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시입니다...조금 달라서 올려봅니다^^*
마중물이 되어 준 사람
임의진 (목사/시인)
우리 어릴 적 펌프질로 물길어 먹을 때
마중물이란 게 있었습니다.
마중물 한 바가지 먼저 펌프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펌프질하다 보면
마중물은 어두운 땅 속 깊이 내려가
꾹 엎드려 숨어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납니다..
잠시 후
마중물과 더불어 함께 올라오는 그 큰 물줄기의 무게가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감이 오졌습니다.
나 기쁨 잃고 우울하였을 때,
나 믿음 잃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방황할 때,
나 엄두 잃고 우두커니 손 놓고 앉았을 때,
나 위하여 기쁨의 마중물이 되어 준 사람 있습니다.
내 속에 태산 같은 믿음의 마중물이 되어준 사람 있습니다.
내 앞서 팔 걷어붙이고 그 엄청난 큰 일,
시작할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되어 준 사람 있습니다.
내 삶의 답답한 심연 속에
시원한 생수로 찾아 온 마중물같은 사람...
그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제
나도 누군가의 마중물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도 마중물 노릇하며 살겠습니다 .
첫댓글 내가 올린 시는 언제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어떤 곳에 실렸던지도 이제는 모른답니다. 그냥 제가 임의진이란 이름과 함께 가지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어진내님 것과 왜 다른지, 그 두 개가 다른 것인지, 알 길이 없답니다. 어쩌면 어진내님의 것이 처음 것이고, 그걸 조금 더 시로 다듬은 것이 내가 올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어찌 되었던 어진내님과 내가 같은 사람의 같은 내용의 시를 좋아하고,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합니다....
제가 힘들었을 때 마중물이 되어 저의 손을 잡아준 분이 계셨듯이 나도 그 누군가의 마중물이 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