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의 4번째 목요일로 내가 살고있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명절날이다. 이날은 우리 한국의 명절로 치면, 추수를 감사하는 의미로 추석(秋夕, 음력 팔월 보름)과도 비슷하고, 또 미국을 개척한 청교도들이 첫 추수를 통해 “앞으로는 굶어죽지 않고 이 곳에 정착할 수 있구나!” 확인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개천절(開天節, 양력 10월 3일)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이날의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은 어떻게 시작된 나라인가?”하는 궁금증이 풀리기도 한다.
추수감사절 얘기는 종교개혁(宗敎改革, Reformation)에 뿌리를 둔다. 지금부터 한 오백년전 우리 한국에서는 이씨조선(1392-1910) 초엽인 1517년 10월 31일에 독일 비텐부르그 대학 성당 정문에 그 학교 신학교수인 말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신부가 95개 조항의 항의문을 붙여 놓고 천주교회의 부패성을 고발함으로 종교개혁이 시작되고, 그 개혁신앙을 바탕으로 오늘날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의 개신교회가 탄생했다.
개신교(改信敎, Protestantism)라는 말의 어간(語幹)이 우리 말로는 '개혁신앙(改革信仰)'이라는 뜻이나, 영어로는 '항의한다(Protest)'는 뜻이니, 기독교를 잘 모르는 분이라해도 천주교와 개신교가 갈라설 때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만하다. 그런 와중에 1540년경 영국 국교(Church of England)가 탄생하니, 이것은 “천주교와 개신교의 중간입장” 을 취하여, 어떤 때는 양쪽으로부터 협조를, 다른 때는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으며, 어부지리 (漁夫之利)를 취했는데,
1600년경 영국의 개신교도들 중에서도 “나뉘는 자 Separatists, 혹은 청교도 Puritans” 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던 무리가 반발을 하여 영국국교와 정부로부터 심히 탄압을 받게 되었다. 이들 가운데 혁명정신을 가진 소수의 무리는 “이들의 정치적, 종교적 탄압을 도저히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결정하고, 영국에서 가까운 바다 건너 화란으로 이주했다가, 그 보다 100여년 앞서 발견된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또 다시 이주할 계획을 세운다.
1620년 9월 6일에 102명의 청교도(淸敎徒, Puritans)들이 Mayflower라는 배를 타고 영국을 출발해서, 약 2개월간 대서양바다(Atlantic Ocean)를 건너 오면서, 2명이 죽고 1명이 태어나 101명이 살아서, 그 해 11월 11일 보스톤 동쪽 해안의 Plymouth에 도착함으로, 미대륙에 첫발을 내어 딛었으나, 한 겨울을 지내면서 절반 가량이 매서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고...
그 다음해 1621년 봄부터 인근의 마음 착한 토착민 Indian들이 도와서, 봄 여름동안 농사를 짓고 가을에는 첫 추수를 얻게 된다. 당시 인디언들은 사냥꾼이 곰이나 사슴같은 짐승의 머리를 잘라서 박제를 하여 벽에 걸어 놓는 것처럼, Scalping이라 하는 야만풍속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 머리껍질을 벽에 걸어 놓고는 했는데... 그런 토착민 Indian들이 오히려 착한 이웃사촌이 되어서, 봄 여름동안 농사를 짓고 가을에 추수할 수 있도록 돕다니!
하나님의 도움만 의지하는 독실한 개신교 신앙으로 한 해를 지나오면서 절반이 죽는 무서운 시련을 견뎌내고 청교도들은 드디어 가을의 풍성한 첫 추수를 앞에 놓고 이웃 인디언들을 초청해서 감개무량한 심정으로 추수감사예배를 드린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착한 인디언 이웃을 주셔서 그들의 도움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르며 물고기도 잡고 사냥을 하여 이렇게 풍성한 추수를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굶어죽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니 이제부터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야수와 거치른 환경을 무릅쓰는 개척정신. 근면하게 땀흘리고 일하여 추수한 농산물을 앞에 놓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는 성숙한 신앙. 청교도들은 이처럼 절박했던 환경과 굶어죽을 형편에서 벗어난 지 불과 15년후 1636년에, 세계의 명문 하바드 대학을 세워 자녀들을 교육하고, 1776년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미국을 세운 개척자들의 참 모습이다.
이렇게 시작한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그후 민속경축일로 지내오다가, 1863년에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국경일로 공포했고, 1941년에 미의회에서 11월의 4번째 목요일로 결정했다.
참고로, 카나다는 10월 2째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 아마 미국보다 날씨가 추우니까 가을 추수도 한달반 정도 일찍하는 모양이다. 카나다의 추수감사절인 10월 2째 월요일은 ‘콜럼버스 데이’라 해서 이태리의 해양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롬버스(1451-1506)가 1492년 10월 12일에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날을 기념해서 미국과 카나다가 함께 지키는 공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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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교도들의 이민사는 꽤 들은 바 있어도 추수감사절의 유래에 대하여는 새로웠습니다. 초기 그들의 사활을 건 개척생활이 오늘의 미국을 만든 바탕이 되었겠죠.
추수감사절은 원래가 개신교 신앙간증(懇證, 체험담)을 시청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 날을 종교에 상관없이 '가족회동'의 휴일로 즐깁니다. 종정분리(宗政分離,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의 정책이 청교도들의 이민사에서 종교적인 체험을 약화시키고 정치역사 부분을 강화시켰다고 봐야 하겠지요.
우리들의 인디언들에 대한 지식은 영회에서 얻은 것이 거의 전부이다. 인디언들이 선량한 양민을 공격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잠시 생각하여 보아도 그 반대 임을 알 수 있다. 그들의 땅을 빼앗고 불모지로 몰아내는 것도 부족하여 인디언을 대학살하였다. 완전히 말살된 종족도 있다. 인디언의 말살 정책은 아직도 시행되고 있다. 종족마다 황무지와 같은 지역에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만들어 놓고 머물게 하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비를 주며 도태 시키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멍텅구리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얼마전 까지 흑인을 동물로 취급한 백인의 습성으로 부터 알 수 있다.
'용재'라 해서 누구인지는 모르겠소만, 미국의 주류구성원들인 백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속에서 날카로운 지혜를 보고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백인들에게만 그렇게 악한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요. 입장을 바꿔 놓는다면 인디언이나 흑인들의 죄악성이 표출되었을 것입니다. (우리 한국인을 포함해서!ㅎㅎ) 그래서 이럴 때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가 이기심으로 악하다(性惡說)고 보는 것이 어떨지요.
미국 내에서도 인디언의 보호정책이 오히려 그들의 자생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대두되고있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머지않아 최선의 방안이 찾아지겠죠...참고로 용재는 이용우 학형의 ID입니다.
뉴 멕시코에서 한 때는 매우 번성했던 푸에불로종족의 집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와 같이 구들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고대에 아메리카가 아시아와 붙어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깉은 민족이 북방으로 들어가 살기 좋은 남쪽에서 정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어 스탠다드 책의 내용에서 부활절의 내용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 백인들이 사는 곳에 인디언들이 배로 착륙했더라도 추수감사절이 있었을까 하는 우문도 해 봅니다.
남들의 땅을 빼앗고 불모지로 몰아내는것은 인간 역사상 어느나라나 존재해 왔다고 봅니다. 특히 개척당시의 나라들을 보면..한국 역사도 마찬가지..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은 인디언의 땅을 뺏었다는 보상으로 Federal Government에서 약 150 년 전후로 인디언에게 쥐어 주었읍니다. 이 구역에 주제하고 있는 인디언은 세금도 무료고 그들 Self Govern 특권 까지 받고 있지요. 그들도 미국국민들이고 인권, 교육. 동등하게 자유를 누릴수 있죠.
누구도 그들이 Indian Reservation 에 강제로 머물게 못합니다. 선택은 자유예요. 어떻게 보면 자신의 폐베를 남한테 돌리는 태도는 좋지 못하다고 봅니다.
용재씨, 경제력 없는 멍텅구리 인디언들 만나 봤어요? 흑인을 동물처럼 사냥해서 시장에 넘긴것도 같은 흑인들.. 같은 동족들을 노예로 만들고 죽이고 학살들을 한 나라들은? 옛적에는 미국뿐이 아니죠. 정해진 구역서 쉽게 살며 그들 풍습을 지키며 즐겁게 사는걸 선택한 사람들. 선택에 의해 Reservation을 떠나서 된 인디언 변호사들, 교수들, 운동가들 많어요. 영화만 보고 얻은 지식으로 비난하시는건 좀..오바마가 많은 백인들, 흑인들 지지로 대통령이 되는 세상. 인종 차별없다고는 부정 못하나(모든 나라들) 자신들에게 책임이 많습니다.
용재(이용우) 형이 제시하는 미국의 문제점은 두 가지인 것 같군요. 하나는 '백인우월 정치구조, 또 하나는 '기독교 중심의 문화성향'이란 말씀인데, 그건 바로 보셨어요. '개신교 백인 다수(Protestant White Majority)'의 이익을 선호하는 사회이지요. 그 점은 우리 한국이 '무종교 한국인 다수'의 이익을 보호하는 점과 비슷하니까 문제 삼을 수는 없지요. 그리고 종교/인종의 정치틈새(Political Seams)를 잘 관리하여, 천주교인인 케네디나, 아프리카 흑인의 아들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뽑혔으니까, 고정관념(Stereotype)으로 꽉 막힌 사회라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유익 하게 잘 보았습니다.
격려의 마음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 나이, 60하고도 반을 훌쩍 넘었으니, 생,노,병,사와 적자생존,자연도태,뭐 이런 지구상의 섭리에 대해서는 소름이 느껴질 정도로 잘 받아들여야하겠는데요, 너무 이론에만 치우친 자기의 의견들은, 좀 더 어리석은 면으로도 생각을 해보며 조율을 했으믄 합니다.(저도 인간의 성악설을 조금은 믿는 터라 부끄럽기 그지없는 영혼이지만요.)
맞는 말인것 같다.
삼자씨 얘기는 애매해서 이해가 잘 안됩니다. 얼핏 보기에는 "위에 글 쓴 사람들, 말이 많다!"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재미없는 말이 많은건 사실이네요. 나 부터도.. 미국 사회제도와 정치에 대한 오해를 나름대로 짧게 해명한다는것이..
김호중학형 미국활약 얘기를 선농합창단 윤상열 지휘자님으로 부터 여러번 고맙게 들었는데 글도 참 잘 쓰네요 너무 잘 숙지 했읍니다
종만형의 칭찬은 고맙지만 듣기에 쑥스럽군요. 제가 요즈음 뒤늦게 음악 쪽으로 철이 들어서 관심이 있고보니 종만형의 음악성이 존경스럽고 또 많이 부럽습니다.
추석 정도로만 알았었는데....배우고 갑니다....
관심 갖기가 쉽지 않은 내용인데 그 중에서 배운 바가 있다하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어듸서나 왜 그리 패들이 많습니까? Luther,의 종교개혁은 한가지였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