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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2시간도 안되어서 핀란드 휄싱키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핀란드는 숲과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주 이국적인 풍경은 우리를 설레이게 하였다.
우리 일행을 마중나온 현지가이드는 수더분한 아줌마이셨다. 태권도사범인 바쁜 남편대신 오늘만 우리를 마중나와 안내해 주시는것이라고 하셨다.
세계 투명지수가 1위의 명예를 누리고 있는 깨끗한 나라이며 국토의 60%이상이 숲이며, 크고 작은18만여개의 호수와 3만여개의 섬으로 이루진 전원의 나라라고 소개하는 동안 핀란드 태생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시벨리우스가 조국 핀란드에 대한 사랑을 담아 작곡한 <핀란디아>의 잔잔한 멜로디가 카세트에서 흘러 나왔다.
여행전에 수집한 핀란드 자료를 꼼꼼히 읽어 보는 동안 어느새 버스는 헬싱키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산타클로스의 나라이며 자일리톨 껌과 핀란드식 사우나로 기억되는 나라이지만 최근에는 ‘노키아’라는 브랜드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나라이기도 하다.
평화롭기 이를데 없는 풍경과는 달리 우리와 같은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핀란드인들은 1세기경부터 현재의 국토에 거주하기 시작했으며, 1155년에 스웨덴의 침략을 받아 650년간 지배를 받았으며 19세기 초에는 다시 러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1920년에 이르러 핀란드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한다.
공원안에 아름답게 잘 꾸며진 묘지와 그 유명한 노키아 건물을 지나 도착한 곳은 해변가에 있는 조그만 레스토랑이었다.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하얀 요트들.. 건너편에 보이는 고급 아파트,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노부부의 다정모습은 다시금 가족들 생각이 절로 나게했다.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에 여정을 풀고 몇몇이 헬싱키 시내구경을 하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다. 저녁 8시쯤 되었을까? 백야 때문에 어둠이 내려앉지도 않았는데 헬싱키 중앙역부근은 차도 사람도 그리 붐비지 않았다. 시내 중심지는 도로가 아스팔트 대신 돌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전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발트 해의 아가씨’라 불렸을 만큼 아름다운 거리와 건축물이 많았다. 헬싱키의 여행은 보통 중앙역(Rautatieaseme)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 중앙역은 설계에만 무려 10여 년이 걸렸으며 49m 높이의 시계탑과 중세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갈색 벽이 헬싱키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역이었다. 시내 구경을 마치고 노천카페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씩을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헬싱키 여행의 작지만 가장 특별한 즐거움이었다.
<다섯째날>
헬싱키에서의 둘째날은 아침6시 반에 Morning call로 시작된다. 이른 시간에 전통적인 핀란드식 사우나를 해보고 싶어 3층에 설치된 사우나실에 들어갔다. . 자작나무로 불을 때서 뎁혀진 화강암에 물을 끼얹어 생기는 열과 증기로 사우나를 하는데 너무나 뜨거워서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내려와 현지식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부터 헬싱키 관광에 나섰다.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옛사람들이 살았던 집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민속촌은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비유되는 곳으로 옛 가옥과 위로 죽죽 뻗어 있는(북유럽의 기후 특성이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기 때문에 한점이라도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한 나무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란다) 나무가 대부분이어서 산림욕하기에 너무 좋았다.
다음은 마켓 광장으로 향했다. 노천시장이 열려 시민이나 관광객이 모여드는데, 일대에는 대통령관저·스웨덴대사관·시청 등이 들어서 있다. 대통령은 틈나는 대로 광장의 노점상을 방문하여 최근의 물가와 국민들의 관심사 등 세상사를 접하고 국민들과 대화하는 장소로 상징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루터교회인 암석교회이다. 1969년에 건립한 세계에서 오로지 하나밖에 없는 건물이란다. 바위를 다이나마이트로 폭파한 후 지붕만 만드는 방법이 채택되었다. 바닥과 벽채는 돌이고 지붕은 동선으로 만들고 가장자리를 유리로 마무리한 기존의 교회의 모습을 완전히 깨뜨린 최첨단의 교회건물이다. 겉에서 보기에 화려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면 신비스러운 인상적인 교회이며 교회안의 파이프 오르간도 이색적이었다.
오후에 핀란즈복지국을 방문키로 되어 있어서 오전 관광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자일리톨 치약을 사기위해 상점에 들른 일행들을 재촉하며 다음장소로 이동한곳은 우스펜스키사원이다. 이 교회는 붉은 색 벽돌과 청회색 지붕, 그리고 황금색의 첨탑으로 우아하면서도 화려하다. 러시아 점령기에 새워진 정교회 건물로 비잔틴과 슬래브 양식을 동시에 띠고 있다.
그리스도와 12 사도 그림이 묘사 되어 있는 내부는 엄숙하면서도 황홀할 정도다 . 특히 중앙 돔의 사방에 타원형의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은 내부를 더욱 눈부시게 장식해 주고 있다. 중앙 돔에서 길게 내려 뻗은 샨데리아의 찬란한 모습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다음은 원로원광장과 루터교의 총본산인 대성당을 관람하였다. 헬싱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로, 우스펜스키 교회에 비하면 대성당은 정반대의 느낌을 받는다. 눈부시게 하얀 색으로 칠해진 벽과 기둥, 푸른색의 돔은 매우 산듯하면서도 눈물이 나도록 아름답다. 원로원광장에 하늘높이 솟아있는 대성당은 헬싱키의 상징이란다. 40만개의 화강석이 깔린 조형미 넘치는 정사각형의 원로원 광장과 더불어 핀란드 루터 파 총 본산이 대성당은 각종 국가적인 종교행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점심을 마치고 핀란드복지국으로 향하였다. 복지국 차관이 입구에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 해주었다. 수행원없이 우리를 소회의실로 안내한 차관은 키가 크고 뚱뚱한 시골아줌마처럼 수수해 보였다. 핀란드는 복지국가답게 노인복지정책과 가정복지정책을 관장하는 2개의 복지국이 있다고 한다.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으며,정부예산 중 GNP의 25%를 복지부문의 예산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연금구조는 65세 이상의 전 노인을 대상으로 거주조건,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받게되는 기초연금과 연금수급 이전에 가졌던 직장과 연관되며, 퇴직시 받는 소득비례연금으로 되어 있다.
노인복지정책은 만 65세 이상의 연령을 노인으로 규정(100% 국가가 책임)하고 재가노인은 가정봉사자를 파견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가노인을 제외한 모든 노인들은 대부분 양노원에서 여생을 보내며 재가노인들의 취미활동도 할 수 있는 곳이며 중증 노인은 병원에서 수용하여 국가에서 책임을 진다고 한다. 그러나 노인 인구는 계속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로 노인의 재취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며 복지의 재정부담 과다로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특히 내가 관심이 있는 보육정책은 열심히 듣고 메모하였다. 핀란드에는 7세 미만의 아이가 약 40만명으로 보육아동수는 우리나라처럼 해마다 줄어든다고 한다. 7세미만 아동의 50%는 시(市)가 제공하는 보육 서비스(보육센터, 가정보육)를 받는다.보육시설에 다니는 전체 아동의 75%가 전일제 보육(full-time care)을 받고 있다.
부모는 출산휴가 후 자녀가 취학할 연령인 7세가 될 때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무급 휴가를 받아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가정육아수당지급), 사설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거나(사설아동보육수당 지급), 또는 시에서 제공하는 보육(시립보육센터, 가정보육) 등의 육아지원방법을 선택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핀란드 보육복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성장, 배움, 발달을 위한 모든 가능한 최상의 조건에서 아이들에게 포괄적인 복지(well-being)를 제공하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행동의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육료는 가족규모와 소득수준에 근거하며 저소득 가족은 보육료가 무료이며, 취학 전 아동은 시당국이 제공하는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물론 사설보육시설을 다니면 아동보육수당(private childcare allowance)을 지급 받는다.
보육교사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여러 전문분야로 이루어졌으며 보육센터의 교사들은 최소한 사회복지와 의료관련 분야에 중등교육(secondary -level)학위가 있어야하고 교사 세 명 중 한 명은 교육학 학사, 교육학 석사 또는 사회과학 학사학위가 있어야만 한다.
우리나라의 보육제도와 비교해 볼 때는 너무도 차이가 났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에서 여성부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많은 성장을 보이고 있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좋은 보육정책을 기대해 본다.여성의 또한 사회참여와 여권신장이 잘 된나라로서 장관의 17명중 10명이 여성일 정도이란다.
2시간정도의 차관 브리핑을 진지하게 들은 우리 일행은 방문기념 사진을 찍고 정통 핀란드 사우나를 체험하기 위해 이동하였다. 물이 너무 좋아 아침에 호텔에서 한차례 하였지만 아줌마들은 주저없이 또 사우나를 한다. 40여분 동안 사우나를 하고 맨얼굴로 나온 일행들은 서로 못 알아(?)본다며 한참을 웃어 보는데 피부는 장난이 아니게 좋아진 것 같았다. 어디서나 수도를 틀면 마실 수 있는 물은 맛도 좋은 이 나라가 부럽울 뿐이다.
핀란드는 거의 모든 가정집에 사우나 시설을 갖추고 가족들 뿐 아니라 손님과 함께 사우나를 즐기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핀란드는 사우나가 가장 발달된 나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우나를 국민에게 권장한다. 핀란드인들은 호숫가와 협만(峽灣) 근처에 나무로 된 울을 짓고 그 안에 납작한 돌을 선반처럼 쌓은 후 밑에서 나무로 불을 때어 돌을 가열해서 돌이 뜨거워지면 찬물을 그 위에 끼얹어 증기를 만들어서 사우나를 하고 증기가 있는 오두막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은 피부가 벌겋게 되어 따끔거릴 때까지 자작나무가지로 몸을 두들기고 열이 나면 바닷가로 뛰어들거나 겨울에는 눈에서 뒹군다고 한다.
사우나 체험을 마지막으로 헬싱키의 빡빡한 여행을 끝내고 스웨덴 스톡홀롬으로 가는 호화유람선 실자라인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하였다.
첫댓글 범애님 .연수중에 북유럽여행 정말 부러울정도로 좋은 관광이셧군요...교회도 너무멋지네요,,,,자작나무 사우나 상상만하여도 좋을것같아요,,,여성이 살기에 좋은나라인듯합니다.후훗~가보고싶어요....
아니 이 많은걸 어떻게 다 기억하고 글로 남길수 있습니까?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 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곳들을 많이 다니셨네요.앉아서 공짜로 여행을 하나지 조금은 죄송하네요.하지만 한 사람의 경비로 여러사람이 편히 앉아서 여행을 했다 생각하시면 아깝지 않으시지요? 기쁜 마음으로 여행하고 나갑니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