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형 장정결제 등장으로 검사 편의성↑
동일한 장정결도 및 거품제거효과 입증
65세 이상 고령환자에서도 안전성 확보
대장암의 유일한 예방책은 건강검진이다. 그중 대장내시경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정확한 대장내시경검사를 위해서는 검사 3~5일 전부터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이때 ▲씨가 있는 과일 ▲잡곡류 ▲해조류 등은 섭취해서는 안 된다. 또 평소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용종제거 시 출혈이 잡히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전 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5일 전부터 식단관리를 했다면 검사 하루 전 장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액상형 장정결제를 복용해야 한다. 문제는 장을 비워내는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는 것.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 전에는 2~4L나 되는 물약을 마시고 변을 묽게 만들어 장을 비워내야 하기 때문이다. 양이 많은 데다 맛도 불쾌해 환자의 10~15% 정도가 중도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8년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암 검진 수검행태 조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에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장정결제 복용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액상형 장정결제의 단점을 극복한 알약형 경구용황산염액제(이하 OSS)가 등장했다. 알약형 장(腸)정결제는 기존 액상형 장정결제 성분 중에서 장세척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황산염 액제(OSS·Oral Sulfate Solution)를 알약 형태로 바꾼 것이다. 또 장내거품을 제거하는 시메티콘을 추가했다. 알약형 장정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복약 편의성이다. OSS는 액상을 알약으로 바꾼 것으로 성분은 동일하다.
■알약형 장정결제, 출시 당시 우려 목소리 높아
처음 알약형 장정결제가 출시됐을 때는 우려가 컸다. 2013년 출시됐던 알약형 장정결제가 신장병 이슈로 미국과 유럽학회에서 사용을 제한당했기 때문. 이는 사실상 의료현장에서 퇴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팜비오 오라팡이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 OSS제제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그래도 당시 상급종합병원 의료진들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2010년대 초반 인산나트륨을 기반으로 하는 알약형 장정결제가 시장에서 퇴출된 것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이 아직까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또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과 달리 상급종합병원은 환자가 대상인 것도 한몫했다.
다행히 이러한 논란은 점차 종식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아이큐비아 IMS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연간 대장내시경을 위한 하제 시장규모는 220억원이었다. 특히 태준제약 등장성 제제 PEG((Polyethylene glycol) 점유율이 72%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출시 2년 만에 한국팜비오 OSS 제제가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오라팡은 서울대병원과 고대의료원 등 총 8개 병원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하며 장정결도 95.5%를 기록해 과거 액체형 OSS 제제(98.2%)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오라팡 임상3상을 진행한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오라팡은 기존 OSS액제 대비 황산염의 양을 10% 줄여 안전성을 더욱 확보하면서도 동일한 장정결 효과와 높은 거품제거 효과를 보였다”며 “기존 액체보다 먹기 괜찮고 복용난이도도 어렵지 않아 약물 복용에 대한 거부감 없이 고통 없는 대장내시경을 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증성장질환자, 재복용 의사 94.5%로 월등히 높아
특히 오라팡은 염증성장질환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5회 대한장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IMKASID 2022)에서는 영남대학교와 계명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대구·경북지역 대학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 연구진 110명이 염증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알약장정결제 오라팡과 2L PEG장정결제의 안전성 유효성 평가데이터가 발표됐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다음 번 대장내시경 검사 시에도 오라팡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94.5%로 비교군 75%보다 월등히 높았다. 거품점수는 오라팡 94.5%이 2L 장정결제 50%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미각점수도 오라팡이 더 높았다. 장정결성공률은 98.1%로 두 그룹 다 높았으며 완전준비율에도 차이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3년간(2019~2021년) 진행한 65세 미만 1만6954명의 대장내시경 피검사자 분석결과도 발표됐다. 연구결과 장정결률(97.5%, 95.7%), 평균 보스톤 장정결평가척도(BBPS_8.02, 7.75), 선종발견률(34.5%, 30.7%)과 거치상 용종발견률(5.2%, 3.3%) 모두 오라팡이 더 높았다.
가장 관심을 끈 논문인 65세 이상 고령환자들 대상으로 한 오라팡과 PEG, 1L PEG 제제의 비교임상결과도 발표됐다. 고신대병원 및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등 부산지역 대학병원은 PEG 제제와 오라팡의 비교임상 결과를 공유했으며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대구·경북지역 대학병원은 1L PEG 제제와 오라팡의 비교임상결과를 발표했다. 두 연구결과 오라팡과 PEG 제제 사이에 장정결과 안정성, 유효성 등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환자의 오라팡 사용이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한국팜비오 남봉길 회장은 “대장암은 발병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는 조기발견에 큰 역할을 한다”며 “27개국 850명 이상이 온라인, 현장 참석한 권위있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오라팡에 관한 다양한 임상결과들이 발표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