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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7. ⓒ뉴스1
대통령실의 연이은 사적채용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회수석실 직원을 “내가 추천했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는 학원광고 패러디까지 나오고, 야당에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권 원내대표는 “채용 관행에 대해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직원 우 모 씨와 관련된 사적채용 논란에 이같이 반박했다.
“♪공무원 합격은 권!성!동!”
“사적채용, 국정조사 필요”
최근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직원 중 여러 명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인 자녀이거나 친척인 것으로 드러나, “대통령실이 윤석열 궁궐이 됐다”(고민정 민주당 의원) 등의 비판이 제기된다. 가장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오랜 시간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 소재 통신설비업체 대표의 아들 우 모 씨가 권성동 원내대표의 추천으로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우 씨의 아버지가 권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강릉 선거관리위원으로 확인되면서 현행법상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언론에서 언급한 행정요원은 내가 추천한 게 맞다”고 밝히며, 추천했는데 대통령실에 채용이 안 돼 넣어주라고 압력까지 가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정무수석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장제원(의원)한테 물어보니까 대통령실에 안 넣어놨다고 해서 뭐라고 그랬다. 좀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하다가,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라며 “나는 한 7급으로 넣어준 줄 알았는데, 9급으로 넣은 것을 처음 알았다. (9급이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데 내가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학원 광고 패러디 ⓒ트위터
그의 말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시생 커뮤니티 등에서는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는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방송인 서경석 씨가 출연해 “공무원 시험 합격은 ○○○(학원 이름)”이라고 노래를 부르는 광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면서 무죄로 결론 난 권 원내대표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대법원은 올해 2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공모관계’ 의혹을 받았던 권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권 원내대표가 최 전 사장과 공모해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공개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가 청탁 대상자를 뽑도록 한 혐의가 있다고 봤으나,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분의 1호기 탑승 문제,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 컨텐츠 출신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문제, 대통령 6촌 친척 채용 문제에 이어 우 모 씨까지, 대통령실의 직원 채용과 대통령 부부 지인들의 연이은 문제들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자료사진. ⓒ뉴스1
사적채용 논란에 “내 보좌관도 그렇게 채용”
‘이해충돌 논란’에는 엉뚱한 답변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아무런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민주당에서 사적채용이라고 비난을 퍼붓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자신의 보좌관과 비서관도 공개채용 절차 없이 뽑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방에 나 모 보좌관과 윤 모 비서관은 대선캠프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젊은 참모였다”라며 “일해 보니 능력이 뛰어나고 열정이 있어서, 공채가 아닌 함께 일하자 이렇게 해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다. 이걸 사적채용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또 “그 9급 공무원 아버지가 강릉시 선관위원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내가 4선 국회의원인데, 그걸 모른다면 거짓말이지”라고 당당히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고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라며,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자신의 지역구 선관위원의 자녀를 대통령실에 적극적으로 추천한 점은 지역구 선관위원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는 것인데, 정치의 자유를 언급하며 반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