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생존자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에 등재된 일본 효고현 아시야 시에 살던 이토오카 도미코가 지난해 12월 29일 116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고 NHK가 뒤늦게 4일 보도했다.
아시야 시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908년 5월 23일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대한제국 순종 2년이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3년 전이며, 포드 자동차의 모델 T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출시된 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스무 살에 결혼해 2남 2녀를 둔 고인은 1979년 남편이 먼저 하늘로 떠난 뒤 10년 동안 나라 현에서 홀로 살다 아시야 시의 한 요양원으로 옮겨 지내오다 노환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페인의 117세 할머니 마리아 브라냐스가 숨진 뒤 GWR에 세계 최고령으로 등재됐다.
고교 시절 배구 선수였던 이토오카 할머니는 매일 아침 카루피스(CALPIS)라는 일본 요구르트 맛 음료를 마셨고, 가장 좋아하는 식품은 바나나였다고 한다. 중년을 넘긴 뒤에도 운동과 트레킹을 즐겼다. 나라와 오사카에 걸쳐 있는 후타카미산(해발 약 500m)에 오르는 것이 취미였으며, 해발 3067m의 온타케산 정상을 두 번이나 올랐을 정도다. 할머니는 100 살을 넘겨서도 지팡이 없이 산에 올랐다고 한다. 평소 취미는 불교 경전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었다. 유족으로는 1남 1녀와 다섯 손주를 남겼다.
이토오카 할머니보다 열엿새 늦은 1908년 6월 8일 태어난 브라질 수녀 인나 카나바로 루카스가 세계 최고령 생존자 타이틀을 이어 받는다. 4일 기준 116세 210일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25일 세계 최고령 생존 남성인 영국인 존 알프레드 티니스우드가 사우스포트의 요양원에서 11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타이타닉 호가 침몰한 해인 1912년 8월 26일 태어난 고인은 2020년 영국 최고령 남성이 됐다. GWR는 후안 비센테 페레스 모라가 114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자 지난해 4월 그를 세계 최고령 생존 남성으로 공인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생존한 남성 기록은 일본 남성 기무라 지로에몬이었는데 116세 54일을 살고 2013년에 세상을 등졌다.
위키피디아가 정리한 자료를 살펴 보니 4일 기준 인나 수녀를 필두로 오래 살고 있는 전 세계 50명 가운데 49번째인 브라질의 주앙 마리뇨 네토(112세 91일) 할아버지가 유일한 남성이었다. 물론 그가 현재 세계 최고령 생존 남성이다. 나머지 49명의 할머니 가운데 일본 할머니들이 11명이나 되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일본에서 100세를 넘긴 이들은 9만 5000여명인데, 이들의 88%가 여성들이다. 1억 2400만 인구 가운데 65세를 넘긴 이들의 비중이 3분의 1 가까이다. 이토오카 할머니가 GWR 인증서를 받은 것은 지난해 9월이었는데 일본의 노인들을 공경하기 위해 제정된 공휴일 날이었다.