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없는 집, 삼복염천의 부엌에서 불을 지펴야 하는 마누라가 힘들게 보여 저녁밥 까지도
밖에서 해결할 때가 많은 요즘이다. 내가 땀 흘려 일한다고 마누라 까지 땀을 흘리게 한다는 것도
놀부근성 이상도 못될 것만 같아 못 이긴 척, 더운 날은 밥 짓는 수고로움 을 덜어줄려 노력한다.
그런데 문제는,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전문 음식점도 없다(내가 인정키에)는 것이다. 간판에야,
무슨무슨 전문 음식점이라 쓰여 있지만 막상 주문해서 먹어 볼라 치면 전문성은커녕 그의 흉내만
내는 식이고 마누라가 만드는 음식보다 나은 음식점들이 별로 없다. 그 흔한 냉면 한그릇도 제데로
하는집이 없어니 마산은 한참이나 변방같기만 하다
배부른 소리 같지만,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노화현상의 일환이 아닐까도 여겨진다. 식욕과 성욕은
정비례 한다든데, 나보다 마누라가 더 걱정인 것 같다. 나는 건강이 걱정 되는데, 부부간의 동상이
몽이랄까? 아무튼 거리마다 먹고 마시자는 간판밖에 안 보이는데, 정작 정성이 담기고, 맛있는,
전통적인 음식을 접해 볼 수 있는 식당 찾기란 어렵다 해야겠다. 그것도 빨리빨리 서두르는 국민성
탓이 아닐까 한다. 쉽게 할 수 있는 게 식당이나 술집도 아닐 것 같은데, 너무나 쉽게들 준비과정은
생략하고 시작 에만 올~인 하는 것만 같아서이다.
마산(우리집)에서 통영쪽의 국도를 타고 20km정도 가다보면 진동리라는 제법 큰 촌락이 있다.
옛날엔 농어업을 생활의 근거지로 한 작은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마산, 창원의 배후로 농공단지도
들어서 제법, 시골의 작은 읍 형태의 취락구조를 이룬 큰 마을이다. 이 마을이 끝날 즈음, 개울가에
“봉래식당”이란 장어구이집이 있는데. 마산, 창원에서는 더러 소문이 난 집이다. 내가 알기로는
50년 가까이 가족들이 이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유독 이집만의 느낌이 있다면, 일본사람들의
장인정신 같은 거라고 할까, 아무튼 정성이 담긴 음식을 맛깔스레 내어 놓는 모습들이 여느
식당과는 다분히 비교가 되는 집이다.
내가 이 식당을 처음 알게 된게 74년 말쯤으로 기억된다. 제대 후 마산에서 직장을 얻어,
지인으로부터 대접을 받어 오게 되었다. 그 당시 내 월급(35000원으로 많은편이었음)으로도
사먹을 수 없을 만치 비싼(당시 1인분 1200원) 고급 음식 이었다. 그때는 草家였고 장어도 식당
옆 개울이나 인근에서 잡은 순수 자연산이 였었는데, 요즘은 양식장의 대량생산으로 누구나 먹을
수 있을 만치 대중화가 되었다. 그래도 1인분이 18000원이나 하는데, 친구나 손님들과 함께
하다보면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밥 한끼를 18000원에 먹는다면 싼가격도 아니겠지만, 모처럼의
영양식으로 본다면 싼 편이라 생각한다.
시내 고깃집에서 한우라도 먹을라 치면, 최하라도 1인당 30000원 이상에다, 경양식집의 안심
스테이크 한끼도 싼게 30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봉래식당의 차림상은 30여년전과 별 변화가 없다.
어찌 생각하면 발전을 거부 하는 것 같아도 보이지만, 그 당시의 맛과, 넉넉한 량, 토속적인 밑반찬
까지 해서 성의껏 조심스레 손님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가업을 이어 오고 있다.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도 손님은 많은 편이다. 최근엔 양식장에서 항생제등을 많이 사용한데서 다소 찜찜한 구석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농,수산물의 먹거리에서 공해로 부터 자유로울 것이 없을 것이다. 결국 굶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제 그 집에서 마누라와 저녁을 먹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나 됨직한 주인부부의 딸이 가방을 등에
짊어 진체로 힘겹게 걸어오고 있었다. 어릴 때 부터 심한 소아마비 장애자이다. 그래서 그들 부부
에게서 어두운 그림자도 가끔씩 느끼곤 하는데, 나는 정말 스스로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기 도취에
빠져 들곤한다. 남의 불행에서 나의 행복감을 찾는게 아니라, 아이셋이 건강하게 함께 할수 있다는게
더 없는 행복으로 닥아 온다는 것이다. 또 있다, 내가 땀 흘려 일 할수 있는 터전이 있다. 그리고
아직은 건강한 육체로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좀은 염세비관주의자 같기도
하지만 집에서 기다려주는 아내가 있고, 가까이에 좋은 친구들이 있고, 카페에는 나를 갖고 놀려는
늙고 젊은 여자회원들 까지 있는데, 더 무엇을 바란다면 노욕이라 할 만치 나는 행복하다.
카페 게시글
저~ 왔어요
저왔어요!
봉래식당
박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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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4
07.08.07 16:32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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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집이 오래되었고 유명하구나....지나가면서 많이 봤는데....장어를 묵을줄 알아야 가보지...
별 희한한 어른 다~ 보겠습니다,씹어서 삼키면 되는데......
아불님은 뭐 그래 가리는것도...
그러이~ 키도 몬 컷찌! 하기사 지도 가리는게 더러 있습지요.
카페에는 나를 갖고 놀려는 늙고 젊은 여자회원들 까지 있는데,







우예 갖고놀던가예
여즉 몰랐어?
사랑이 넘쳐..감당하시기가 ㅋㅋㅋㅋㅋ
혹? 감 잡았어!ㅎㅎㅎ
나도 감 잡았다..ㅎㅎ
본인들이 본인보고 감 잡았다니?......@@
본인이라니, 본인이라니! 그렇게 아무렇게나 생각해도 되는거야? 몰라서라면 어쩔수 없지 뭐.
저는 어른을 공경하는지라....절대 갖고 안놉니더.....
그 식당 이름한번 잘지었다. 봉래란 원래 중국의 신선사상에서 말하는 三 神 山 의 하나를 말하는데 영생불사, 불노장생 사상과 상통하는데 그기(봉래)에서 장어를 자셨다니 百壽는 이미 따놓은 당상인줄 아뢰오. 언제 한번 청해주시면 못이기는척 ..........
나는 금강산만 그렇게 부르는줄 알았드니, 사량도 가실때 한번 들릴꺼 아이요! 맛 있어요 그집 장어......
주야장창 꽁보리밥만 먹는데 갑자기 장어구이가



짊어지구 가실려고......아니면 웰빙食으루 다가~
국산(보리)이라 귀한것만 드시네 ..........
미소 가득짖고 갑니다 ~~ 행복의 정의가 무엇인지도 공부하고 !! 감사합니다 저도 행복한 사람 이거던요 !^^
꿈틀거리는 장어생각이,,,,<광안리 수변공원에서 장어구이와 쇠주 한잔까지,,,, > 입속에 군침이 꼴깍,,,? 광순님이 책임지~이~소~, 갑작이 장어 이바구를 해 가지고,,,, * 장어는 보양식으로 몸?에 좋다던데,,,,???
선배님 몸이 많이 약하신데, 몸에 좋은것 많이 좀 드셔야지요!
ㅎㅎㅎ 글쎄!!!!!
통영서는 멀지않는 거리네요 시간내어 한번 가야겠어요
고향 다녀오시는 걸음에 한번 들러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