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내 눈에 마악 들어온건... 해원이와 나를 중심으로 반으로 갈라서며 길을 내주는 사람들과
(모세의 기적을 연상시키는...)
그 길의 끝에 위치한 작은 무대.
누군지 모를 어느 한 사람으로 시작해서 쥐죽은듯 조용하던 광장이 환호로 울려퍼졌다.
곰인형에 눈이 가려진채 내 의지에 상관없이 질질 끌리듯 따라왔다가 화를 내보려던
심산으로 물건을 내려놓고 보니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면 당신도 분명
나처럼 볼을 꼬집어도 보고 눈을 비벼대는것도 모자라 ..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을것이다.
"해원아 이게 뭐야...?"
"피식... 안보여?"
"아니 그니까 이게 왠...."
그때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는... 우현이였다 =ㅇ=
"아아 마이크테스트! 무식하게 큰 곰탱이 들구있는 윤화령하고 매너없이 여자 짐 하나도
안들어주는 천해원 빨리올라와."
"씨발...저게 미쳤나보네. 윤화령 빨리올라가야지?"
이게 무슨상황인지 도대첵 파악이 안디 어리둥절해있는 내 손을 잡고 무대위로 올라가는
해원이. 우리 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듯한 이 분위기에 얼떨결에 올라온 무대에는
아성, 우현, 아린, 민성, 소희, 가휘... 6명이 총집합해있었다.
"강진고 명물 천해원, 윤화령 커플이 등장했습니다!"
왼쪽 가장자리에 마이크를 든 우현이를 비롯한 세명이 있는곳으로 걸어가는 해원이를 보며
내가 이러고 멍하니 서있으면 왠지 안될것 같아 반대편에 위치한 삼총사에게로 갔다.
그렇게 내 발걸음이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무대 가운뎃 벽을 타고 내려오는 현수막.
'조올라 멋있는 천해원과 조온나 이쁜 윤화령 만난지 100일♡'
만난지 100일...? 벌써 백일이나 됬다고? 이거... 날 위해서 해원이가 이벤트 준비해준거야?
이렇게 큰 무대와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아까 계속 핸드폰 만지작 거렸던거고
하루종일 실실대며 웃고다녔던거야?
멈출줄을 모르고 줄줄이 이어지는 물음표행렬들.
이런 날 아는지 모르는지 죽이 척척 맞는 아린이와 우현이가 진행을 하기 시작한다.
"기다리셨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무대 허접하지만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먼저 분위기를 달구기 위해 세상에서 제일 유명해질 바이러스밴드를 모셨습니다 >_<"
어느새 준비된 악기들을 연주하는 사람들과 그 반주에 맞춰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보컬.
노래는 사람들의 흥을 돋구기에 충분했지만 내 귀엔 들어올리 없었다.
"소희야 이게 대체 뭐야..."
"저 기타리스트 멋있지 않아? 나도 가휘한테 배워보라고해볼까..."
"장소희, 서아성!!"
"어, 어? 너 지금 이상황 이해못하는거 아니잖아."
"지금 우린 천해원의 협박에 어쩔수 없이 데이트도 제쳐놓고 이렇게 달려와 이벤트열고있잖아!"
다른사람의 입을 통해 들으니 이제야 조금 실감이나는것같다. 무대앞에 모인 많은 사람들과
이 무대가... 나와 해원일 위해 준비된 거란걸...
"왜 학교에서 아무말 안했어 나 아무것도 모르고 진짜 놀랐잖어 ㅜ^ㅜ"
"야 절대 말하지 말라고하는데 어떻게 말하냐?"
"그리고 말 안해야 감동 100% 아니냐!"
"휴우... 가휘도 이런거 해줬으면 좋겠다. 천해원 진짜 멋있어!"
키스때문에 시작했지만 서로 아주 많이 좋아해서 여기까지왔고...
힘들고 아픈일도 있었지만 이렇게 함께있어.
그걸로도 많이 행복한데 이런 이벤트라니... ㅜㅜ
"어 야 왜울어 시작도 안했는데 울면 어트케!"
"안울었다 바보야."
잠깐 아성, 소희와 얘기하는 동안 공연이 끝나고... 아린이의 지시에 따라 우현이의
마이크를 뺏어 무대가운데로 나오는 해원이.
우현이는 마이크를 뺏겼다며 오열을 해댔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_=;
"궁금하시죠? 얼짱 쌈짱 몸짱 돈짱 분위기짱 천해원의 프로필~!"
건방져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매력인듯한 해원이를 보며 환호성 질러대는 사람들.
ㅜ^ㅜ 쟤가 내 남자친구랍니다...
"여러분 여기 서있는 이사람 이름이 뭐라구요?"
"천해원!!!!!!!!!"
이렇게 보니까 말솜씨가 좋은 아린이가 관객의 호응과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낸다.
"그럼 질문 시작합니다. 해원군 나이는 몇살이죠?"
"100일."
저 바보가 자기 나이도 까먹었나 ㅜ^ㅜ 순간 당황해하는 아린이.
"네 그렇군요. 그럼 좋아하는거는요?"
"평생 사랑해왔고 앞으로도 오억년동안 사랑한 내 심장 주인."
해원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심장을 파고들어 두근거리게 한다.
우~! 하는 사람들의 함성과 함께 부러움에 가득한 눈빛들이 날 향하고 난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날 사랑한다 말해주는 해원이가 너무 많이 고마웠다.
사람 감동시키는 기계도 아니고 어떻게 매번 이렇게 감동시키는지...
천해원이 나 좋아하는것보다 더 많이 좋아하게 되버리면 내가 내뺄수가 없어지잖아 바보야...
그래도 우리 사랑 증인이 이렇게 많으니까 천해원 너 나한테 못벗어나겠다 그치 ^ㅇ^
느끼한말 수도없이 해대서 순간 당황스럽고 민망해지기도 하지만
역시 숨길수 없어. 윤화령이 천해원을 많이 좋아한다는거...
우리가 처음 만난 100일 전이 네가 태어난 날이고 그때부터 나 계속 사랑했으며
앞으로도 평생동안 나만 볼거라는 네가 너무 멋있어.
말도 안되는 억지부리는 거지만... 그래도 나 너를 오억번만큼 사랑해.
"네 상당히 느끼했지만 멋있네요 ㅜ^ㅜ 그 다음 싫어하는거는요?!"
"정우현 바보같이 실실대는거... 윤화령 내 심장 쥔손에서 힘이 조금이라도 빠져나가게
하거나 울리는놈... 다 죽여버릴정도로 싫어할거야."
"하하... 그렇다는군요. 잘 들으셨죠? 마지막으로 얼짱 천해원에게 묻는다!!
평소 정말 물어보고싶었던 한가지 가르쳐드려요. 목소리 큰사람이 이깁니다!!"
"!$_*@)(ㅌ=@($ㅍ|+!@(+#ㅌ(+)$*@!)(*#+!@<ㅊ!@ㅃ)ㅉㅊ{<ㅋ<ㅊ)@(!+"
"네 뭐라구요?!"
아린이의 말에 경쟁이라도 하듯 점점 목소리를 높이는 여자들.
아무리 봐도 아린이 그방면에 정말 소질있는것같다 ㅜ^ㅜ
그나저나 임자있는 남자한테 궁금한것도 많으십니다.
오늘따라 해원이가 더 많이 멋있어보이고 내 남자친구란게 너무 자랑스러워서
당장이라도 뛰어가 안겨버리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이루 다 말할수 없이 행복해서... 자이언트곰돌이씨(그새 이름도 지었다 =_=^)에게 안겨
말 그대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네 팽팽한 신경전~ 다시한번 외쳐주세요. 무엇이 궁금하다구요?!"
그때 다른 목소리들에 파묻혀 희미하지만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주인모를 그 목소리는 이렇게 외치고있었다.
'연수언니랑은 어떻게된거에요?'
마이크를 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아린이가 갑자기 멈칫하다 말을 이어가는걸로 보아
들었나보다. 그럼... 옆에 있는 해원이도 들었겠지..?
"천해원의 이상형이 가장 궁금하시다구요? 두구두구두구두구~ 천해원군 대답해주세요!"
"..........곰새끼 들고있으면 우는거 안보이는줄...모를줄 아는 바보같은여자........."
"하하... 화령양 말하는것같네요. 해바라기같은 사랑 정말 멋있지 않나요? 제 남자친구도
좀 닮아줬음 하는마음이네요. 자 질문 한가지 더 받습니다!"
"!$츠*_@)(*#ㅌ_<!@)$*ㅍ_ㅜ)(!@%_<ㅌ#(+:_)(@ㅜ_ㅣ)$(ㅑ!@ㅌ$(:+!"
"네. 두번째 질문이 들리네요! 천해원군이 갖고싶은거요?"
".............윤화령............에 대한 모든거............."
"하하하... 정말 끈질기게 화령양만을 고집하네요. 그럼 아쉽지만 이쯤하고 다은순서로 넘어..."
"아까... 하연수랑 어떻게 됬냐고 주둥아리 멋대로 놀렸던 용기가 가상해서 답해준다."
그건 나도 정말 많이 듣고싶어. 순식간에 조용하던 광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난 평생동안 윤화령만 봐서 윤화령밖에 몰라."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한자한자 힘줘서 말해주는 해원이의 말이 다시한번
날 울려버렸다. 토닥토닥 울지말라고 일자눈으로 날 위로해주는듯한 자이언트곰돌이씨.
"야 너 왜 계속울어 울지마."
"흐...흐엉 ㅠ0ㅠ 아성아 이 눈물이 뭐지?"
"...행복...^^"
"응 ㅜ_ㅜ 나 행복해서 우는거니까 말리지 말아죠."
"벌써 울면 어떻게하냐? 빨랑 눈물 닦아 너도 가운데로 나가야된단말이야~!"
"응. ㅜ^ㅜ 뭐?"
"뚝! 곰인형 내려놓고."
"곰인형이 아니라 자이언트곰돌이씨야 ㅠㅠ"
"워째떤!!"
해원아, 천해원! 너 아무내색도 안하고있다 갑자기 이런 깜짝 이벤트도 해주고 그런 멋있는
말들도 많이 해줘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하고...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고 또 그 상대가 너라는걸 제일 감사해하는거 알지?
"자 그럼 다음순서, 미니약혼식 준비해주세요!"
뭐라... -0- 약혼식?! 이건 그냥 단순히 만난지 백일 이벤트잖아! 나 완전히 묶여버리는거야?
입이 쫙 벌어진채 멍하니 있는 내 머리에 뭔가가 씌워지고
난 그게 면사포인걸 단박에 알아챌수 있었다.
해원이도 좀 당황해하는듯 싶었지만 다시 피식하고 실소를 터트려버린다.
"아성아 약혼식이라니?"
"푸하하! 우리가 이거 다 정한거 알지? 고마운줄 알아! 이제 니네 결혼하기 싫어도 해야되겠네!"
"내 아이디어니까 나한테고마워해!"
"어쩌면 내친김에 오늘 결혼하자고 할지도 모르지."
"=_= 그런말 마."
겉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싫지만은 않다.
곳곳에 오색풍선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사람들이 많이 지켜봐주고...
비록 교복에 면사포를 쓰고있지만 진짜 결혼하는 신부보다 더 황홀해하고 설레고있으니까..
3단케이크가 무대 가운데로 등장하고 해원인 뻘쭘히 서있는 내게 다가와 손을 끌어
가운데로 간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이 감정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냥 하늘에 붕 떠있는듯한 그런 기분...
나와 해원이가 케이크 앞에 서자 환호와 함께 '축하합니다' 노래가 울려퍼진다.
"100일 축하합니다♪ 100일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해원화령~ 이쁜사랑하세요♬"
"흐...흐어엉...."
"바보야 울면 어떻게하냐. 촛불 꺼야지."
촛불을 끄자 사회를 보는 아린이와 우현일 제외한 나머지애들과 해령카페운영자로 칭해진
사람이 이곳에 온 사람들에게 케잌을 잘라 나눠준다.
"해원아 이거 다 네가 준비한거야?"
"아니 쟤들이."
"헤... 나 지금 엄청 기분 좋다. 멋있어 천해원..."
"이제 알았냐?"
"너무 많이 감동받아서 계쏙 눈물만 나올라구해."
"피식..."
"근데 해령카페가 뭐야? ㅜ^ㅜ"
"나도 잘은 몰라 -_-"
이 순간이 꿈만같고 모든게 믿어지지가 않고, 네가 꼭 잡아주고있는 손 말고는 실감이 안나.
"케잌 다 돌아갔죠? 다음순서 진행하겠습니다."
"다음순서가 뭐에요오?!"
"모르세요? 강진고 3인방의 축가를 들어볼차례잖아요."
"아 그렇군요! 이가휘, 최민성 그리고 저 정우현이 직접 작사 작곡해서 부르기까지하는
'내 심장의 주인은 너' 들어보시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줬구나... 해원이도 나도 입가에 경련이 오는듯 했으나 그래도 너무 좋아서
차마 미소를 떠나보낼수가 없다.
시작은 이렇지 않았던것같은데
어느새 내 가슴에 자리잡은 그대죠(민성)
조금의 틈도 남겨주지 않은채
나의 마음을 차지해버렸어요(가휘)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조금씩 키가 커져요.
사람이 점점 커가요(우현)
제어할수 없을정도로 너무 많이 사랑해버렸네요
미치도록 좋아하니까 후회하지 않아요.(가휘)
아픔도 눈물도 두렵지 않죠.
아프면 치료하고, 눈물이 나면 닦으면 되니까요(우현)
가장 두려운건 그대가 떠나는거에요
그 무엇으로도 치료할수 없죠.
하지만 그대가 내 곁에 영원히 있어줄걸 알아요(민성)
그대에게 내 심장을 드릴게요
아무도 넘볼수도 가져갈수도 없도록(우현)
앞으로 많은 고난과 시련이 닥쳐온대도
두렵지 않을거에요
우린 하나가 될테니까요(가휘)
그 누가 우리의 사랑을 질투할까요
이렇게나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영원히 사랑할게요
누구도 우리를 막을수 없죠.
우린 운명이니까요
빨간색 실로 묶여진 단 하나의 인연.~
감미롭던 세 사람의 노래가 끝나고... 다시 한번 광장이 환호로 가득 찼다.
"흥분의 도가니탕이네요. 정말 반하겠어요 멋있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순서를 마지막으로 끝내야되겠네요..."
"그러게요. 가장 기다리셨던 '너희에게 원해! 원해!'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이 커플에게 보고싶은걸 외쳐주세요!"
"만 15세까지만 허용가능합니다. 손잡기, 포옹, 키스까지!!"
"19세는 정말이지 아쉽게도 주문하실수가 없답니다."
=_= 얘들이 뭐래니? 해원이를 보니 이 상황을 즐기는것 같았다.
"네 뭐라구요? 더 크게말해주세요!"
"키스! 키스! 키스!"
"아 이구동성으로 키스를 외치고계시네요."
해원이의 입술이 점점 다가오고... 순식간에 정적까지 맴도는 광장.
"내가 왜 키스를 좋아하는지 아냐?.. 키스할때는 아무생각하지않고 너에게만 집중할수 있거든."
이 말을 끝으로 해원이와 내 입술이 맞닿았다...
행
복
해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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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셨나요? =_=;;
이번편은 조금 길었죠? -0-
으허허 재밌게 봐주시구요 ㅜㅜ
리플 많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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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키스광 그놈의 심장이 내거라고?! [53]
나영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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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27 13:4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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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 넘넘 재미 있어요~^^
우아 정말 멋지네 천해원 ㅋㅋㅋㅋ
우와 ㅇ ㅅㅇ.. 같은남자로서 해원이 너무 멋있어서 질투가 .. [퍽 하여튼간에 잘되서 다행이네요 ^ㅡ^ 그럼 얼릉얼릉 담편 도 써주시고 작가님도 아자아자 화팅!
너무 너무 멋져여~! 다음편 빨리여
꺄아아아>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