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추가 익어간다!
2023년 8월 18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초사흗날
입추가 지나간지 열흘이 되었고
처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점점 더 밤이 길어지고
대신 낮이 짧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고 할까?
늘 그랬듯이 촌부가 기상하는 아침 5시,
이젠 어두컴컴하여 일을 시작할 수가 없다.
그렇게도 요란하게 울어대던 매미소리 대신
풀벌레들 울음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여름이 문턱을 넘어가고 가을이 오는 걸까?
선선한 아침과는 달리 아직 한낮은 뜨겁다.
하긴 지금 이맘때는 날씨가 뜨거워야 한다.
그래야만 곡식이 익게 되고 과일들도 익고
우리의 주농사 열매채소 고추가 익으니까...
지난 여름 폭염과 폭우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별다른 탈없이 잘 견디며 잘 자라주어 고맙다.
뿐만아니라 주렁주렁 튼실하게 열리고 있고
하루가 멀다하고 점점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고추를 바라보는 마음은 흐뭇하고 뿌듯하다.
농사를 짓는, 농사를 지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느낌에 기쁨과 즐거움 바로 희열이겠지 싶다.
과정은 꽤 힘들어도 이런 맛을 느끼기 위하여
농사를 지는 것이 농부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말해 농사를 지으면서 욕심이 없다면
거짓이고 위선일 것이다. 고생을 무릅쓰며 짓는
농사인데 소출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
이라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을 바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고
간절한 마음이라서 이런 말도 하는 것일게다.
하지만 지금껏 이 촌부가 고추농사를 지으며
욕심을 부려본 적은 없다. 우리가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만큼만의 수확량을 바라며 농사를
지어왔다. 지나온 날들을 그래왔듯이 변함없는
올해 고추농사의 바람도 마찬가지다. 우리들의
자급자족이 목표이다. 팔아서 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늘이 도와주고
땅이 보살펴주고 우리가 정성을 보태어 나오는
만큼 얻는 것에 만족을 한다고 하면 믿을까?
어찌되었거나 우리 텃밭농사 주종목 고추농사,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만큼 거둘 수 있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올해 처음으로 심어본 고구마 농사,
애초 고구마 보다는 고구마순을 따먹을 생각으로
심었지만 솔직히 뿌리가 궁금해지는 마음이라서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껏
몇 번에 걸쳐 고구마순을 따서 먹고 많은 분들과
나눔도 했다. 그랬는데도 아주 무성하게 잘 자라
바라보는 마음이 늘 흐뭇하고 뿌듯하다.
어제는 오전에 아내와 함께 원주에 나갔다왔다.
대형마트에 생필품을 사러나간 김에 이따금씩
다니는 수타 짜장집에 들려서 점심을 먹었다.
언제 먹어도 너무 맛있는 익숙한 맛이라며 너무
좋아하는 아내의 미소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오는 길에 페친이신 이서화 시인님께서 운영을
하시는 이서책방에 잠시 들렸으나 서울에 일을
보러가셔서 못뵙고 왔다. 별것 아닌 채소를 조금
가져가 옆집에 맡겨놓고 왔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오히려 쑥스럽기만 하다. 맛있게 드세요.^^
저녁에는 절친한 마을 아우 부친상 문상을
다녀왔다. 정말 선하시기로 마을에서 소문이 난
분이신데 치매로 몇 년을 고생하시다가 가셨다.
생전의 어르신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짠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첫댓글
고추 농사가 풍년이시네요
수타면 좋아 하는데 맛나 보입니다
지금처럼 잘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풍 지나고 하루 햇살에 이쁘게 익어가네요~
저 많은 고추에 사랑을~ 애쓰셨어요^^
고추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
분명한 계절의 변화가 보입니다.
봄부터 여름을 거쳐 다가오는 가을까지 나름의 정성이 엿보는 것을... 감사합니다.^^
고추농사를 보면서
그래도 올해 태풍은 무사히 지나갔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침 저녁의 날씨를 보면 이제는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드는 듯합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를 보면 지난날의 폭우와 폭염과 태풍을 견디고 이겨낸 녀석들이 고맙답니다. 이제 머잖아 수확의 기쁨으로 희열을 느낄 날이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나누고 배려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생활하시니 고추도
튼실하게
잘 익어가는듯
합니다.
아침 외출 길에
겹삼잎 국화라고
하신 꽃 같아서
들여다 보니 딱
한송이가 피어서
향기를 맡아 보니
아무 향기가 없던데요..
제가 본 꽃이 국화가 맞기는 한 것인지요? ㅎㅎ
오늘도 평화스런 설다목 소식에 감사 드립니다.
과찬이십니다.
언젠가부터 문학인 선배님이라
소통하고 교류하는 분이라서...
고추는 하늘과 땅의 도움이죠.ㅎㅎ
하도 비슷한 꽃이 많아서 잎사귀를
보면 구별이 쉬운데 꽃만 봐서는
겹삼잎국화 같습니다만...
@뽀식이
겹삼잎 국화가
국화꽃 향기가
있는지 없는지만
알면 됩니다.
오늘 만난것은
꽃향기가 전혀
없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