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레라는 말🍀
-오봉옥-
울아비 노란주전자에 술 한 되 받아오면
그 좋아하는 술 입에도 대기 전에
술잔을 허공에 찍 뿌리며 고시레!
그건 무당이 굿할 때
첫술을 귀신에게 먼저 바치는
그 마음과도 같은 것이니
울엄니 정지에서 설거지를 마친 뒤
뜨거운 물 한 바가지 마당에 뿌리기 전
허공에 대고 먼저 외치는 고시레!
그건 성철스님 다비식 때
제자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기 전
스님 불 들어갑니다, 하고 외치는
그 마음과도 같은 것이니
고시레라는 말
얼마나 좋아
나보다 먼저 누군가를 생각하는 말
꿈을 비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정성껏 받들겠다는 그 말
고시레!
고시레!
첫댓글 고시레 라는 말도 있구나... 오봉옥님의 시 즐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