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웨스트로스는 왕의 업적과 생애뿐만아니라, 드래곤의 업적과 생애에 대해서도 별도로 기록을 했었고, 드래곤의 유골들은 레드킵궁전에 장식해놓았습니다. 웨스트로스에서 드래곤들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어떤 사람도 두마리의 드래곤을 동시에 탄 적은 없었습니다. 칠왕국을 통일한 아에곤 타르가리엔도 비센야나 라예니스의 드래곤인 베이가와 메락서스를 감히 타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주인이 없는 드래곤이라고 해도 아무나 탈수 있는 건 아니였고, 일단 타르가리엔의 피가 섞인 사람만 탈수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타르가리엔의 피가 섞여 있다고 해도, 아무나 드래곤을 탈수 있었던 것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드래곤은 맘에 안드는 사람이 다가오면, 타르가리엔 사람이든 뭐든간에 잡아 먹어 버렸으니까요. 아에곤이 탔었던 발레리온의 경우에는 아에곤과 아에곤의 아들, 아에곤의 손자까지 3대가 탔습니다. 티리온이 말했던 대로, 드래곤은 자신을 탄 사람을 주인이기보다는 친구나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내 친구가 호의를 갖고 있는 상대에게는 드래곤도 호의를 갖으며, 내 친구가 적의를 갖고 있는 상대에게는, 드래곤도 마찬가지로 적의를 갖는다고 알려졌습니다. 드래곤은 2명의 주인을 동시에 섬기지 않는다는 유별난 특성상, 아무리 미천한 신분의 사람이라고 해도, 한번 드래곤을 타게 되면 특별히 영주급 이상의 대우를 주었다고 합니다. 드래곤의 역사를 보면 재미있는 일들도 있었는데요, 드래곤들은 듣기만 해도 뭔가가 있어보이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지었습니다. 특히 아에곤의 정복이후 100년이 지날 무렵, 당시엔 열마리도 넘는 드래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드래곤 한마리는 모든 후보자들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이른 아침마다 한 소녀가 방문했답니다. 출신도 알려지지 않은 이 소녀는 아침마다 양 한마리를 잡아서 바쳤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양고기를 먹던 이 드래곤은, 입맛이 완전히 양고기에 길들여져서, 나중에는 양고기만큼이나 이 소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이 소녀에게 자신의 등을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드래곤에게 붙여진 이름이 특이하게도 sheepstealer "양도둑놈"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편식을 했는지 상상이 가실겁니다. 문제아였던 드래곤을 길들인, 이 소녀의 이름은 네틀리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녀의 이름은 금새 칠왕국과 왕가에 알려졌고, 당시 왕자였던 다에몬 타르가리엔의 애인이 됩니다. 그러나 다에몬이 블랙파이어 반란에서 패배하고 죽게되자, 네틀리스는 자신의 드래곤인 쉽스틸러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하고, 그 이후의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여왕님의 드래곤을 탈 두사람을 살펴보도록 하죠. 이것도 소설팬들에겐 아주 아주 오래된 논쟁거리였습니다. 일단 여왕님의 남은 드래곤은 둘째 라예갈, 세째가 비세리온입니다. 대너리스는 드래곤의 이름을 지을때 남편의 이름인 칼 드로고를 따서 드로곤, 오빠인 라예가르와 비세리스의 이름을 따서 라예갈, 비세리온이라 지었습니다. 이 중 라예갈은 존스노우와 아주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그건 존스노우의 아버지가 라예갈의 이름을 딴 라예가르 타르가리엔입니다. 존에게는 이미 밝혀진 대로, 타르가리엔의 혈통이 있으니, 아마도 라예갈을 탈 유력한 후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비세리온을 탈 사람은 좀 예측하기 힘든데요, 많은 독자들은 티리온 라니스타를 강력한 후보로 뽑습니다. 이름부터가 티리온, 비세리온 이렇게 "-리온"으로 라임이 맞죠. 이 미묘한 라임이 드래곤을 탈 후보에 대한 힌트아닐까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에곤때에도 3마리의 드래곤 중 1마리는 전사가 아니라 현자를 태웠습니다. 남은 조건은 티리온에게 과연 타르가리엔의 혈통이 섞여있을까? 하는 질문이 남았는데, 이게 좀 걸리는 부분입니다. 타르가리엔 가문은 300년이 넘는 통치기간중에 타르가리엔의 공주를 다른 가문에 시집보낸 경우가 매우 적었습니다. 공주를 낳으면 왕자에게 시집보내는 관습때문이죠. 물론 타르가리엔의 왕자들은 툭하면 바람을 피었기 때문에 서자를 자주 만들었지만, 이들은 서자이기 때문에 스타크, 라니스타, 툴리 가문 이런 대영주의 뒤를 이을수 있는 자격이 없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라니스타 가문 적통은 타르가리엔 가문과는 피한방울 안섞인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드래곤의 후보로 티리온을 주장하는 독자들은, 미친왕 아에리스가 티윈 라니스타의 아내인 조안나 라니스타에게 초야권을 행사하고 조안나가 티리온을 낳았다는 이른바 아에리스(A) + 조안나(J) = 티리온(T)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의견은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아에리스가 조안나에게 초야권을 행사한것을 인정하기도 그렇지만, 그 결과가 티리온이라고 말하기에는 논거가 약하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아에리스 + 조안나 = 세르세이와 제이미 이런 관계라면, 그나마 시간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티리온의 출산과 연관짓기는 어려우며, 라니스타의 장자는 전통적으로 티윈(Tywin), 타이토스(Tytos) 처럼 Ty-로 시작되는 이름이였습니다. 그러므로 티리온은 당당한 라니스타의 적장자의 이름이며, 오히려 제이미의 이름이 라니스타 가문에서는 흔하지 않은, 이른바 동네 청년의 이름이라는 거죠. 그래서 드래곤을 탈 두번째 후보는 타르가리엔의 혈통 떡밥을 잔뜩 갖고 있는 바리스 입니다. 이분이 드래곤 라이더가 된다는게, 상상이 가시나요? 어쨌든 그 주장을 들어보죠. 첫번째 근거는 그가 대머리인 이유가, 타르가리엔의 백발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왕좌의게임의 외전인 에그와덩크의 이야기에도 왕자인 에그가 타르가리엔의 백발을 숨기기 위해서 머리를 빡빡으로 밀었다고 전해집니다. 두번째 근거는 바리스가 성불구자가 된 이유입니다. 바리스가 어렸을적에 어떤 마법사가 마법을 행하기 위해서 바리스의 성기를 재물로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마법을 위해 왕의 피를 사용한 것은, 우리는 멜리산드레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리스도 왕가의 혈통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세번째 근거는 바리스의 이름 중 -리스는 타르가리엔 사람들이 주로 이름으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여왕님 대너리스, 비세리스, 미친왕 아예리스, 이 외에도 많습니다. 아마도 이들처럼 바리스도 타르가리엔의 피를 잇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입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바리스가 비세리온을 타고 칠왕국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정말 상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바리스가 타르가리엔의 피를 이어받은 것은 그럴듯해 보이나, 드래곤을 탈 바리스는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라는 반론이 많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후보들이 나오고 있는데, 브랜스타크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근거는 세눈의 까마귀가 "너는 날게 될것이다."라고 한 말이 까마귀에 와그할수 있다는 의미말고도, 드래곤을 탈거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스타크 가문은 타르가리엔과 담쌓고 지낸 사이라서 혈연 관계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답에 만족하지 못한 독자들은 후보들로 샘웰탈리, 겐드리 라든지 여러명을 제시하긴 하지만 갈수록 더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결국 마땅한 후보자들을 찾지 못한 독자들은, 한참 더 나가서, 아예 비세리온은 백귀들에 의해 죽을것이다. 화이트워커가 비세리온을 아이스 드래곤으로 부활시킬것이다. 이런 주장까지 주장하는 독자도 있지만, 역시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세리온이 백귀들에게 죽는 장면은 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냥 티리온이 탈것으로 예상합니다. 소설 원작에 나오는 '타르가리엔 혈통만이 드래곤을 탈수있다'라는 말은, 잘못된 거짓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십스틸러를 탔던, 네틀리스도 타르가리엔의 피가 섞였다는 기록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타르가리엔 가문에서 드래곤을 독점했기 때문에, 그리고 드래곤을 독점하기 위해서 이런 말이 나온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중세 유럽의 역사는 잘 모르지만, 아마 그쪽도 왕가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거짓정보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선전용으로 했지 않았을까하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원작자도 이런 점을 노린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티리온이 비세리온을 타게 되면, '아, 그럼 타르가리엔만 드래곤을 타는게 아닌가 보네' 하면서 그냥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티리온은 이미 비세리온과 눈이 맞았잖아요? 티리온이 살아남은 것만해도 드래곤들은 티리온을 맘에 들었다고 판단하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여왕님의 충직한 둘째 드래곤 라예갈이였습니다.
첫댓글 전 브랜이 탈 것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누가 탈지 모르겠어요.. 궁금해 죽겠네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