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왕과 기사이야기

우주의 공용어 텔레파시 이처럼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하면서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의 채널링은 계속되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나눈 대화의 내용은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처음 듣는 생소한 이야기라서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기억에 남지 않을 때가 많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라도 뜻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주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반복해서 질문하면 짜증이 날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한결같이 자상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답변해 주곤 했다. 마치 어린애가 처음 말을 배울 때 했던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더라도 귀엽게 들어주는 부모의 마음처럼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친절했다. 채널링의 대화는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텔레파시의 담화였다. 그래서 조용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보이지 않는 존재와 무언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져 나갔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은 다양했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 초월적인 세계의 이야기 등 주제가 광범위했다. 뿐만 아니고 사후세계의 이야기라든가 무덤에 묻힌 자의 소식도 들려주었다. 그러한 이야기들 중에는 상상 가능한 내용도 있었고 상상 불가능한 내용도 있었으며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들리는 내용도 있었다. 죽은 자가 무덤에서 살아나 다른 세상에서 다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당황스러운 이야기도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담담하게 이어갔다. 믿어지든 말든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사실처럼 들려졌는데, 마치 세뇌작용 현상 같았다. 사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에 내 영혼이 점점 깊게 세뇌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날이 갈수록 강해졌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세뇌작용은 세뇌작용으로 끝나지 않고 정신세계의 최면 상태로까지 빠져드는 느낌이었지만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가 우울했던 기분도 좋아지고 내적인 힘이 넘치는 것 같았다. 뿐만 아니고,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최면 상태에 빠져들 때는 세상. 근심 걱정들이 눈 녹듯 사라져 버린 느낌이었고, 몸도 마음도 그토록 평안해질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우주의 마음을 열면 우주가 다가온다고 하였고, 우주의 눈을 뜨면 우주가 보인다고 하였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가끔 '샤르샤르샤르사차 샤르샤르샤르사차슈- 미뮤 - 사아자 샤르샤르 샤르' 라는 그들만의 언어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우주와의 경계를 허물고 우주와 합일체를 이루면 내 안에 우주가 있고, 우주가 내 몸이라고 하였으며, 우주와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무엇 하나 우주의 유기체가 아닌 것이 없다고 하였다. 우주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착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주의 노래는 마치 마음이 우울할 때 복용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항 우울제 성분의 약 같기도 했다. 우주는 너무 생소하고 추상적인 세계의 이야기였지만,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내면의 정신세계는 알 수 없는 큰 힘에 잠식되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나를 부르면 영혼과 육체는 전율을 느끼다 못해 갑자기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러나 우주선민하리라는 호칭은 나에게 어울린다고 생각 들지는 않았다. 마치 돈 없는 거지가 부자 호칭을 듣는것 만큼 민망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보이지 않는 우주의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도 아니요 여자의 목소리도 아닌, 중성쯤의 맑고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나에게 땅을 밟고 산다고 땅에 달라붙은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였다. 닫혀있는 고정관념이나의 잠재의식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멀리 바라보고 넓게 생각하며 우주를 품으라고 하였다. 나의 잠재의식을 열고 우주를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우주가 가깝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우주의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다. 내가 우주의 질서를 바로 깨달을 때, 무한한 우주의 능력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나의 존재가 우주의 유기체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한 목소리가 연달아 들려올 때면 나는 한편으로는 희열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걷잡을 수 없는 의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의문이 증폭될 때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친절한 해석을 달아주기도 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1 <우주의 목소리 > - 박천수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