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혁신지구 추진과정과 전망
창조혁신캠퍼스 성사 세부 조감도
[고양신문]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혁신지구 1호 사업으로 추진됐던 성사혁신지구(창조혁신캠퍼스 성사)가 지난 13일 준공식을 마쳤다. 함께 선정됐던 서울 용산, 천안, 구미 등 4개 지역 중 가장 먼저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본격적인 사업지구 운영을 통한 성과 창출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큰 난관인 주요 입주시설 공실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사혁신지구가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과정들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민선7기 도시재생 최대 성과
총사업비 2500억원 규모의 성사혁신지구 사업이 처음 발표된 것은 2019년 말이었다. 당시 국토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실질적 성과 확대를 위한 신사업 중 하나로 고양 성사동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혁신지구 사업을 발표했다. 주거·상업·복지·여가·문화 기능을 갖춘 대규모 복합건물을 조성해 이를 거점으로 실질적인 노후도심 활성화 방안을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원당지역이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민선 7기 당시 고양시 도시재생 성과와 정책 관계자들의 노력 등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당시 고양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5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며 국토부와 지속적인 소통·교류를 해오는 한편, 국내외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도시포럼 행사를 개최해 혁신지구 사업을 통한 원당역세권 활성화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2021년 착공식 모습
그 결과 구 원당환승주차장 부지와 노후된 성사1동행정복지센터 자리에 공공주택 및 산업(기업)·공공행정·교육시설·생활SOC 등이 포함된 건축면적 3만여평 규모의 거점시설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국토부가 산출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5923억원, 일자리 창출효과는 1322명에 달했다. 급격한 지가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이탈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시세 대비 낮은 임대료의 공공임대상가 공급방안도 논의됐다. 이후 그린벨트 해제 및 실시인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성사 혁신지구는 사업 선정 2년 뒤인 2021년 11월 마침내 착공에 이르렀다.
이동환 취임 후 국토부와 갈등
‘공공임대 제외’ 놓고 씨름
이처럼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성사혁신지구는 민선 8기 이동환 시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여러 차례 고비를 맞기 시작했다. 첫 번째 위기는 취임 직후 이 시장이 성사혁신지구 내 공공임대 제외를 지시하면서 국토부와 마찰을 빚으면서부터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23년 고양시는 국토부에 사업계획 변경요청 공문을 발송했는데, 여기에 ‘공공임대 제외 요청 수용이 어려울 경우 사업취소 여부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국토부와 해당 사업 대주주인 HUG는 ‘수용불가’입장을 밝혔다).
약 1년간의 씨름 끝에 결국 성사혁신지구 사업은 공공임대를 포함해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국토부에 공공임대를 제외해달라고 매달리는 사이 정작 중요하게 신경써야 했던 기업유치 등 분양계획에 대해서는 도외시했던 것.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해림 당시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은 △완공 2년을 앞두고 기업유치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분양유치를 위한 건물네이밍도 되지 않았다는 점 △기업유치에 전념해야 할 부서가 정작 국토부와 공공임대 제외 논의만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업무시설을 포함한 건물 전체 분양률(공공주택 제외)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큰 숙제가 되고 있다.
완공 전 성사혁신지구 모습
텅텅 빈 업무시설 입주방안 필요
시 담당부서에 따르면 현재 성사혁신지구 중 공공업무시설은 약 50%, 일반 상가시설은 약 20%만이 입주가 결정되거나 혹은 계약을 마친 상태다. 그나마 공공업무시설에 들어오기로 되어있던 성사1동복지센터와 스마트안전센터의 경우 내부 인테리어 등을 이유로 내년 하반기에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준공 이후에도 한동안 건물 내부가 비어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업 및 연구시설이 들어오기로 되어 있던 업무시설 공간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현재 고양시는 룩셈부르크 국립의료원 한국 본원을 유치해 내년 상반기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취재 결과 예상 규모는 약 50평 정도에 불과(상주인원 5명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환 시장이 작년부터 추진해 왔던 카이저 공과대학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그 외 기업유치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내용들은 없는 상태다.
김해련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성사혁신지구 완공은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사업취지에 걸맞는 앵커기업이나 지원시설 같은 것들을 미리 유치했어야 했는데 이동환 시장이 국토부와 공공임대 제외 문제를 놓고 싸우느라 중요한 기회를 다 놓쳐버렸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예산, 행정력만 낭비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해련 위원은 “앞으로 일산테크노밸리 등 기업유치시설이 줄줄이 완공되는 만큼 그 전에 성사혁신지구의 자족기능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