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김삿갓 시 모음집 삶의 지혜 (1441) 권영한 지음 전원문화사(2007년 8월30일) 4월15일
이 책은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한문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동시에 한문 공부도 될 수 있게 토와 주석을 달았고, 어려운 한자는 모두 독음과 뜻을 일일이 해석해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동시에 한문 공부도 될 수 있도록 편리하게 편찬하였다. 김립(金笠;1807~1863)의 본명은 김병연(金炳淵)이고, 자는 난고(蘭皐), 별호는 '삿갓' 또는 김립이다. 순조 7년 권세 가문인 장동 김씨 집안에 태어났다. 그러나 선천 부사였던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때 투항한 죄로 집안이 멸족을 당하게 되었다. 이때 6세인 병연은 노비 김성수의 도움으로 형 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피신을 해서 공부하며 자랐다. 그 뒤 죄는 김익순에게만 한하고 그 자손에는 미치지 않으며, 멸족에서 폐족으로 사면되어, 형제는 다시 어머니에게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폐족으로 멸시받는 것이 싫어서 강원도 영월로 이사를 가서 숨어살았다. 이 사실을 모르는 병연은 과거에 응시해서 <논정가산충절사탄김익순죄통우천(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이라는 그의 할아버지를 조롱하는 시제로 장원급제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내력을 어머니로부터 듣고는 조상을 욕되게 한 죄인이라는 자책과 폐족자에 대한 멸시 등으로 20세 무렵부터 처자식을 내버려둔 채 방랑의 길에 올랐다.
이때부터 그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고 머리에 커다란 삿갓을 쓰고 지팡이를 벗삼아 석양에 비치는 산 그림자를 노래하고, 하늘을 지붕 삼고 술을 벗삼아 방랑 길에 올랐다. 한 조각 흘러가는 구름과 같이 일생을 방랑하며 파격적인 해학시를 읊으면서 슬픈 일생을 보낸 불우한 시인이다. 그의 한시는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어 전통적인 한시의 신성함 혹은 권위에 대한 도전, 그 양식 파괴 등 과감한 시도로써 더욱 강렬하게 우리 가슴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예스24 제공]
*逢雨宿村家 曲木爲椽簷着塵 곡목위연첨착천 구부러진 나무로 가래를 만들고 처마는 땅에 붙었는데
其間如斗僅容身 기간여두근용신 그 사이 좁은 방은 겨우 몸이 들어갈 만하더라.
平生不慾長腰屈 평생불욕장요굴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고자 아니하였건만
此夜難謀一脚伸 차야난모일각신 오늘밤은 한쪽 다리마저 펴기도 어렵구나.
鼠穴通煙渾似漆 서혈통연혼사철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오니 칠야(漆夜)같이 어둡고
逢窓茅隔亦無晨 봉창모격역무신 봉창마저 쑥과 짚으로 가렸으니 새벽조차 없도다.
雖然免得衣冠濕 수연면득의관습 그러나 의관이 젖음을 면하였으니
臨別慇懃謝主人 임별은근사주인 떠날 때 은근히 주인께 사례하였도다.
[출처] 김삿갓 시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