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14 - <구비문학 관련성과 저실 야그 >
얼마 전 내 고향진도카페의 사투리 방에 진도 젊은이로부터
<"쑤쑤쌀댁기는줄 뻔하니 암시로 맬갑시 댁기냐고 말붙힘 하네" 진도 아리랑 가사의 일부분인데 통 이해가 안 가서 해석 부탁드립니다.>란
물음이 올라왔었습니다.
쑤수쌀, 쒸시쌀=수수를 방아 찧어 나온 흰알곡. 데끼다, 뒤끼다=뒤집다. 뻔하니=뻔히. 암시로=알면서.
맬갑시=괜히,공연히의 뜻으로 쓰이는데 진도 안에서도 그 발음들이 공연시, 매겁시, 매랍시, 매럽시, 맬갑시,
맬겁시, 맬급시, 내르급시, 내리급시, 멀쩡없이, 무담시등 무척 여러 가지로 쓰이며
심지어 한 사람이 여러 가지를 혼용하는 예도 많은 사투리입니다.
그러고 보면 "수수쌀 뒤집는 걸 뻔히 보아 알면서 괜히 말 붙여 보려고 수수 뒤집느냐고 묻는다."라는 이야기겠지요.
진도 출신으로 지금 나이가 사십이 넘으신 분들이라면 거의 그냥 알아들을
진도 아리랑 가사를 이렇게 생소하게 느끼고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투리로 전해 내려오는 진도아리랑, 다시래기 씻김굿, 둥덩애타령등 진도가 자랑하는 구비문학들도
그 본연의 빛을 바라게 될 날이 머지않을 거란 걱정마저 듭니다.
원래의 사투리 말을 알아들어야 그 참스럽고 깊은 멋과 맛을 알아들을 수 있을 텐데
우리의 이 정겨운 사투리가 자꾸 잊혀가는 게 마음 짠할 뿐입니다.
거창하게 '민족문화의 발전 및 전승은 언어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라는 원칙론을 떠나서도
사투리란 우리 고을 조상의 얼이고 혼이며 생활 그 자체입니다.
진도가 자랑하는 무형문화재를 이루는 구비문학 또한 그 바탕에 진도사투리와 방언이 있으며,
이를 떠나서는 얘기할 수 없는 - 진도사투리 그 자체가 무형문화재입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칭고 아그덜아! 내가 맨당 하도 떠들어 농께 내가 몬야치께 먼 야그를 했등가도 잘 생각이 안 난다야?
날이 충께 오눌은 샨 야그를 잔 해사 씨겄제?
그랑께 저실이 샨이제?
저실은 아매도 겨울하고 한테서 깔라진 말이꺼시구만?
ㄱ을 ㅈ이로 발음하는 사투리 특성하고 지끔 현대말에서 읎어진 아래아하고 관련댜가꼬
겨울이 저실이 댰고 가을이 가실이 안 댰으까?
아니믄 말고. 내가 먼 국문학자도 아닝께 걍 내 생각이 그라단 야그제.
그라고 샨은 원래 시절이 춘때라고 한문이로 시한(時寒)이로 씨등것이 승질 급한 진도사램덜이
걍 막 쮤에가꼬 말하다 봉께 샨이 안 댰겄냐? 앙그라까? 고것도 아니라믄 냅둬뿔제!
그래도 샨이 질로 존 때제!
가실했싱께 꼬방에 나락하고 쌀도 잔 있겄다 두대통에 감자도 허빡 있겄다
철나무 해농것도 베눌로 싸 놨싱께 이방 저방 굼불 허빡 때놓고 뜨뜻한 아랫묵에다가 소캐이불 한나 깔어놓고
니다리 내다리 모도 옇고 앉어가꼬 이정까고 그랬었제.
암찌께도 어런덜도 배깥에 일이 벨로 없잉께
보지란한 사램덜은 새내끼도 꼬고 지푸락이로 덕석 방석에 매꼬리하고 조락도 맨들고
솜씨 신한 엄매 아짐씨덜은 댕담영쿨 짤러다가 댕담바구리도 여끄고 그랬어야만.
우리집은 울아배랑 성이랑 싯이 가마니틀 놓고 가마니도 짰어야.
그래도 놀 시간도 만항께 동네 아그덜하고 뗘댕김시로 놀기도하고
밤쭝에는 입이 군항께 추룸한다고 노무 밭에 떡배추도 뽑아다가 쌈싸먹고 닭이나 퇘끼도 잡어먹고 그랬는데,
크나큰 성님덜은 노무 맴생이에다 댜지까장 추룸하다가 쥔한테 들케가꼬 가막소 여분다 항께
겡찰서로 불레댕기고 그랬어야.
아그덜하고 장구통(붕알통), 숭끼자끼, 말똑박기(말좃박기) 막가지 갖고 하는 땅콩치기,
너부죽한 도팍갖고하는 도팍치기, 셨다, 수건갖고하는 봉사마질, 팽돌이 맨들어가꼬 팽돌이 돌리기,
연날림시로 하는 연쌈에다 나무로 팽 깡꺼가꼬 팽치기하든 야그는 몬차껀에 항거 가트고,
눈오믄 흐카니 쌓인 눈에다가 사진 박는다고 눠가꼬 태죽 냉기고 묏벌깐서 미끄럼도 타고
논이 얼믄 걱서 썰매타고... 손이 터가꼬 삘가니 피가 나도 아푼줄 몰루고 잘도 뗘댕김시로 놀았어야?
그케 놀다 손이 꽁꽁 얼어가꼬 둘오므는 울엄매가 뜨건 화룻불에다 녹이믄 손이 상한다고
엄매 저드랭이 젖가심에다 손 여라고 해가꼬 녹애주믄 그 품속이 엄마나 포군하고 따땃했등고...
▷ 우게 진도 야그 사투리의 표준말덜 ▷
칭고 아그덜 ▷ 친구 아이들 ▷ 친구가 칭고 칭구제. 덜은 여럿일 때의 들의 사투리고. 다덜 알제?
맨당 하도 떠들어농께 ▷ 마냥 너무 떠들어대니 ▷ 모도 알어 듣겄제?
몬야치께 ▷ 먼젓번에 ▷ 몬야껀에, 몬야뻔세, 몬야쩍에, 몬야찍에, 몬차껀에, 몬차번에, 몬차찍에가 모도 같은 말인데 고케 여러 찔이여!
깔라진 말이꺼시구만 ▷ 갈라진 말일거구먼 ▷ 쎈 발음 특성.
관련댜가꼬 ▷ 관련되어 ▷ 가지고의 준말 갖고와 가꼬가 달릉거 알제덜?
그라단 야그제 ▷ 그렇다는 이야기지 ▷ 진도말이 쮤이고 빼고 잘하제? 어짤땐 보태옇기도 하제만.
춘때 ▷ 추울 때 ▷ 충께 촤서 추믄...
안 댰겄냐? ▷ 되지 않았겠니? ▷ 안이란 글자가 여러모로 왔다갔다 요긴하게 씌제? 안 그랑가? 안?
쮤에가꼬 ▷ 줄여서 ▷ 찌드런하믄 짜룹게 쮤이믄 좋제?
냅둬뿔제 ▷ 내버려 두지 ▷ 냅둬라 내비둬라 내빌라두다로 씨제.
샨이 질로 존때제 ▷ 겨울이 제일 좋은 때이지 ▷ 말 고대로 다 풀어졌네.
가실했싱께 ▷ 가을걷이 했으니 ▷ 추수라는 한문말도 있제만 가을걷이가 더 정시럽겄제?
꼬방 ▷ 곳간. 광 ▷ 진도서 꼬방이라고도 고방이라고도 하제? 곳간, 광의 옛말로서
요새 꼬방동네라고 하는 말과는 전혀다른 옛말 고방(庫房)에서 온 말로
진도사투리 장꼬방 장꽝도 있제.
참고로 꼬방동네는 판잣집으로 바꿔 써사될 일본말 찌꺼기인데 하꼬=상자의 일본말로
하꼬방(사과 궤짝 뜯어서 만든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라고 하꼬방동네가 꼬방동네로 된것이니
일제 강점기에 흐트러진 우리말 폐해가 안직도 심각한 한 예일뿐이다.
나락 ▷ 벼 ▷ 진도 태생이믄 다덜 아시제?
두대통에 감자도 허빡 ▷ 뒤주(?)에 고구마도 많이 ▷ 두대통을 뒤주라하긴 잔 그라제만 마땅한 폐준말을 못 찾겄등만.
일부지방에서는 고구마퉁가리라고 불루는데 폐준말은 아니여가꼬.
철나무 베눌 ▷ 겨울용 땔감 낟가리 ▷ 벼낟가리=나락베눌, 짚낟가리=짚베눌.
싸 놨싱께 ▷ 쌓아 놓았으니 ▷ 말 고대로 알겄제?
굼불 허빡 때 놓고 ▷ 군불 많이 때 놓고 ▷ 군불을 금불, 굼불로. 많이를 허빡, 호빡이로 씨제.
아랫묵에다가 소캐이불 한나 깔어놓고 ▷ 아랫목에다 솜이불 하나 깔아놓고 ▷ 솜이 소캐.
여코 앉어가꼬 ▷ 넣고 앉아서 ▷ 넣다가 옇다. 앉아서는 앉어가꼬. 안거 인나는 진도말이 아닌 광주말임.
이정까고 그랬제 ▷ 수다떨고 그랬지 ▷ 이정깐다는 말은 이정시럽다(꼼꼼하다,정연하다)하고는 다름.
암찌께도 어런덜도 ▷ 아무래도 어른들도 ▷ 폐준말 풀이 고대롱께.
배깥에 ▷ 밖에 ▷ 바깥이 배깥인데. 냇가는 내깥도 되고 내깟도 되능것이 뭬하당께.
벨로 없잉께 ▷ 별로 없으니 ▷ 별로가 벨로고 없으니가 없잉께, 없응께, 읎잉께로 나오능거 다 알제?
보지란한 사램덜 ▷ 부지런한 사람들 ▷ 부지런항거보고 보지란하다고 그라제.
새내끼 ▷ 새끼 ▷ 지푸락갖고 손에다 침 볼라감시로 새내끼(새끼)를 꽜제.
지푸락 ▷ 짚 ▷ 볏집보고 지푸락이라 하제? 진도서.
매꼬리하고 조락 ▷ 멱둥구미와 종다래끼 ▷ 지푸락이로 맨드는 생활용기 이름덜인데
내가 이전에 역다 올래논 <지푸락 박물관 야그>에 사진하고 한테가 자세하게 나와있음.
맨들고 ▷ 만들고 ▷ 만들다를 진도에서 맨든다하고 맹근다고도 하는데,
맹근다는말은 원래 진도사투리는 아니었으나 나중에 들어와 퍼졌음.
솜씨 신한 ▷ 솜씨 좋은 ▷ 재주가 좋은 사람을 신하다고 그랬제.
엄매 아짐씨덜 ▷ 엄마 아주머니들 ▷ 아배 아잡씨덜=아빠 아저씨들.
댕담영쿨 짤러다가 댕담바구리도 여끄고 ▷ 댕댕이덩굴 잘라서 댕댕이바구니도 엮고 ▷ 고 말 고대로.
울 아배랑 성이랑 싯이 ▷ 우리 아빠랑 형이랑 셋이서 ▷ 요말도 못 알어들은다믄 외계인이제.
만항께 ▷ 많으니 ▷ 많다를 만하다로 야그항께 만항것이 많은것이제.
뗘 댕김시로 ▷ 뛰어 다니며 ▷ 뛰어를 쮤애가꼬 뗘로 말하고 다니능것이 댕기능겅께.
군항께 ▷ 시장하니 ▷ 입이 군하다. 구풋하다는 진도사투리는 시장기가 들다. 뭔가 먹고싶다제.
추룸 ▷ 서리 ▷ 진도사투리 추룸하다는 표준말 추렴과 달리 서리하다의 뜻으로 쓰임.
노무 밭에 떡배추 ▷ 남의 밭에 봄동 ▷ 남이 놈이고 떡배추가 넙덕하니 떡 벌쌔진 배추제?
*노인덜은 배추를 배차라고 하솄어야.
크나큰 ▷ 커다란. 크디큰 ▷ 커다랗다는 진도말이 크나크다제.
퇴끼, 맴생이, 댜지 ▷ 토끼, 염소, 돼지 ▷ 고케 불룽께 고케 씨제 어짜당가?
쥔한테 들케가꼬▷ 주인에게 들켜서 ▷ 금메 들킹것이 조까 안 들킨것이졸까? 참고로 (귀에)들리다=디키다.
가막소 여분다 항께 ▷ 감옥에 보낸다 하니 ▷ 감옥보고 함씨덜은 가막소라했고 넣다=옇다 제?
겡찰서로 불레댕기고 ▷ 경찰서에 불려다니고 ▷ 여 발음이 에로 나는 특성이 만하제. 겡기도 겡상도. 귀겡.
숭끼자끼 말똑박기 ▷ 숨바꼭질 말타기 ▷ 숨기잡기(술래잡기)라고도 하고, 다 알겄제?
막가지 ▷ 막대기 ▷ 낭구 막가지=나무 막대기고.
땅콩치기 ▷ 자치기의 일종 ▷ 땅에다 구녁 파가꼬 막가지 진놈 짜룬놈 한나썩 두 개로 하제?
너부죽한 도팍 ▷ 납작한 돌 ▷ 넙덕하다. 너부대대하다. 너부죽하다 모도다 납작하다는 말.
도팍치기 ▷ 비석치기 ▷ 도팍 셔놓거 던져서 자빨시고, 깽발로 가가꼬 자빨시고 그라는 놀이.
셨다. 봉사마질 ▷ 사방치기. 봉사(장님)놀이 ▷ 셨다=사방치기고, 마질이 놀이를 말항께 솜바꿈(소꿉놀이)보고 각시마질, 꼼파마질이라고도 하제?
팽돌이. 팽 ▷ 바람개비. 팽이 ▷ 바람개비가 팽돌이고, 팽이보고 그냥 팽이라항께 납작팽, 말똑팽, 줄팽(줄감아서 돌리는 팽이) 고케불루제.
연쌈 ▷ 연싸움 ▷ 싸움을 쌈이라하고 쌈싸먹능것도 쌈이제.
깡꺼가꼬 ▷ 깎아서 ▷ 진도서 ㅇ받침을 만썩씨제. 깎다=깡끄다. 감기다=갱기다. 심다=싱근다.
몬차껀에 항거 가트고 ▷ 먼젓번에 한거 같고 ▷ 몬차껀 설멩은 우게가 있고, 같다=가트다로 받침을 풀어씨는 특성.
눈오믄 흐카니 ▷ 눈 오면 하얗게 ▷ 흐카다 흐가다 가 모도 하얗다는 말이제. 흰떡=흔떡.
눠가꼬 태죽 냉기고 ▷ 누워서 자국 남기고 ▷ 태죽이 자국이고 흔적이제. 발태죽=발자국.
묏벌깐 ▷ 선산 ▷ 묏뚱이 만하고 나무가 없는 너른 선산을 묏벌깐이라 하는데 아그덜 존 놀이터였제.
걱서. 그케 ▷ 거기서. 그렇게 ▷ 요것도 쮤에씨는 줄임말 특성.
얼어가꼬 둘오므는 ▷ 얼어서 들어오면 ▷ ~가꼬=~서의 뜻이로 씨는 말이고 들어오너라=둘온나.
뜨건 화룻불에다 녹이믄 ▷ 뜨거운 화롯불에 녹이면 ▷ 뜨건도 줄여서 쓰는 사투리고 화루=화로.
저드랭이 젖가심 ▷ 겨드랑이 젖가슴 ▷ ㄱ이 ㅈ이로 발음되는 사투리 특성하고 가심=가슴.
여라고 해가꼬 녹애주믄 ▷ 넣으라 해서 녹여주면 ▷ 이 말도 모도 이 우게가 설멩 나온 야그구만.
엄마나 포군하고 따땃했등고 ▷ 얼마나 포근하고 따뜻했던가 ▷ 금메! 엄매품 맨치로 따땃하고 포군항것이 시상에 멋이 또 있으까?
한번 가시고 낭께 고만잉것을 어째 고케 안데레 간다고 꺽정하셌덩고? 말년은 병마속에 고통이셨제만
살아계신 것 만이로도 자석덜 한테는 크나큰 심이셨는데...
*이곳(내고향진도 카페) 자유게시판에 지난 글들을 보시면 진도사투리 이해의 이전 글들이 있으며,
현재 5,0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옛친구 찾기>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동창회 카페에 올렸던 글이라 반말투인것 이해들 해 주십시오. 일일이 존대로 바꾸려면 힘들기에 그냥 뒀습니다. 실은 제가 모니터는 어쩌다 쳐다보고 글자판만 들여다 보면서 손가락 두개로만 치는 독수라타법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