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일체 고락은 절대적 존재가 없으나 다만 우리의 관념(觀念)과 생각이 분별을 일으킬 뿐입니다.
우리가 불법을 받아들일 때, 일반적인 생각을 바꾸어, 즉 겉으로 드러난 이름으로부터 진여실상(眞如實相)을 궁구해 들어가 반야광명(般若光明)을 열고, 보리(菩提)의 종자를 뿌리게 되면 삼매(三昧)법의 물줄기가 우리의 심전(心田) 으로 흘러 들어오게 됩니다. 몇년 전의 일입니다.
저가 아는 불자님과 그 친구 분이 부부끼리 천주봉 등산을 하다가, 천주봉을 오르는 등산로엔 밧줄이 세 곳에 매워져 있는데, 차례로 잡고 오르다 같이 온 부부가 잡고 오를 때 그만 밧줄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큰일 날 뻔했습니다. 험한 바위를 타고 오르도록 하여 매달아 둔 것이라 참으로 위험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저가 아는 그 불자님은 산을 오르기 전에 부처님 전에 예배(禮拜)를 올린 덕(德)에 부처님이 도우셔서 다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여, 더욱 부처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지만, 밧줄이 끊어져 구른 부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는 천주교 신자였는데, 아주 운이 없고 재수가 없는 날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상황이 서로 바뀌었다면 아마 반대의 입장이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어쨌거나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운이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가 사고를 당한 분께 말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평소에 교회에 나가 하느님을 잘 믿었고, 또 하느님의 섭리를 따라 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나 봅니다. 그랬기에 당신의 공덕으로 다른 어떤 사람을 구한 것입니다. 만약에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 이였다면 분명 그 사람은 많이 다쳤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생명의 위험까지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는 아주 험한 장소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좀 놀라기는 했지만 아무 사고도 없이 무사할 수 있었지 않았습니까? 만약에 당신이 참으로 운이 없고 재수가 없는 분이였다고 한다면 그렇게 무사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므로 당신은 아주 운이 좋고 재수가 좋은 분이고, 오늘은 또 그런 날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여기 오지 않고 다른 곳에 있었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당신이 믿는 하느님과 내가 믿는 부처님만이 아는 일이니까요! 자, 어떻습니까? 저의 말이 틀렸습니까? 그러자 그 분은 그 때 까지 생각했던 생각을 바꾸어 명랑하고 밝은 마음이 되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오늘 저희가 만약에 스님을 만나지 못했더 라면, 스스로 운이 없고 재수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 오랫동안 우울하고 침울한 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저희가 오늘 여기 등산을 와서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스님을 만나 참으로 귀중한 것을 깨닫기 위해서 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와 같이 천주봉 등산을 하자고 한 친구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요! 인연을 알고 인연(因緣)에 수순(隨順)하여 맡겨서 자기를 비우고 생각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고 편해집니다. 모든 일이 그저 생기거나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와 까닭이 있기 마련입니다. 일어나야 할 일은 반드시 일어나고 맙니다. 어떤 형태로던 말입니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사라져야 할 것 또한 반드시 사라지는 것이 진리이고 법칙입니다. 불교를 접해 본 사람이라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당시 보리수나무 아래 금강좌(金剛座)에 앉으셔서 반짝이는 별빛을 보고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이루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성이 빤짝 허공에 획을 그으며 떨어지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그는 인생(人生)의 진리(眞理) 를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또 무엇일까요? 바로 인연(因緣)이고 연기(緣起)입니다. 우리가 인연 연기의 진리를 깨달아 수용(受用) 할 수 있다면 우리 역시 부처님과 똑같이 이 유루세간(有漏世間) 의 일체 고통을 버릴 수 있습니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法)은 인연(因緣)에 의해 생(生)겨나고 인연(因緣)에 의해 멸(滅)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인연이라 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경과 사랑, 경쟁과 각축, 선린과 적대 등..., 모든 상황과 사건의 관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인연을 이해할 때 세간(世間) 중생들의 운명(運命)의 부침(浮沈)을 깨닫게 됩니다. 온갖 세간 생명이 연(緣)에 의해 생(生)기고 멸(滅)한다는 것을 이해할 때,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계속)
첫댓글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존귀하신분, 공양받아 마땅하신분, 바르게 깨달으신 그분께 귀의합니다.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
나무 불! 법! 승! 감사합니다. 좋은 날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