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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에서도 월세가 몇 달 새 껑충 뛴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는 10월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175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7월 같은 평형 계약(보증금 5억 원, 월세 90만 원)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4㎡는 10월 보증금 8억 원, 월세 5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9월 다른 층 동일 평형이 보증금 5억 원, 월세 4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주 사이 보증금은 1억 원, 월세는 100만 원가량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발표하고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8월 이후 늘어났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월세 비중은 8월 35.9%에서 9월 41.9%로 늘었다. 9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상승폭(1.64%)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된 이후 전세 상승폭(1.11%)을 앞질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집값 단기 급등 피로감에 매매가 감소했고 실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1000만 원대 ‘초고가’ 월세도
한 달 월세가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서울에서 1000만 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는 총 142건이었다. 2000만 원 넘는 월세 거래도 15건이었다.
올해 전국에서 초고가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단지(16건)로 꼽힌 성동구 ‘트리마제’의 경우 고가 월세 계약이 재차 이뤄졌다. 9월에만 전용면적 152㎡가 보증금 1억5000만 원, 월세 2000만 원에 거래됐고, 전용면적 84㎡는 보증금 3억 원, 월세 1100만 원에 계약됐다. 5월엔 전용면적 200㎡가 보증금 3500만 원, 월세 3500만 원이라는 기록적인 금액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대출 규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팀장은 “최근 1~2년간 월세가 급등하면서 전세가를 밀어 올리거나, 전세가 오르면 월세로 이전하는 형태가 나타났다”며 “이제까지는 매매 중심으로 대출을 억제했지만 지금부터는 전세까지 관리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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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463호에 실렸습니다〉
윤채원 주간동아 기자 yc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