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회사에서 20조원을 빌려?!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김영건]
금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했습니다.
공시링크: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214001398
그리고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진 가운데 투자 축소와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는 추측성 보도도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737832?sid=101
무슨 일일까요?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통상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2년말 연결기준 공식 규모는 115조원 입니다. 그런데, 이 금액이 모두 국내법인 계좌에 몰려있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재무재표에 4Q22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조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금액은 미국, 중국 등 지역 법인과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별도 기준으로 좀더 Breakdown 해보면,
2Q22 기준 16조원(금융상품 13조 + 현금 3조원)이 있던 상황에서 1분기 동안 금융상품을 해지해서 운영자금을 쓰고
3Q22 기준 금융상품 2조 + 현금 7조원이 남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4Q22말에는 금융상품 "1.3억원" + 현금 4조원이 남았습니다.
별도 기준이긴 하지만 大 삼성전자가 1년동안 15조원의 금융상품을 모두 팔아 운영자금에 쓰고, 직원들 월급주고 단 1.3억원이 남았습니다.
(숫자는 금일 공시된 주총의결권에 재무재표 공시 참조.)
한편, 운영자금도 연결법인에 분산될까요?
2022년 삼성전자 연결기준 Capex는 49조원인데, 이 중 39조원이 별도기준 Capex 입니다.
3Q22 누적기준 삼성전자 연결기준 급여는 23조원인데, 이 중 12조원은 별도기준입니다.(연간 전체는 2/16 확인가능)
즉, 삼성전자는 글로벌에서 돈을 많이 벌지만 별도 법인인 한국에서 많이 투자하고 직원도 많기 때문에 별도법인의 운영자금이 많이 필요합니다.
연간 투자+급여만 해도 별도기준 50조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당장 통장에 겨우 4조원 남짓 있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결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받아와야 합니다.
마침, 가장 큰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에는 21년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5.1조원이나 있습니다.
게다가 그 중 24.7조원은 별도 단일법인에 몰려있습니다. 22년 실적이 좋았으니(연간 OP 3.4조원) 현재는 25조원 넘게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공시내용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이 현금을 삼성전자 본사로 차입의 형태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본사는 현금을 확보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자를 받겠지만 연결재무재표에는 상계처리되어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유사한 사례로는 SK하이닉스가 22년 1월 중국 우시법인 증설 비용을 유상증자의 형태로 납부한 사례가 있습니다.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20607800139
초 거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별도기준 총자산 규모 260조원) 보유한 장기차입금은 약 5,000억원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리스부채인데, 이번에 이와 같은 경험은 삼성전자에서도 참 오랜만에 하시는 경험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은..이런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세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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