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락 말락...
몇일 굶은 시엄니 얼굴 같던 하늘이... 드뎌 터져 버렸슴다..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오늘.. 피곤해서 정말 일어나기 귀찮지만...
쓰레기와 모아 두었던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어기적 어기적 밖으로 나갔슴다..
들어 오는데 후두득 후두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굵은 빗줄기가 되어 버렸슴다...
난 주말에 정말 바쁜 일정을 보냈답니다요...
토욜날 새벽같이 서울을 출발해서...
고기 좋아하시는 시엄니 해 드리라고 소고기 몇근 들고...
대전 작은 아들집에 계신 시엄니를 찾아 뵙고...
이런저런 듣기좋은 말 몇마디로 시엄니 옆에서 떠들다가...
뇌졸중 후유증으로 말씀도 한마디도 못하시지만...
그래도 돈만 보면 얼굴이 환~ 해지는 시엄니 손에..
용돈 몇푼 쥐어 드리고...
우리 시엄니...
5년전쯤 뇌졸중으로 쓰러 지셨는데...
큰 동서..큰아들만 아들이냐.. 나 혼자 못 모시겠다..
그래서 아들 넷이서 석달씩 돌아가며 모시고 있슴다..
시엄니께 쫌 미안하지만 이렇게 하는것이 젤로 좋은 방법 같더만여...
우리 집에는 9월에 오십니다...난 그래서 25%짜리 며늘입니다...
무주리조트에서 오전 11시까지 만나기로 약속한 남편 칭구들을 만나기 위해..
또 허겁 지겁 굴러갔지여..
그 모임은 남편이 결혼 하기 전부터 만나왔던 모임이라서..
자그마치 30년이 다 되어가는 모임이랍니다...
그 칭구들을 만나서...
산나물 전문집이라나..반찬만 34가지가 나오더라구요...
내가 보기에는 다 그나물이 그나물이지 싶더만...암튼 다 종류가 다르다네...
암튼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정상도 올라가 보고..
간단히 등산도 하고..
저녁때는 밤 바람을 쏘이면서 산책도 하고..
노래방서 한바탕 디집어 지는거 구경(?)도 하고...
밤새워 고스톱도 치고... 얘기도 하고..
한 십년전쯤.. 휴가때 아이들 데리고 무주리조트에 한번 가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날씨가 안 좋아서...
암것도 못 보고 을매나 추웠는지 오들오들 떨었다 온 기억만 나더라구요...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참 좋았슴다..
아니다... 사실은 너무 더워서 고생 지지리 했슴다..ㅋ
암튼 거의 일년만에 만나는 그 칭구들과 콘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요일 늦은 아침 식사 끝내고...
그 칭구들은 각자 자기들 스케줄 대로 떠나고..
어떤 칭구는 지 마눌과 온천으로..
어떤 칭구는 지 마눌과 처가집으로..
우리는 전남 영광으로 갔슴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했슴다...
전북 무주에서 전남영광으로 갈라니 생각 같이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더라구요..
다시 대전까지 올라와서 영광으로 가야하니...
영광에 우리 큰 시누이가 살고있슴다..
얼마전 시누이 남편이 몸이 많이 안좋다고..
아니 안좋은게 아니라 심각하다고 연락을 받았거덩요...
담낭암 이라나...
장기가 여러개가 겹친 부분에 암이 생겨서... 병원에서는 수술도 못한다...
한마디로 걍 집에서 죽을때 기다려라~ 이런 분위기 같더라구요..
참 어려운 발걸음을 했슴다..
그 부부한테 뭐라고 말을 해야하나~~
그래도 암에는 상황버섯이 좋다니... 그거 한상자를 사들고.. (엄청 비싸더만...)
영광으로 갔슴다..
아주~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그래도 몇일 전부터 통증도 없고 쫌 나아지는거 같다는 소리들 듣고..
맘 단단히 먹으라고..
암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더라...꼭 나을수 있다고 생각 하라고...
통증이 없어진거 보니 나아 지나보다... 하고 듣기 좋은 소리도 좀 하고...
가만보니 식사는 그런대로 하시는거 같아서..
모시고 나와서 생선찜으로 점심식사 사드리고...
병원에서 고기는 먹지말고.. 곰국은 괜찮다고 했다나...
그래서 소 꼬리 하나 사서 들려주고...
내가 저 시누이 남편을 앞으로 또 다시 볼수 있을까~~
혹시 영정 사진으로 보는건 아닐까...
병원에서는 생존 기한을 6개월쯤이라고 했다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람을 보기는 또 첨이네요...
정말 우울한 맘으로..
그분과 나의 마지막(?)같은 인사를 했슴다...
그 시누이 부부 정말 힘들게 살다가..
이제야 아들 셋 다 결혼 시키고..
손주 재롱 보면서 사람같이 (?)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정말 기적이라는 것이 있어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예전의 건강으로 돌아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굴비로 유명한 영광까지 가서 그냥 올수있나..
큼직한 굴비 두 두릅 사가지고 서울로 왔슴다..
남은 육개월을 사네... 일년을 사네 하는데..
난 맛있는거 먹고 오래 오래 살자고 영광굴비 사갖구 왔슴다... ㅠㅠ
집에 오니 12시가 다 됐더만요...
너무 피곤해서..
보따리도 풀지 못하고..
대충 고양이 세수로 얼굴만 씻어내고.. 걍 고꾸라져 잤슴다..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이 퉁퉁 부었더만요..
남편한테 토마토 하나 갈아서 들이밀고 다시 들어가서 누웠슴다...
밖에 날씨는 지금 무서울 정도로 컴컴하네요...
날씨는 쭉쭈구리 하지만..
새롭게 맞은날... 즐거운 맘으로 시작합시다...
땅콩이의 주말 일기 .. 끄 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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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땅콩이의 주말 일기... *^^*
땅콩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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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22 14:1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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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지 타이트하게 주말을 보내셨네요 ..근데 친척분이 아퍼서 마음이 많이 울적했을것 같네요 ...수술도 못받으시구 ..그냥 무작정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누구나 한번 왔다 가는길 이지만 ....죽음은 정말 가슴아픈일인것 같아요 ..땅콩아지매님 ..힘내시구요 ..토마토 쥬스 아저씨께 아침마다 꼭 갈아주세요 ..
중년 남성들에게 매우 좋은 식품이래요 ..몸이 건강해야 ..즐겁게 사시죠 ..아셨죠 ? 그럼 남은오후에도 좋은시간 보내시길 ......
나무향기님 따블꼬리(?) 다시 보니 방갑네여.. 오늘은 하루종일 그분 생각만 했어요... 내가 해드릴 것.. 해드릴 말이 하나도 없어서 참 슬퍼요...
흠..언냐..나 이번주..서울가야것네..굴비 먹으러..ㅎㅎ 기둘려주삼~ 우리 거래처 사장님께서 소화가 안되신다고..병원좀 가야겟다고 가시더니...그길로...병원에서 못나오시고...일주일만에 돌아가셧어요..위암 말기엿다네..어차피 돌아가신분이야..고통덜받고 돌아가셔서 다행이다 싶지만..넘..안댓드라구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칵~ 죽어 버리면... 당사자는 참 편할꺼예요... 그래도 죽음이란 준비할 시간이 쪼끔은 필요할거 같은데... 울집 냉장고에서 굴비가 뽀골아짐 기다리고 있시요...*^^*
정말 바쁘게 보냈네요. 시어머님께 효도하고 무주지조트에서 회포 풀고 전남 영광에 까지 잘 ㄷ녀오셨네요. 땅콩 아지매의 글을 보니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제일이라는것릉 새삼 느끼게 하네요. 건강하세요. 건강해야 아픈사람들도 돌 보지요.
주말에... 그동안 밀린 볼일을 다 보고 왔네요...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그런대로 편하네요...
꼭 어렵게 사신분들이 ~~~~아파서 병원가보면 때를 넘긴 후라서 늘 안타깝지요 ~~~~ 분주한 주말을 보내셨네요 사람 사는게 다 어디든 같은가 보네요 ㅎ정말 기적이라도 일어났음 좋겠네요 그분들에게 ~~~ㅠ
정말 기적이란게 있을까여~~?? 근데 참 이상두 하지... 왜 갑자기 통증이 없어졌는지... 정말 기적이 나타날라고 그런건지~~궁금하구만요..
바쁘게 다니셨군요..전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습니다...여기저기 친척분들 집에 다니다 보면 걸리는게 많지요..그것 또한 우리들의 삶이겠지요.
좋은일로 여기 저기 다니면 참 즐거울텐데... 시엄니나... 시누이 댁이나... 생각할수록 착찹하네요...
뺑뺑이 도는 시어매나 투병중인 친척이나 집집마다 그림자 없는 집이 어디 잇겟어요...부지런한 땅콩님 팟~팅~입니다요......^^
정말 집집마다... 우환이 없는집이 드물더라구요... 이번에 만나기로 한 칭구 부인중.. 얼굴에 피부암이 생겨서 수술하느라고 못 나온 아짐이 있었어요.. 요즘은 별넘에 암이 다 있어요...
땅콩님 참으로 고운 분이셔요 두루 두루 다니시며 챙길것 다 챙기고, 굴비 맛있게 드시고 항상 건강하셔요 *^^*
정말... 많이 아픈 환자를 문병 가는건 참 힘들어요...아이리스님도... 건강 하셔야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