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고 기사로 나의 부친 이름이 신문 1면에 16년 만에 나오게 됐다.”
미국 일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몰리 아이첼 부편집장이 전날 이 신문의 A 1면에 실린 카터 전 대통령의 부고 기사에 2008년 퇴직한 부친 래리 아이첼의 이름이 현직 기자 이름과 함께 명기된 것과 관련해 지난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밝힌 내용이다. 래리 아이첼 전 기자는 1990년에 카터 전 대통령의 부고 초안을 작성했는데 이제야 독자들에게 읽히게 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일 전했다.
75세인 래리 아이첼은 신문사를 퇴직한 뒤 곧바로 퓨 자선 트러스트에서 필라델피아 도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35년 만에 자신의 기사가 뒤늦게 발행된 것을 꽤나 겸연쩍어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숙제 같은 것"이라며 "미리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놓지 않으면 마감 시간에 쫓겨" 엉망이 될 수 있다고 미리 부고 기사를 작성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영국 가디언의 부고 편집 담당인 로버트 화이트는 “유명 인사가 70세가 되면 부고 기사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한다”면서 “(생존해 있는 인물에 대한) 부고 기사를 현재 2000여개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래리 아이첼은 그나마 복이 많은 편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오래 생존함으로써 그보다 먼저 세상을 뜬 기자들이 미리 써놓은 부고 기사가 이제야 발행된 사례가 적어도 세 언론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NYT)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 작성자 란에는 현재 백악관 담당 기자와 함께 로이 리드 전 기자의 이름이 들어갔다. 조지아를 비롯해 미국 남부 지역을 담당한 기자였던 리드는 2017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NYT는 밝혔다.
WP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에도 지난해 71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에드워드 월시 전 기자의 이름이 들어갔다. 월시는 카터 정부 백악관 등을 취재했다고 WP는 전했다.
가디언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를 작성한 해럴드 잭슨 전 기자는 2021년 8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