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북한여성이 토로한 「짐승만도 못한 삶」 의 절망 / 12/31(화) / 고영기 데일리NK 재팬 편집장
최근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으로 망명하는 탈북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는 105명으로 지난해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2003~2011년 연간 2000~3000명 수준이었지만 김정은 정권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탈북자 엄벌이 강화된 2012년 이후 연간 평균 1300명 선으로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 국경 봉쇄 여파로 2021년과 2022년 입국자 수는 각각 63명, 67명이었다. 지난해에는 196명이 한국에 입국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 사이에는 자유세계에 대한 강한 동경이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 데일리NK 편집부는 북-중 국경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북한 여성 A 씨를 인터뷰했다. A 씨는 남북한의 남북관계 악화를 이렇게 개탄했다.
"북남(남북) 관계가 악화될수록 주민에 대한 통제가 심해지고 군사력 강화를 위해 국민이 고달픈 삶을 살아야 한다. 최소한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남한으로부터 식량원조를 받아내길 원했다.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가능하면 남조선(한국)과의 관계를 좋게 해 식량이나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또한 이미 한국으로 도망친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곳(북한)에서 탈북자 가족은 선망의 대상입니다. 남조선에 갔다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입고 싶은 옷을 입고, 보고 싶은 영화를 스스럼없이 마음껏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곳에서 짐승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곳(한국)에 간 사람들은 이곳과 비교할 수 없는 좋은 환경에서 관심과 지원 속에 살고 있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왜 갈 수 있을 때 가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있다. 이제는 (한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죽음을 각오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북한은 국경 경비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어 예전처럼 연간 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남한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런 만큼 북한 사람들의 억눌린 심정이 머지않아 폭발할 날이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