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많이 편한걸보니 내가 참 못됐나봅니다
오랜만에 문 활짝 열어놓고 탁탁 털어내며 청소를 했습니다
화장실 불 안켜고 드나들고 드나들때마다 변기 닦아야 하던거 안해도 됩니다
반찬 신경 안 쓰고 요것조것 만들수 있어 제일 좋습니다
내편 아닌 남편은 한달에 한두번 써야하는 월차를 꼭 동기동창 모임때 썼습니다
나한테 언제 월차낼까 의논 한번 하는 법 없이...
그랬는데 지난달엔 월차와 휴일까지 나흘간 시간을 빼놓고
동기동창 모임 없으면 강릉엘 가자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잘 된게 강릉엔 시누이네도 살므로 어머님께서 더 좋아하십니다
그새 시누이네가 이사를 했단다고 어떤집일까 궁금해 하셨습니다
우리집 와 계신지 7개월동안 두번째 강릉나들이
어머님께서 설명절때까지 있다가 시누네랑 같이 오시겠다셨습니다
이번엔 시누이네서 점심 먹고 니동생네 가라 하시다가
아참 걔네 이사해서 안되겠다 먼저 살던 동네식당서 먹고가라 그런건데 그러셨습니다
먼저 갔을때 전날 간다고 했음에도 점심무렵까지 자고 있던 시누이
차 한잔 안 내오던 시누이
반면 내동생은 어머님이랑 우리 준다고 싱싱한 회 덮밥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하필 디데이가 한파니 강추니 전국이 꽁꽁 얼어 붙었다느니 그럴때였습니다
가려고 준비 다 하고 있다가 갑자기 점심 먹고 가자는 바람에
당신딸은 밥 한끼라도 해대면 큰일나고 한끼라도 더 해대야 하는 난 점심 해야했습니다
매운 반찬이야 많지만 어머님 반찬 서너가지 했습니다
설거지까지 마치고 엄청 추운 오후 늦은 시간 출발할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어머님은 시누이네 가시고 우린 내동생네 갔습니다
동생이 미리 다 해놓은 갈비찜에 전복버터구이등 한상 가득 차려 맛나게 먹었습니다
다음날엔 동생내외가 척산온천 가재서
온천서 세시간 놀고 오다가 유명한데서 장치찜이란걸 먹었습니다
그리고 대게 산다고 주문진 들렸습니다
한파로 배 못나갔단 뉴스대로 대게는커녕 휑하더군요
수협마트서 가리비랑 굴 사들고 들어 왔습니다
동생이 가리비 굽고 굴전 부치고 오징어 버터구이 만들었습니다
나도 그렇지만 내동생도 큰수술 두어번했고 몸이 안좋습니다
맛나게 먹고 애들처럼 하하호호 점심내기 윷놀이 했습니다
우리부부 패
셋째날
제부가 태백눈꽃축제 가자했습니다
동생내외는 여가활용을 참 잘합니다
동생이 만든 약밥이랑 커피랑 귤이랑 커피랑 싸들고 나섰습니다
육십평생 처음 간 태백눈꽃춪제
평일임에도 차 사람 많았습니다
3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 이용했습니다
춥던가말던가 너무 신났습니다
몇나라 눈조각과 학생들이 만든 눈조각 이뻤습니다
사진 찍고 수와진 심장병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 보고
모금함에 조금 보탰습니다
석탄박물관 전시실 둘러봤습니다
시커먼 광부 모습엔 마음 짠했습니다
오다가 동해 들렸습니다
다행 대게 많았습니다
대게랑 가자미 착한 값에 잘 샀습니다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동생은 그많은 대게를 척척 쪘습니다
가자미전도 부쳤습니다
배 부르게 잘 먹었구만 동생은 후식으로 호떡까지 구워냈습니다
마지막날인 나흘째 동생이 바다구경하고 점심으로 회 먹고 가랬지만
남편이 시누이네랑 점심 먹어야겠다 했습니다
동생은 어머님 해드리라고 높은산에 있는 귀한 나물을 챙겨주고
설때 쓸 쇠고기를 부위별로 많이 사줬습니다
우린 동생네 갈때 아무것도 못 사가는데...
시누이네 이사했다고 화장지 사들고 갔습니다
시누이네집 텃밭도 넓고 마당도 넓고 좋았습니다
시누인 나시에 반바지 입고 그때야 청소기 돌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님께 뭐하셨냐니까 바다도 나갔다오고 밥 먹고오고...
ㅎㅎㅎ 우리집서는 힘들어~ 귀찮아~ 사먹는거 맛없어 비싸 더러워~
입에 달고 계시더니
힘들다 귀찮다 안하시고 더럽다 맛없다 안하시고 비싸다 안하시고
하자는대로 잘 하고 계셨습니다
시누이가 어머님 자기네집에서 지내게 하자기에
어머님 편하신대로 하시라 했습니다
어머님은 뭐든 어머님 마음대로 하시므로
잘 나가 잘 사먹는 시누이
때가 지났건만 밥 할 생각 안하는 시누이
웃기게도 어머님께선 비싸고 맛없고 더럽다시던 그밥을
먹으러 가자 먼저 준비하셨습니다
시누이는 적어도 엄마 뭐 잡수실래 그런말 한마디 묻지 않고
꾹저구탕인가 뭔가 껄끄럽게 씹히고 매운거 먹으러 가더군요
우리야 먹을만 했습니다
다 먹고 그이가 돈 냈습니다
어머님께 설때 뵙자 인사하고 왔습니다
오는내내부터 남편은 남편 특유의 화났다는 표시
입 쑥 내밀고 입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말 걸어도 대꾸도 않기에 뭔가 심사가 뒤틀렸구나 눈치채고 가만 뒀습니다
시작은 반짝반짝 끝은 우중충충
그래도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나는 나는 괜찮아요
이젠 뭐를 걸러내야 할 줄 아니까
쏙쏙 행복만 걸러내면 되니까
지금 이렇게 많이 편하니까
첫댓글
고생 뒤에 잠시 휴식
바둑이친구님의 외출이 마음을 다 벗어내셨습니다
맛난 것도 드시고
좋은 사람들과의 외유
힘든 시모님을 잠시 뒤로
얼마나 마음 편하셨을까요
시누이와 며느리
시어머니와 며느리
이제는 설날도 다가오는데
이번엔 좀 덜 힘드시겠네요
요즘은 명절 증후군이 좀 사라졌나 합니다만
어디서 무얼 하시든지
아프지 마시고
신경성 아프심 시달리지 않으시기를
새해에는 마음 좀 편히 사시면 하고
제가 찰나기도 올리겠습니다
명절 설날 잘 쇠시고 언제나 강건하세요
바둑이친구님
참 좋았습니다
참 즐거웠습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큰 언니건만
동생들이 많이 보듬어주고 챙겨주고
힘이 되고 그렇습니다
저도 좋고
어머님께서도 딸이랑 편하게 좋은시간 보내시니 좋고
일석이조란 말 이럴때 딱이네요
명절은 장 하나 같이 봐주는 사람없이
지지고 볶고 혼자 다 하는거라
변함 없습니다
아 이번엔 어제 남편이 마늘이랑 생강 빻아줬구나~~~ ㅎㅎㅎ
좀 덜 힘들겠어요
베 베님께서 해주시는 기도에 힘 입어
마음 편히 지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한 나날되시라
저도 빌어드리겠습니다
방맹이 하나 있으면
그 시누이 한 대 패주고 싶습니다.
얄밉기가...
아휴~
게으른 것들 꼭 누가 온다고 문 앞에 서야
그제서 청소기 돌리고
싸가지 없이 밥값도 님의 부군께서 내셨네요.
시누이 팔자
참 좋은 팔자입니다
우리 어머님 그래도 딸 하는양이 면구스럽긴 하신지
걔가 철이 없어서 그러시는거있죠
오십 넘은 딸 철 없다시며 감싸는 엄마 있어 그 딸은 참 좋겠어요
그것도 복이려니...
그나저나 반가워요
고맙구...
건강관리 잘 하시고 잘 지내세요
화이팅!!!
아자!아자!홧팅!!!
왜?딸하고 며느리하고 차이를 두고 말할까요??
그것도 환갑이 다된 며느리인데..
그래서 바둑이랑 친구 하시면서 사시는 모양이네요.
딸하고 며느리하고 같진 않겠지만
유독 엄청 표나게 차이를 두십니다
말씀도 백팔십도 아니다 삼백육십도 차이나고...
그나마 내편 아닌 남편이 얼마전부턴
자기 입으로 마누라 비위 맞춰주려고 엄청 애쓴다 그러더군요
무조건 큰소리만 쳐대던게 조금 수그러들긴 했어요
사는게 다 그래요
더러는 변하기도하고
더러는 변했다 생각하기도 하고...
건강하세요 장유멋쟁이님
아 휴
그 시누이 내가 한마디 해주고싶다
아니 그 시어머니에게 잔소리 실컷하고싶을만큼 제가 부화가 치미내요
바둑이친구님은 그런시어머니 그런시누이보고 참고살자니 얼마나 마음병이드셨겠나 라는생각요
내친구 시어머니생각이나네요
자기딸이온다는 연락만오면 며느리가 며느리가 아니고 주방찬모취급한다는 친구시어머니...
바둑이친구님
시어머니없으면 시누이도 별로 시누이노릇 할일 없고 얼굴볼일도 없더군요
힘내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결혼한 날 부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세월
참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죠
어쩌면 제가 별나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그로인해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고...
더 아프지않으려면 주어진 환경에
잽싸게 적응할수밖에 없는터라
이젠 미워도하고 싫은내색도 합니다
소중하게 아껴줘야할 가족인데
어째 그렇게 별나게들 일꾼 취급을 하는건지
ㅎㅎㅎ조은열매님 댓글 보니
제편처럼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육십까지도 버텨왔는데
백오십까지 못버틸까요
괜찮아요 나는 괜찮아요
건강하시고 잘 지내세요~~~
ㅎㅎ 건강도 안 좋으신데 늘 글을 보면 마음이 짠~~ 합니다..
왜 여자는 숙명처럼 그렇게 참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
나도 시어머니 되야 하지만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해 불가입니다..
모든거 내려 놓으세요..왠만한건 무시하고
너무 참지 마시고 의사 표현도 분명히 하세요.. 싫은건 싫다하고..
그렇게 늘 참고 힘이 드셔서 몸도 안 좋은것 같아요..
언젠가 벗어나겠지요.. 그때를 위해 내몸 내가 챙기세요..
시골 아낙님 설 잘 쇠셨나요?
저는 잘 지냈습니다
여자이기때문에~ 그런 노래 생각나네요
ㅎㅎㅎ 우리세대는 조선시대 살고 있지싶어요
다행히 우리 딸은 사돈내외분께서 사랑 듬뿍 주시고 아껴주시고
사위 또한 잘 해서 괜찮아요
의사표현은 해 봤자라 이젠 그냥 무시하자로 나가고 있습니다
해라 그러면 녜하고
하겠다 그러시면 그러시라 그러고
그럼요 언젠가는 벗어나겠죠
시누이네 계시겠다더니
명절에 시누이네 식구들이랑 다 오셔선
명절 쇠고 시누이네 식구들만 가고
어머님께선 아무 말씀없이 머무시네요
그러신가보다 그러고 있습니다
약 사다 달라셔서 준비하고 나갔다 와야겠습니다
물리치료도 좀 받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