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제 집회 다녀왔습니다.
완전 추운 날씨였는데 많은 언론노조에서 참석했습니다.
다녀온 후기 짧게 올립니다.
언론 총파업 출정대회
새벽 6시를 기해서 MBC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MBC 노조 출정식은 늦게 도착해서 못 보고, 오후에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대회가 열렸더래서 구경하고 왔더랬죠.
웬만한 언론노조는 다 올라온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상경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KBS 빼고 웬만한 곳에서 다 온 것 같습니다. 물론, 블랙소울이 현장의 드레스코드였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회에서 정신들이 없으신 것 같고,
민주노동당의 권영길씨와 진보신당의 강기갑씨, 노회찬씨 등등이 오셨더랬죰.
홍세화씨도 오셨더군요.
질풍노도 역사의 현장에 목숨을 걸어라.
박경추 MBC아저씨의 사회로 이런저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백기완 할아버지는 '언론7대악법'을 '제 2의 유신헌법'이라시며, 질풍노도 역사의 현장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더랬습니다.
행사 틈틈이 분위기를 북돋아 주는 행사의 별미!! '언론5적'중 홍준표 씨와 정병국, 고흥길 국회 문방위 위원장의 핸드폰 번호가 공개되었습니다. '언론5적'을 향한 문자&음성메시지 남기기었습니다.
우리는 KBS를 믿는다.
KBS는 언론노조를 탈퇴한 상황이라 오지 않았습니다.
박성제 MBC 본부장 등 많은 사람들이 KBS의 불참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KBS가 깨어나기를. 함께하기를. KBS의 정신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KBS 어떤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시더군요. 성함을 모르겠습니다 ;;
목도리를 "감기조심하세요~"아줌마처럼 두르시고, 엄청나게 긴 깃발을 마구마구 휘두르시더라는.
KBS 사원행동은 연차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KBS가 함께 할 것을 믿고 있었습니다.
"손 내밀면 닿는 곳에 있겠습니다." - 한나라당 올림
5시. 집회가 끝났습니다. 언론노조는 한나라당사 앞으로 향했습니다. 항의방문하려고.
한나라당사에 플래카드가 붙어 있더군요.
'손내밀면 닿는 곳에 있겠습니다.'라고.
그 앞에는 전경차가 빼곡히 서 있었고, 전경차 위에는 그물이 쳐져 있더라는 ㅎㅎ
손내밀면 정말 닿을 수 있긴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대회 시작 전 부터 소문이 돌더군요.
추운 날 투쟁하는 언론노조를 위해 영등포경찰서께서 성심성의껏 물대포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색소통을 맨 전경이 등장했습니다. 곧이어 물대포차가 오더군요.
"영등포경찰서장입니다. 여러분은 불법 집회를 하고 있으며 해산하시기 바랍니다. 경고합니다."라고 점잖게 시작했습니다.
언론노조 측에서 계란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영등포경찰서장 아저씨 "야! 찍어! 찍어! 계란 던진 사람들 찍어! 찍히신 분들 끝까지 추적합니다." 라는 뉘앙스(녹음을 못해서 ;;) 로 경고방송을 내보내더라는. 그래도 언론노조는 꿋꿋이 가지고 있는 계란 다 던지신 듯.
물대포가 한 걸음 나서자 언론노조 왈,
"그럼 우리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라며 해산했습니다.
성질 돋우고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상입니다.
아랑에 처음 글을 올립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뭐 이래저래 안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아랑카페가 너무나 조용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2008년 내내 정부의 언론장악시도가 벌어졌습니다.
이것은 언론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일하게 될 곳의 문제입니다.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건 언급할 필요도 없고.
시즌 때는 "공부해야 한다."는 핑계로 침묵을 지켰습니다.
시즌이 거의 끝난 지금.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가 조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꿈꾸는 것은 무엇입니까. 언론인입니까. 아니면 봉급쟁이입니까.
우리가 꿈꾸는 것은 무엇입니까. 공영방송의 기자입니까. 아니면 조중동/삼성엘지방송기자입니까.
현장, 아니 온라인에서라도 더 분노하고 항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론인을 꿈꾸는 우리들의 힘이, 선배가 될 현직 언론인에게 힘이 되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가 조중동방송기자가 되는 일이 없기 바랍니다.
첫댓글 지금까지 경험상 아랑에는 그 정도로 기개있는 지망생들 드뭅니다. ytn kbs 사태 때도 조용했는걸요. 말로는 시끄럽지만 대부분 그냥 어디나 기자시켜주면 땡큐~ 하죠. 언론인의 사명은 어디서 개가 뜯어먹고 있을 듯.
ㅎㅎ ytn 때도, kbs 때도 실망한 것은 사실입지요. 하지만 뭔가 연대의식이 생기고 도화선이 있으면 불이 붙을꺼라 믿습니다. 아랑 여러분들 저와 함께 하시죠 ㅎㅎ
다 그런 건 아녜요...
ㅋㅋ 우리도 아고라처럼 깃발 하나 만들까욤~ +_+ "언론노조 총파업 지지합니다~ -아랑-" ㅋㅋㅋㅋㅋㅋㅋㅋ
YTN사태때 정말 실망 많이했지요.... '기자지망하는 이들이 이정도일줄이야' 한숨이 나왔었습니다.
저도 내일 참석하려구요...내일 4시에 여의도 국회앞에서 진행한다하네요~말로만 떠들지 말고 행동합시다!!!
오잉?? 내일 4시에 뭐 있나욤?? 구체적으로 갈켜주센~~
아..내일 한나라당이 7대악법 강행처리 한다고 해서요...그래서 여의도 국회앞에서 집회가 있다고 어느지인이 말씀을 하셔서 따라가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언론인 지망생이 아닌 좀 뽀대나는 직장 다니는 월급쟁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온오프라인 통틀어서 제가 만났던 사람들만 보면 그렇죠.
잘난체 하거나 뽀대난다는 이유로 한다는 사람들 꽤 있음.. 근데 인턴 같은거 하면서 실제 기자들 보면 그렇게 뽀대나는 직업도 아니란걸 잘 알텐데... 이해가 안됨.. 특히 정치하려고 기자를 목표로 하는 넘들이 많다는건 더더욱... (주변에 이런넘들 여럿, 근데 입사면접에서도 그렇게 말할거냐고 물어보면 절대 안그럴거라고...)그래서 신재민이나 이동관, 진성호,전여옥 같은 넘들이 나오는 건가??
artism/ ㅋㅋ 역으로 보면 기자라는 직업이 허영과 권력에 자주 노출됐다는 거겠죠?? 실제로 그렇지도 않으면서 잘난체하고 뽀대나는 척 하는 기자가 있고, 기자하다가 정치하면서 힘을 누리는 꼴들이 많다보니 그런 게 아닐까욤. 기자가 되기 전이든, 되고 난 후이든, 정신머리 바짝 차리고 재민이나 동관이, 성호, 여옥이처럼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한 몸 희생하여 후배양성에 힘쓰시다니 재민이 기타 3인은 진정한 스승들이시군요 ㅎㅎㅎㅎ
동감입니다. ㅎㅎ
kbs한기자님께서는 훌륭한 기자가 되실 것 같아 보입니다. 꼭 합격하셔서 뜻을 펼치시길..
감사합니다. 아직은 평범한 언론인 지망생일 뿐이지만, 미네르바의 닭님의 응원으로 꼭 언론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동감합니다. 지난 번 kbs 사태 당시에도 정작 말은 별로 없더라구요. 스터디에서도 걱정을 운운했지만서도... 실제 여의도 집회에 가보는 열정은 없었습니다. 언시생이란 말.... 애매한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취업 준비생과 별반 다를게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꼭 집회에 나가야 열정이 있는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혹은 투쟁 방식에 따라 행동 양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또, 당시 제가 게시판에서 열폭(?)하고 있을 때 적지 않은 회원분들이 진심어린 응원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해 주셨지요. 너무 그렇게 비관적으로, 회의적으로만 바라보진 않아도 됩니다.
L.A 순재/ '스터디에서의 걱정'이 어떤 건지 궁금하군욤. 그 걱정이 언론의 미래인 것인지, 아니면 KBS가 과연 몇 명 뽑을 것인지, YTN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인지 ㅎㅎ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언론고시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강PD/ 말씀에 동의합니다. 행동양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욤. 아랑 사람들의 가치가 두드러져서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열폭이 뭔가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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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감사하게 받아서 현장에 전해드리겠습니다 ㅎㅎ 감기 조심하세욤~~
kbs 한기자/ 당시 스터디에서 걱정한 것은 언론의 미래 쪽이었습니다. 원래 이쪽을 지망하는 사람들이 순수한 면이 있잖아요. 함께 사원행동 강연도 찾아다니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강PD / 회의적인 표현이네요. 그리고 보니 ^^; 투쟁 방식과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거 동감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린 의도는 '체험'이 주는 학습효과였습니다. 현장이 전해주는 그런 가슴 뭉클한 감정이 오히려 꿈을 키워주는 동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아랑'정모 형태로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들만이라도 함께 현장을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몇 번을 읽어봐도 순재님이 말씀하신 것은 '체험이 주는 학습 효과'가 아니라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무릇 분노할 줄 알아야 하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냥 말로만 투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쉽다.' 이렇게 읽히는데요.
사원행동 강연도 있었근영~~ 저도 알았으면 갔을텐데 T^T KBS가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KBS 사원행동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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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몸빵 ;; 삼성기자 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되지 않으려고 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믿습니다.
악법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일어서고 자유를 쟁취해야 합니다.. 함께합시다! 비록 지방이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지만 항상 응원하고 블로그로 항시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게끔 노력할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를 지킵시다.. Again 5공은 꿈도 꾸기 싫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지지합니다. Keep~it~up~!
네네 블로그로나 커뮤니티 등으로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Keep it up!!
강PD/ 그럼 되묻겠습니다. 언시준비생이면 현직도 아니고, 다른 취업 준비생들과 다를 바 없는 학생입니다. 명백히 말하자면...분노하지 않을 이유는 또 무엇이 있습니까? 기자가 됐든 PD가 됐든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은 권장해야 할 사항 아닌가요? 강PD님이 생각하고 계신 다른 방식으로의 투쟁은 어떤 것인지요. 스터디에서 작문쓰고, 기사 보면서 한탄해하는 그런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아니면 우리가 칼 막스처럼 글로써 정교한 이론적 무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까?
분노의 방법이라는 것이 꼭 집회에 나가서 소리를 지르고 경찰과 대치하는 것으로 한정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권장 사항이라기 보단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지, 순재님처럼 '나가지 않으면 분노가 덜 한 것 혹은 분노할 줄 모르는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는 굉장히 교조적이면서 그래서 위험해 보인다는 겁니다. 투쟁 방법이야 순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하죠. 인터넷도 있고, 스터디도 있고.. 무엇보다 지금의 운동 방식은 80년대의 그것에서 한치도 진화하지 못했다는 데 제일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방식의 투쟁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강PD/ 네. 저도 또 다른 방식의 투쟁방법 고민에 동의합니다. 제 문체가 다소 격정적이었던 것 같네요. 나가지 않으면 분노할 줄 모르는 것은 절대 아니란 점 공감하는 바입니다. 이 시기에 언시생들이라도 힘을 보태줘야 할텐데... 어떤 방법이 있을지 찾아봐야 겠네요.
깃발만들기추진위원회발족은 어떠신지욤 ㅋ 아니면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으로 사태의 객관적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집회 다녀왔는데 이런 피켓이 있더군요. 내용은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언론노조 여러분 힘내세요! -미래의 언론인이' 저 피켓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아랑 회원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위에 강pd님께 한 마디 첨언하겠습니다. 집회에 나가는 것 말고도 많은 투쟁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작금의 상황이 무척 촉박하지 않습니까...? 한나라당의 법안이 통과되느냐 마느냐의 상황인데 집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외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인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집회 현장이 보도되야 시민들의 여론도 움직이고 하겠지요. 아무도 거리에 나서지 않으면 누가 지금의 흐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의 투쟁 같은 것에 회의를 갖고 있지만, 또 그렇다고 대안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21세기에 왜 8,90년대에나 하던 투쟁방법을 고수하냐고요. 그런데 우습게도 이명박은 6,70년대 방법으로 사람들을 다루거든요. 정권이 과거로 회귀했는데 21세기의 리버럴한 투쟁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한 분이라도 많은 분이 언론노조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그리고 미래의 언론인이라면 작금의 위기 상황에 함께 싸워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