 가슴이 아퍼 왔습니다 이게 몇년후면 내일이지 싶어서 입니다 사는동안 나이 차가 많아 꼭엄마 같은분으로 많이 배우고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사부인은 아침 저녁으로 잠자듯이 가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늘 빌었다고 하셨습니다 92세인 분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 주셨는지 저녁 드시고 속이불편하다고 하셔서 소화제를 드시고 등드두려 드렸는데 그냥 가셨다니 힘들지않고 편안하게 가신 복받으신 분이십니다 119가 와서 심페 소생술도 했다고 합니다 막내 며눌이 뮌가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명절이면 3 부자만 보내고 오질 않는다고 늘서운해 하셨습니다 그런뒤 몇년이 흘렀는데.... 사부인께서는 먼저 찿아가서 손을 내밀어 잡으셨다고 합니다 "니 서운한게 많드냐"~? 니 그러지말고 애들이랑 같이 너도 오너라 어른이 먼져 가셔서 품어 안으셨다는 말씀을듣고 깜작 놀랐습니다 고집이 센 옛날분들은 절데로 안 하시는 넓은 포용력에 감동을 했었습니다 그릇이 참으로 크신 분이구나 시어머님을 모셨던 나는 어른 모시는게 몸에 배어 있어 사부인께 신경써서 해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울에 계실때도 좋아하시는 천도복숭아를 사드리고 홍시를 대접해 드리고... 이젠 여름에 나오는 천도 복숭아만 보면 사부인이 생각나겠지요 머위대를 보면 시어머님이 생각나듯이.... 옛날분들은 하루하루가 무료하고 일상에 뭔가 즐길거리가 없는 분들 이십니다 한세대 아래인 우리는 인터넷 세상에서 검색도 하고 유트뷰에서 좋아하는 음악도 찿아듣곤 하는데. 그런거를 모르고 사시니 평소에 얼마나 무료하실까 생각하면 늘가슴이 찡하고 안타 까웠습니다 당뇨가 있으신 사부인은 배가 고파도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난 딸집이므로 냉장고를 맘데로 열었고 사부인은 열지 못하셨지요 저역시 며눌집에 가면 냉장고 못 엽니다~~ㅎ 우유와 사과를 꺼내서 드리면 맛있게 드시고는 배가 고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부인이 살아오신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경상도분이 강원도 사북에는 왜 사셨냐 물으니 남편분이 철도청에 근무 하셨는데 그곳에서 돌아가셨고 그후 사북에 자리 잡고살게 됬다고 하셨습니다 생활은 사북국민학교앞에서 문방구겸 마트를 하셨는데 혼자서 아들3. 딸1. 4남매를 교육시키고 생활하랴 고생도 많이 하셨다고 했습니다 다행이도 그때는 장사가 잘되서 4남매를 대학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사부인은 장사하실때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셨는지 노인분이 정리정돈을 너무나 잘 하신다고 딸아이는 늘 말했습니다 든자리는 잘 모르는데 난 자리는크다고 사부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서 양평장지에 모셔놓고 집에 오니 허망해서 설명절 내내 가슴이 아펐습니다 그렇게 빨리 가실줄은.... 이젠 떠나고 안계신 그분 과의 갔었던곳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이 추억으로 떠 오릅니다 우리내 인생은 "소풍을" 왔다 가는가 봅니다 누구나 가야하는 "그길"입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외로울때 엄마 같이 많이 의지했던 장옥연 사부인.... 좋은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몇년 후면 저도 뒤따라 가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 삶의 이야기 방
12년위 사부인을 보내 드리고
금송
추천 2
조회 297
24.02.12 10:4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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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부인을 멀리 보내시고
공허한 선배님의 심정을
공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선배님도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기우님
안녕 하세요
먼곳에 시시는분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정말 사부인을 보내고 힘들었습니다
명복을 빌어주시는 따뜻한 글에 감사 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인연으로 맺어진 분들을 하나하나 보낼때면 한동안 힘들어 지더군요
얼마나 귀중한 인연입니까 공허하고 그리움이 함께 하시는 모습에 깊은 공감합니다
좋은곳으로 가시길 바라며 ....
함빡미소님
반갑습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맞습니다 자식을 나눠가진 인연으로 만나서 가깝게 지내 정이 깊이 싸옇습니다
누구나 가야하는 길이니
명복을 빌어드리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겠는데 허망 하기만 하네요
고운댓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사부인님 빈자리가 많이 아프시네요,
어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해주시고 모신분이라 존경스럽니다,
마음 추스리고 건강하게 지내시기바랍니다~!
사부인님 편안히 영면하시기빕니다,
색동이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반가워요 설명절은 잘쇠셨나요~?
사부인은 꼭엄마 같았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허전하고 아픕니다
고운댓글 감사합니다
이제 음방으로 돌아와 주세요
삶과 죽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이 건만,이승에 펼쳐놓은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홀연히 떠나야
하는 무상함이여!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순환의 법칙대로
쉼 없이 흘러가는 자연의 한 조각일 뿐 이지요.
자연의 사계가 끊임없이 순환하듯 우리
의 삶도 생장노사하며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삶이고 무엇이 늙음이고 무엇이
죽음인가.
죽음이란 것은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일
뿐이지요
가신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초님 안녕하세요
위로의 댓글 감사 드립니다.
다분히 철학적인
글들이 가슴을 울리네요
누구나 가야하는 그길을 먼저 가신 사부인이십니다
명복을 빌어주신 고운 글 감사합니다
금송님과 사돈분과의 관계는
익히 들어서 알고있는 넘 절친한 사이지요
누구한테나 살갑게 대해주는 성격에
30년 시모님 모셨던 마음으로 사부인께도 어른대접 극진히 했고 나훈아 쑈 관람 얘기도 알고있지요
사돈과도 서로 지낼탓인데
자식을 서로 나눠가진 사이지만 사실 어려운 관계인데도 자매처럼 잘 지내셨지요
이제 고통없는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리라 생각하시고 마음 추스리세요
금빛님
사부인이 가시고나니 이렇게 허전할줄은 미쳐 몰랐네요
사위네는 형제들이 우애가 좋아요 누구한테 미루지 않고 장남역을 해낸 울사위가 대견스러웠지요
장지에서 마지막 제를 올리는데
먼곳에살아 제역할을 못해 미안했다며 울먹이는 장남도 짠했어요
떠나실때 힘들지 않아 복받으신
사부인
명복을 빕니다
진솔한 댓글 고맙습니다
사돈 간의 따뜻한 모습,
그리고 가슴저린 이별,
모든 거 다 감동입니다
삶은 그렇게 아름답게 꾸려가는 자들 때문에
아름답고 귀한 것 같습니다 👍 💎 💎
자유노트님
사돈이든 피를나눈형제든 지낼탓 인듯합니다
서로가 배려해 가며 지내다보니 정이 들었고 연세가 많으시지만
그리허망하게 가실줄을 몰랐네요
귀한 댓글 감사 합니다
천상병님의 귀천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소풍으로 비유하셨던 싯귀가
선배님의 글을 읽으며 생각나게 하네요
그 분의 소망처럼 편하게 가셨다니 그 또한 그분의 복일 것입니다.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형님께서 하도 우시기에 "형님 호상 이라 한다 아닙니까"하며
위로를 하니 "뭐가 호상 이란 말이냐 뵐 수도 없는데.."하며 우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복이라 하여도 볼 수 없다는 것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아프게 가슴에 닿네요.
처음뵐때는 당뇨식사를 해야되서 배부르게 못드심을 서운해 하셨는데....
그렇게 식성이 좋으셨던 분이였지요 우리사위는 수저로 밥을 떠먹이곤 했지요
어린아이처럼 아들이 주는 밥은 잘 받아 드셨어요.
밥을 드시고도 안 드셨다고 하는 예쁜치매기가 좀 있으셨는데 그래도 힘들게는 하지 않았습니다.
집을 나가는 치매가 제일 어렵거든요
막상 돌아가시니 허망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소풍을 왔다가신분 으로 표현을 했지요
귀한댓글
감사합니다
따스한 사부인과의 인연에 대한글
잘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수리산님
진솔한 댓글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사부인께서 나훈아를 정말 좋아하셨나봅니다.
사돈지간이 어려운 관계인데 금송님께서는 참으로 후덕한 분이십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낭만 선배님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그때 나훈아 쇼가 엄청인기 있을 때 그렇게 보고 싶어 하셨어요 덕분에 제가 잘 봤어요.
답글이 늦었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92세 딸 사부인을 보내드리고
반가운 금송님의 글이네요.
사북초앞 문방구점
3남1녀 잘 키우신 딸의 시어머님
첫째는 캐나다에
둘째는 한의사 부부
셋째는 모텔업
저도 노인 유치원 같은 노인케어 센타를 본 적이 있어요.
놀아 드리고 씻겨드리고 병원에도 모시고 가는 노인 돌봄 센터
엄청 비싸다고 하더군요.ㅎㅎ
소원대로 잠자듯이 돌아가셨다니 축복입니다.
고운 추억 해드리는 선배님의 따스한 마음이
깊게 느껴집니다.
별꽃님
잘 지내셨어요? 나도 님의 댓글이 많이 반가워요
사부인을 보내고 이렇게까지 내가 허망해 할줄은 몰랐어요.
그동안 많이 의지하고 살아서 그런가 봐요.
잠자듯이 가게 해달라고 빌었다는데
들어 주신것처럼 편하게 가셨어요.
그래서 참 복 받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편안한 저녁 시간 되세요.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울금송님의 글을 읽다보니 가슴이 먹먹해 지면서 저도 모르게 제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우리네 사람들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수피님 안녕하세요 지금까지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하는 그 길 인데요.
사부인이 가시고 나도 세상은 예전대로 잘 돌아가네요.
고운 댓글 감사 합니다.
사부인과 그리 가까이 지내시면서
먼저 떠나 보내시니 마음한켠이 큰 충격이
되셨을것 같아요.
오래전에 사북 탄광지역엘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광부생활 하시다가 도시로 생활
기반을 옴기신 분 따라서 산나물 뜯르러
갔었지요.
하룻밤 신세진 사북 분들 친절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여서 좋았답니다.
금송님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처음에 사부인을 만났는데 차비를 주시데요
난 싫다고 했죠
사둔간에 뭔 차비를 주나 좀 의아 했구요
택시 값이라구요
그분은 베푸는 성품이셔서...
꼭 일년에 한번씩을 캐나다에 가셨는데 김.멸치.고추가루.미역.등등. 한 보따리 선물을 안고 가시곤 하셨어요
근데 장남은 비행기 티켓값도 모른체 했나봐요
캐나다 에만 다녀오시면 극기훈련시킨다~?
아들이 등산을 시켜서 오실때는 다리를 절어 치료해주느라 힘든 딸아이의 말을 들으며 철없는
장남이 이해 불가 였지요~ㅎ
돌아오는 6월
내 생일상을 같이 받고 싶었는데....
무악산님
24일 시산제 때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